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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어보' 이준익 "동학 관심 정약전까지...스승과 벗 가치관에 집중"(종합)

등록 2021.02.25 18: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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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산어보' 온라인 제작보고회

설경규 정약전 맡아 첫 사극 도전

변요한, 청년어부..."강한 여운 매력"

[서울=뉴시스] '자산어보' 제작보고회.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2021.02.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자산어보' 제작보고회.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2021.02.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사도' '동주' '박열' 등의 작품에서 역사 속 인물을 새롭게 조명해온 이준익 감독이 또 한편의 시대극 '자산어보'로 찾아왔다. 그의 열네 번째 작품이자 두 번째 흑백 영화로 설경구가 첫 사극에 도전해 기대를 모은다.

25일 영화 '자산어보' 제작보고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 감독과 설경구, 변요한이 참석했다.

'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설경구 분)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변요한)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감독은 "5년 전 쯤 학문이자 농민혁명인 동학에 관심을 갖다가 왜 이름을 동학이라고 지었을까 생각하게 됐다. 그 앞을 보니 서학이 있었고, 서학이 무엇인가를 쫓아가다 보니 정약전이 있었다"며 "정약전이 갖고 있는 근대성을 영화로 담으면 재밌겠구나 싶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사람들이 내가 역사를 잘 안다고 하는데 잘 모르니까 영화를 찍는 것"이라며 "잘 모르는 것을 잘 대할 때 두 가지 태도가 있다. '잘 모르니 놔둬야겠다'와 '이게 뭐지?'하다가 푹 빠지는 것이다. 나는 푹 빠져 못 나오게 된 것이다. '역덕'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자산어보' 이준익 감독.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2021.02.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자산어보' 이준익 감독.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2021.02.25 [email protected]


영화는 신분도 가치관도 다른 이질적인 관계의 정약전과 창대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서로의 스승과 벗이 돼 참된 삶의 가치를 깨달아가는 과정을 심도 있게 그려낼 예정이다.

이 감독은 "시대극을 그릴 때는 보통 영웅을 담는데 자산어보는 소박한 인물들의 이야기다. 가공된 것이 아닌 그 시대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있지 않나 생각했다"며 "두 인물의 우정보다 벗이 되게 한 가치관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흑백으로 연출한 것과 관련해서는 "흑백이 주는 장점은 선명성이다. 현란한 컬러를 배제하면 물체나 인물이 갖고 있는 본질적인 형태가 더욱 뚜렷하게 전달된다. 선명한 흑백으로 조선시대 풍물을 들여다보니 그 시대와 인물의 이야기가 더 가깝게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첫 사극에 도전한 설경구는 "사극 제안은 받긴 했는데 용기가 나지 않아 '다음에 하자'고 하다가 지금에야 하게 됐다"며 "나이가 들어서 이준익 감독과 첫 사극을 하게 된 게 다행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흑백 영화라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됐다. 한 번의 결정으로 여러 가지 경험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서울=뉴시스] 배우 설경구.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2021.02.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배우 설경구.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2021.02.25 [email protected]


설경구는 "몇 년 전 무조건 감독님을 찾아가서 '나 사극 한 번도 안 해봤다. 얼른 책 달라'고 했다. 처음 봤을 때는 자꾸 따지게 되던데 두 번째부터는 강한 여운이 생기더라"며 작품에 참여하게 된 배경을 이야기했다.

역사 속 실존 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부담감도 털어놨다. 설경구는 "실존 인물이라 부담스러웠다. 내가 가진 것을 그대로 거짓 없이 표현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느꼈다"며 "민초들의 가르침을 받고 사상을 실천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이야기에 들어가려고, 섞이려고 노력했다"고 떠올렸다.

글 공부가 좋은 청년 어부 '창대'는 변요한이 연기했다.

영화 '하루' 이후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변요한은 "감독님과 하고 싶었는데 시나리오를 주셨다. 정약전 선생이 설경구 선배였고 글도 좋았다. 함께할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처음에 시나리오를 볼 때는 눈물이 나진 않았다. 그런데 촬영장에선 계속 울었다"며 "우리 영화의 매력은 강한 여운이다"고 언급했다.

창대 캐릭터와 관련해서는 "전라도가 배경이어서 사투리를 구사하고, 어부이다 보니 준비할 게 많았다"면서도 "결국은 창대의 마음을 알고자 노력했다. 이야기 안에 자연스럽게 흘러갔을 때 비로소 창대가 보였다"고 덧붙였다.

다음 달 31일 개봉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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