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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는 왜 아이유·(여자)아이들·임영웅 노래 끊었나

등록 2021.03.02 08:4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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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스포티파이 코리아 제품. 2021.02.02. (사진 = 스포티파이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스포티파이 코리아 제품. 2021.02.02. (사진 = 스포티파이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지난 1일부터 세계 1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의 글로벌 서비스에서 아이유, (여자)아이들, 임영웅 등의 음원 재생이 중단됐다.

이들 음원을 유통하는 카카오M과 스포티파이 계약이 지난달 28일 만료됐기 때문이다. 그간 두 회사는 스포티파이가 한국이 아닌 나라에서 카카오M이 유통하는 음원을 스트리밍 할 수 있는 계약을 갱신해왔다.

하지만 이번 계약 종료로 해외 스포티파이 이용자들은 아이유와 (여자)아이들을 비롯, 임영웅, 세븐틴, 여자친구, 지코, 에픽하이 등 카카오M이 유통하는 음원을 들을 수 없게 됐다. 특히 아이유와 (여자)아이들은 지난해 스포티파이 글로벌서비스 'K팝 인기 톱 10'에서 각각 7위와 10위에 랭크된 한류스타다.

스포티파이는 지난달 2일 한국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카카오M이 유통하는 음원의 국내 사용 관련해서도 협의를 끝내지 못했다. 당분간 국내외를 막론하고 스포티파이에서 카카오M이 유통하는 음원을 들을 수 없게 된 셈이다. 카카오M은 국내 최대 음원 유통사다. 지난해 가온차트 연간 400위권 음원의 37.5%를 유통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스포티파이·카카오, 갈등 왜

이번 건으로 카카오M과 스포티파이의 갈등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업계에서 나온다.

현재까지 양측은 엇갈린 입장을 내놓고 있다. 카카오M은 스포티파이가 해외·국내 계약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요구를 해왔다고, 반면 스포티파이는 카카오M이 음원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양 측의 신경전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M은 스포티파이의 경쟁 플랫폼인 멜론을 서비스하고 있는 카카오의 자회사다. 두 회사가 힘겨루기를 할 수밖에 없다. 스포티파이가 지난달 한국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고, 이번 해외 음원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최근 몇년 동안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를 비롯 K팝 음원의 스트리밍이 눈에 띄게 늘면서 한국시장 진출을 탐색해왔다.

[서울=뉴시스] 카카오M. (사진 = 카카오M 제공) 2020.03.16.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카카오M. (사진 = 카카오M 제공) 2020.03.16. [email protected]

미국·일본·영국·독일·프랑스에 이어 한국 음악시장 규모가 2018년부터 6위를 유지하는 등 산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접어들고 있는 점도 한몫했다.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이 플랫폼이 지난 2014년 케이팝(K-pop) 허브 플레이리스트를 처음 선보인 이래 해당 플랫폼에서 K팝의 이용자 청취 비중은 20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스포티파이가 국내 시장에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K팝 음원 확보가 우선이다. 한국 시장은 해외 팝보다 자국의 가요를 더 많이 소비하는 구조다. 지난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애플뮤직은 한국 가요의 확보에 난항을 겪으며, 아직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했다.

한국의 음원 사용 문화도 스포티파이에게 부정적이다. 오래 전부터 음원 서비스를 시작한 멜론이 업계 1위를 오랫동안 지켜오는 것에서 볼 수 있듯, 한국 이용자는 사용하는 음원 플랫폼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다만, 양 측 갈등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양 측 모두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스포티파이 입장에서는 강력한 충성도를 자랑하는 K팝 팬들의 이탈이 걱정된다. 세계에 여러 음원 플랫폼이 있지만, 170개국에 사용자 3억5000만명을 보유 중인 스포티파이의 네트워크가 카카오M 입장에서도 중요하다. 

양 측이 갈등을 겪는 동안 피해를 보는 건 뮤지션들과 팬들이다. 에픽하이 멤버 타블로는 소셜 미디어에 "기업이 예술보다 욕심을 우선할 때, 항상 고통받는 건 왜 아티스트와 팬인가"라고 적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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