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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본격화...국내 의료장비 '진검승부' 펼쳐진다

등록 2021.03.04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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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과학·일산바이오베이스 등 초저온 냉동고 납품 경쟁

바이오니아, PCR 검사장비 4종 모두 생산…시장 확대 고삐

씨젠, '백신 무력화 우려' 변이 바이러스 대응에 역량 집결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26일 오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병원 의성관에 설치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호남권역예방접종센터에 초저온 보관이 필요한 화이자 백신이 운송됐다. 관리자가 백신을 초저온냉동고에 넣고 있다. 2021.02.26.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26일 오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병원 의성관에 설치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호남권역예방접종센터에 초저온 보관이 필요한 화이자 백신이 운송됐다. 관리자가 백신을 초저온냉동고에 넣고 있다. 2021.02.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세계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초저온 냉동고, 코로나19 진단 장비 등을 개발하는 국내 의료장비 업체들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26일 국내 백신 접종 시작...초저온 냉동고 업체 경쟁 본격화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백신이 변질되지 않도록 초저온으로 보관할 수 있는 냉동고를 만드는 업체들의 경쟁이 본격화됐다.

대한과학은 지난 1월 초 화이자 백신처럼 영하 75도 안팎의 초저온 냉동이 요구되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보관할 수 있는 초저온 냉동고 총 11종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았다. 또 최근 정부로부터 화이자 백신 관련 68억여 원 규모 초저온 냉동고 납품을 수주했다.

지난달 8일 호남을 시작으로 충청·영남·호남 등 전국 권역별 접종센터에 대한과학의 초저온 냉동고가 순차적으로 설치되고 있다. 대한과학은 지난달 초 모더나와 같이 영하 20도에서 보관해야 하는 백신에 적합한 영하 45도에서 영하 15도 대역의 의약품용 냉동고 3종에 대한 의료기기 승인 신청도 식약처에 접수했다.

이 회사는 스마트폰으로 원격 관리가 가능한 초저온 냉동고의 장점을 바탕으로 아시아, 유럽 등 세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일신바이오베이스도 최근 정부로부터 67억 원 규모의 화이자 백신 초저온 냉동고 납품을 수주했다. 이 회사는 20년 넘게 초저온 냉동고를 100여 개 국가에 수출하며 쌓아온 인지도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유럽연합(EU)과 화이자 백신 초저온 냉동고 50대 납품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초저온 냉동고 개발 업체간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아직 시작되지 않은 데다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바이러스 출현에 대비한 연구에 필요한 초저온 냉동고 수요가 적지 않아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리포트링거에 따르면 세계 콜드체인(저온유통) 시장은 2019년 1527억 달러(약 170조)에서 2025년 3272억 달러(약 360조)로 2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세 지속...진단 장비 '옥석 가리기' 본격화

코로나19 감염 차단에 가장 효과적인 백신 접종이 세계 곳곳에서 시작되면서 코로나19 진단장비 '옥석 가리기'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데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더 센 영국발·남아공발·브라질발 등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서다.

바이오니아는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이라크, 루마니아 등 90여국에 코로나19 진단 검사에 필요한 장비와 키트 등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진단 검사에 쓰이는 4가지 도구인 핵산 추출 장비 및 시약, 진단키트, PCR 진단장비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강점을 앞세워 시장 확대의 고삐를 당길 계획이다.

코로나19 PCR 진단 검사는 콧속이나 목 뒤 깊숙이 채취한 검체에서 리보핵산(RNA)을 추출한 후 이를 증폭시키는 방식이다. 코로나19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유전자가 2가지 이상 양성이면 확진 판정을 내린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바이오니아는 올해 대량생산 시스템을 갖춘 자동화 공장 구축 등을 통해 성장을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바이오니아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070억 원, 영업이익 1051억 원을 기록했다.

바이오니아 관계자는 "신종인플루엔자 유행 당시 대부분의 진단 검사 장비와 키트를 공급했고, 성능을 개선해 오늘날에 이르렀다"면서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세계적으로 PCR 진단 검사를 많이 도입하고 있어 PCR 진단 검사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변이 바이러스 대응 역량 집결...품질·영업력 성패 가를 듯

씨젠은 지난달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물론 영국발, 남아공발, 브라질발 변이 바이러스 등 4가지 바이러스를 한 번에 검사할 수 있는 진단 키트를 개발했다. 이 키트는 코로나19 감염 및 변이 여부 판별에 2시간, 변이 종류 판별에 2시간이 소요돼 총 4시간 정도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마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씨젠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돼 진단 수요가 계속 있는 데다 변이 바이러스는 종류가 다양하고 확산 속도도 빨라 백신을 무력화시킬 우려가 있는 만큼 전사적으로 변이 바이러스 진단키트 수출 확대에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코로나19 진단 키트 등 관련 장비를 선제적으로 개발한 국내 업체의 수출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가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도 개발에 성공하면서 수요가 줄었다"며 "앞으로 품질과 영업력으로 승부를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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