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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정봉 "'밤섬 부군당 도당굿' 재해석, 기복 메시지 담았죠"

등록 2021.03.04 16: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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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마포M국악축제

'꼬레아 리듬터치 #1', 30일 개최

[서울=뉴시스]가수 이정봉(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2021.03.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가수 이정봉(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2021.03.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가수 이정봉이 마포문화재단이 여는 제3회 마포M국악축제 '꼬레아 리듬터치 #1'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오프닝 연주를 비롯해 세계 최고의 비보이 그룹 라스트포원과 첫 번째 무대를 준비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국악, 대중음악 분야에서 세션으로 활동 중인 전문 연주자 7명과 스트링(현악기) 세션 7명으로 구성된 14인조 프로젝트 밴드 '프로젝트 밴드 M'을 결성했다.

중요 무형문화재 전수자들을 비롯한 국악, 클래식, 록밴드, 비보이 등 분야를 초월하는 22명의 수준 높은 연주자들이 두 달여간 합을 맞춰왔다.인디밴드 밴드데일과 추다혜차지스가 각각 '밤섬 부군당 도당굿'을 해석해 국악과 현대음악, 서양음악까지 크로스오버하는 무대를 선보인다.

이정봉은 "실향민들이 겪었을 '아픔'과 밤섬 부군당 도당굿의 본디 성격인 '기복'(복을 빔)의 메시지를 함께 담기 위해 애썼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가수 이정봉(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2021.03.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가수 이정봉(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2021.03.04 [email protected]


'밤섬 부군당 도당굿'은 2005년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35호로 지정됐다. '밤섬'은 여의도를 개발하면서 한강의 흐름에 방해가 된다고 여겨져 1968년에 폭파됐다. 원래 크기의 약 300분의 1크기로 축소되며, 이곳에 살던 사람들은 실향민이 돼 섬 인근인 마포구 창전동으로 이주했다. 이때 부군당이란 마을 사당도 창전동으로 옮겼다. 밤섬 사람들은 창전동으로의 이주 후에도 이들이 믿던 무속 신앙의 대상인 부군신에게 '복을 비는' 굿을 주기적으로 올려 왔다.

그는 "굿이라는 게 나쁜 것을 쫓을 때만 하는 게 아니다. 도당굿의 경우 이 밤섬 지역의 축제라고 생각하면 된다. 복을 비는 그런 느낌이다. 코로나19로 우울함을 겪고 있는 국민들이 이 곡들을 듣고 복을 받아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곡했다"고 말했다.

5분 분량의 오프닝곡은 이번 '꼬레아 리듬터치 #1'의 프롤로그적 성격을 띈다. 이정봉은 "오프닝곡은 '리듬터치'라는 콘셉트에 맞게 일부는 리드미컬하고 신나게 그렸고, 일부는 밤섬의 슬픈 역사를 보여줄 수 있도록 배치했다"며 "꼬레아 리듬터치'의 전체적인 주제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악기와 서양악기가 혼합될 수 있고 잘 어울릴 수 있다. 곡의 중간에 국악기와 서양 현악기가 주고 받듯이 전개되는 파트도 있다. 해금과 스트링(현악기), 대금과 스트링, 태평소와 스트링이 연달아 연주되는 식"이라고 덧붙였다.

공연의 두 번째 곡은 10분 가량의 긴 곡인데, 세계 대회를 석권한 전설적인 비보이 그룹 라스트포원이 그의 작품에 맞춰 비보잉을 선보인다.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비보잉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현재는 그 인기가 많이 줄어든 상태고, 비보이들의 숫자도 많이 줄은 상태다.

하지만 2024년 파리 올림픽부터 비보이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만큼, 비보잉의 시대를 가장 먼저 다시 열겠다는 포부 하에 마포문화재단은 라스트포원을 섭외했다. 또한 국악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가장 현대적인 장르의 춤이라고 할 수 있는 비보이의 결합을 통해 신선하고 파격적인 시도를 보여주기 위함이기도 하다.

이정봉은 라스트포원과 함께 선보일 곡에 대해 "곡은 총 네 파트로 구성됐다. 가장 먼저 밤섬이 '침략' 당함으로써 느끼는 실향민들의 '한'을 보여준다. 그 다음의 주제는 '태평성대'다. 밤섬은 인위적으로 폭파됐지만 퇴적물이 쌓여 규모가 다시 커졌고 철새들의 고향이 됐다. 그 다음은 도당굿의 '기복(복을 빔)' 파트다. 그리고는 다시 '한'의 느낌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이 곡에는 여러 음악적 요소가 섞여 있다. 소리꾼의 소리가 음악을 풍성하게 하고, R&B적 요소도 첨가돼 있는가 하면 락의 요소, 덥스텝(우블베이스 음색에 강력한 리듬을 가미한 장르)의 요소까지 들어가 탈장르적 성격을 띈다. 라스트포원은 여기에 한국적인 움직임의 비보이를 더해 장관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올해 네 번 열릴 시리즈 축제 '꼬레아 리듬터치'의 첫 번째 공연은 30일 오후 7시30분 마포문화재단 유튜브와 네이버TV 채널에서 볼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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