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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10년 만에 기회 잡은 오세훈, 승리 요인은?

등록 2021.03.04 12: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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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시민 여론조사로 당심 보다 '민심' 우위

보수 정당에서 중도 노선 고수한 점도 '플러스'

국민의힘 내 계파 허물어져 오 후보에 유리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후보 수락 인사를 하고 있다. 2021.03.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후보 수락 인사를 하고 있다. 2021.03.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출을 위해 치러진 국민의힘 경선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4일 당 후보로 확정됐다. 오래전부터 중도보수 노선을 고수한 점, 100% 시민 여론조사로 평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은 나경원·오세훈 후보의 공고한 양강 구도 속에 초반에는 여성가산점이 후보 선출에 미칠 변수 중 하나로 떠올랐지만, 본경선에서 100% 시민 여론조사로 평가하면서 상대적으로 당심 보다는 민심이 더 많이 반영됐다.

예비경선 당시 나 후보가 일반 시민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에게 밀렸지만 당원 투표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해 결과적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과 달리, 본경선에서는 오 후보가 41.64%의 지지를 얻어 나 후보(36.31%)를 제쳤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후보(가운데)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주호영 원내대표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1.03.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후보(가운데)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주호영 원내대표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1.03.04. [email protected]

본경선의 절대적인 평가 기준이었던 시민 여론조사는 당심이 반영될 수 없는 구조여서 중도 색채가 짙은 오 후보가 역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결국 여론조사만을 반영한 덕분에 나 후보에 비해 보수 이념이나 조직력이 약한 오 후보가 보수 정당 안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될 수 있었다. 

당 내 계파가 허물어진 점도 오 후보에게는 결과적으로 득이 된 것으로 보인다. 10년 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나경원 후보가 친박계와 친이계로부터 동시 지지를 얻어 선출됐던 것과 달리 현재 국민의힘 당 내부에는 민주당의 친문(親文)과 같은 특정 계파가 득세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여건은 중도혁신의 신보수를 지향하고 원조쇄신파로 분류됐던 오 후보에게는 이번 경선에선 특정 계파의 조직력이 동원되지 않기 때문에 유리하게 전개됐다.

경선 과정에서 과거 서울시장 중도사퇴로 인한 책임론이 불거져 지지세력들의 결집 여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긴 했지만, 여야 후보를 통틀어 유일하게 시정 경험이 있고 서울시장 재선의 관록의 힘으로 이를 불식시키고 여론조사에서도 결과적으로 우위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의 선출은 10년 만에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하는 의미를 지니는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 경선 전만 해도 정치권에서는 '오세훈 출마=국민의힘 필패'론이 등식처럼 여겨졌지만, 실질적으로 임기가 1년 여에 불과한 만큼 성추문 사태로 혼란스러운 시정을 추스리고 단기간 내에 성과를 내는데 오 후보의 노련한 시정 경험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치가 얼마나 작용할지 관심이다.

다만 오 후보가 제3지대에서 금태섭 전 의원을 꺾고 단일화를 이뤄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비해 여전히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약세를 보이기 때문에 앞으로 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안풍(安風)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하는 상황이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 입당이나 통합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제1야당으로서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하게 될 경우 '불임정당'이라는 비판과 책임을 지게 될 오 후보가 자리를 지켜내고 최종적으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간판으로 승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후보(왼쪽 두번째)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1.03.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후보(왼쪽 두번째)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1.03.04. [email protected]

오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분열 상태에서의 4월7일 선거는 스스로 패배를 자초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 출마선언이 조금 매끄럽지 않았던 뜻도 그 점을 분명히 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야권 분열상태에서 선거를 치르지 않겠다는 저의 굳은 의지를 밝히는, 또 다른 형태의 기존의 정치 문법과는 맞지 않는 나름의 결단이었다"며 "그 충정, 단일화 순간까지 조금도 흔들림 없이 가지고 임하겠다"며 반드시 정권심판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야권 후보 단일화 시점에 대해선 "물론 단일화는 빨리 될수록 좋다. 야권 분열 상태에서 많은 시민 여러분의 마음을 헤아려서라도 단일화 빨리 돼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마음이 급하다고 해서 바늘허리에 실을 꿰어서 바느질을 할 수 있겠나. 가장 중요한 건 지지층이 단일화 후보로 이동하는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되는 바람직한 단일화"라며 속도조절을 시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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