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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접종 서울대병원장 "모든 백신 근거 있어…믿고 맞아달라"(종합)

등록 2021.03.04 11: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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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병원 중 첫 접종…김연수 병원장 1호

직원 8900여명 중 95% 이상 접종 동의

"불안해할 필요 없어…안전성 믿어야"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내 강의실에서 김연수 서울대학교 병원장이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2021.03.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내 강의실에서 김연수 서울대학교 병원장이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2021.03.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코로나19에 대해 전 국민이 대응을 잘해왔는데 백신 접종에 있어서는 안전성과 믿음이 중요하다. 서울대병원에서 접종해 별다른 사건 사고 없이 진행된다면 국민들도 안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백신을 긍정적으로 판단하면 좀더 안전한 사회가 될 것 같다."

국내 '빅5' 중 하나로 불리는 서울대학교병원 김연수 병원장이 한 말이다.

이 곳에선 4일 오전 9시부터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됐다. 병원급 의료기관 중에선 처음이다.

이번 백신 접종은 중증환자가 많이 방문하는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병원 등에 근무하는 보건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예방접종 계획에 따른 것이다.

서울대병원은 어린이병원 지하 1층 임상강의실 2곳을 예방접종 장소로 만들었다.

예방접종은 총 5가지 단계로 구성됐다. 방문한 교직원은 예진표를 작성한 후 접수를 하고, 의료진 예진을 거쳐 접종을 한다. 접종 후에는 이상반응 모니터링을 위해 일정시간 대기 후 복귀하게 된다.

오전 8시53분께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첫 접종을 받을 김 원장이 도착했다. 그는 먼저 온도를 확인하고 예진표를 작성했다.

예진을 담당한 정혜진 서울대병원 교수는 김 원장에게 "떨리지 않으시냐"고 묻고는 "정상 체온이라 접종이 가능하다. 이상반응은 전날(3일) 보낸 문자에 안내돼 있다.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접종 후 15~30분 정도는 대기실에 앉아있어야 한다"고 안내했다.

김 원장은 접종 구역으로 이동해 가운을 벗었다. 취재진이 "원장님, 긴장하신 것 같다"고 말하자 김 원장은 "신문에 나서 그런지 여러군데서 전화를 받아서"라고 답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병(바이알) 당 10명분이 들어있어서 주사기로 소분(분주)을 해야 한다.

백신 소분 업무를 맡은 심성희 간호사는 "아무래도 코로나 백신은 천천히 분주를 해야 해서 조금 더 신경 쓰고 있다"며 "얼른 백신을 다 맞고 집단면역이 형성돼 방호복, 마스크를 벗고 가볍게 일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전 8시59분 간호사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담긴 주사기가 전달됐고 오전 9시 접종이 시작됐다.

김 원장은 "찔렀나"라고 되묻고는 "하나도 안 아프다. 수고했고 고맙다"고 말했다. 김 원장 다음으로는 정승용 서울대학교병원 부원장이 접종을 했다.

김 원장은 주사를 맞은 팔 부위를 거즈로 누른 채 통로를 따라 대기 장소로 이동했다.

김 원장은 "예상했던 것보다는 통증이 없고 찔렀는지도 몰랐을 정도다. 긴장해서 그런지 지금 느끼는 증상은 전혀 없다"면서 "백신이 우선순위에 따라 배분되는데 서울대병원에서 우선접종하게 된 건 상급종합병원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기회를 준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일 백신 접종 이후 사망 의심 신고 2건이 발생한 사건에 대해 "그 분들(사망자)은 요양병원 기저질환 환자로 안다"며 "인과성은 잘 모르지만 (백신으로 인한 이상반응은) 드물다"고 했다.

그는 또 "백신 접종은 일상으로 돌아가는 첫 걸음으로 신뢰를 갖는 게 중요하다. 우리 병원도 접종 동의율이 95% 이상인데 3월에 오는 새 의료진에게도 의향서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서울대병원이 아랍에도 있는데 중국 시오팜 백신을 맞았다. 2회 접종이 끝났는데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 모든 백신은 근거가 있다. 국민들이 백신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믿고 맞으면 좋을 것"이라며 "백신마다 장단점이 있지만 자기 순서가 오면 백신을 맞으실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오전 9시13분이 되자 서울대병원 직원들은 김 원장에게 접종 확인서를 배부했다. 접종한 백신의 종류와 2차 접종 날짜가 적혀 있었다. 김 원장의 2차 접종일은 4월29일이다. 김 원장은 오전 9시15분께 이상반응 관찰을 끝내고 이석했다.

김 원장은 접종 당일 대외 일정을 취소했다고 한다. 이상반응 여부를 보다 더 면밀히 관찰하기 위해서다. 그는 "혹시 몰라 대외활동을 없앴다. 사무실에서 조용히 병원에 관한 일만 하겠다"고 말했다.

백신을 접종받은 이경이 서울대학교병원 간호본부장은 "일반 백신을 맞을 땐 근육이 뻐근한 느낌이 있었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느낌이 없다"며 "접종을 통해 안전한 근무 환경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백신 접종 업무를 맡은 주진영 간호사는 "코로나 중환자 병동에서 환자분들 보다가 백신접종 시작되니 감회가 새롭다"며 "힘든 환자가 줄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주말을 포함해 3월14일까지 백신 접종을 할 계획이다. 첫날인 4일엔 오전에 50명이 접종하고 5일부터 오전 8시~오후 8시까지 1000여명씩 접종한다. 서울대병원 직원은 조리사 등을 포함해 약 8900명 정도이며 임산부 등을 제외하면 8300명이다.

정 부원장은 "코로나19 병상을 담당하는 의료진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다"며 "화이자 백신 340명 분량은 다음주 중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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