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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장도 연출' 분장화(扮裝畵) 전시회 갖는 디자이너 이동민

등록 2021.03.07 17: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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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아트센터서 26~31일…오현경·장두이 등 22명의 얼굴 선보여

35년 분장에만 몰두, 우리나라 처음 시도하는 이색 전시

"분장은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인생도 다양한 삶 살아야"

 '이동민 분장화전시회' 포스터.

'이동민 분장화전시회' 포스터.


[수원=뉴시스]이준구 기자 = 중앙대 연극영화학과 졸업 이후 지난 1986년부터 지금까지 35년동안 오로지 분장(扮裝)일에만 종사해온 분장디자이너 이동민(59)씨가 '분장화 전시회'를 연다.

우리나라 연극은 물론 TV 드라마, 영화 등 공연계에서 '분장의 거물'로 꼽히는 이 씨는 오는 26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혜화동로터리 혜화아트센터에서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봄날', '오셀로' 등 자신이 분장했던 연극에 등장하는 오현경·장두이 씨를 비롯한 주요 배역들의 분장 디자인을 그린 22명의 분장화(扮裝畵)를 선보인다. 우리나라에 수 많은 작품전시회가 있지만 분장화에 대한 전시회는 국내 최초다.

연극연출을 전공했지만 희곡을 무대에 형상화하는 과정에서 분장도 연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의 하나라는 생각에서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분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원로 연극연출가였던 부친 고 이원경(2010년 작고)씨가 운영하던 삼일로 창고극장에서 살다시피하면서 배우들의 얼굴들에서 분장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던 것도 바로 거기에 있었다. 

이 씨가 분장에 뛰어들었을 당시만 해도 일본의 가부키나 중국의 경극에서처럼 얼굴을 과장해서 분장하는 이른바 '얼굴분장'이 대세를 이뤘다.

그러나 분장이란 얼굴에서부터 발끝까지 디자인하면서 의상 및 헤어디자이너, 조명 등 공연의 스태프들과 협업을 통해 분장을 진행함으로써 완성도 높은 작품에 큰 역할을 차지하도록 공연예술에 분장을 정착시켰다.

이같은 그의 생각은 약 3년동안의 일본 유학을 거쳐 지난 1997년 '노리프로덕션'이라는 자그마한 분장전문회사까지 차리게 했고, 지금은 이 분야의 가장 독보적인 커리어우먼으로 자리잡았다.

"분장은 천의 얼굴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극장의 크기, 조명 그리고 사극 또는 현대극에 따라 전혀 다릅니다. 그러기에 인생을 연극에 비유하듯이 사람의 삶 역시 분장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이 씨는 이번 시도가 '분장화'라는 새로운 영역을 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미술평론가 김이천씨는 "이동민 작가의 분장화는 여느 초상화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의 독자성을 갖는다. 자연인 그대로의 모습이 아닌 자연인의 얼굴에 분장하고, 이를 다시 평면에 옮긴 이중의 초상화로서 일반적인 초상화의 기록적 기능을 초월한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이번 전시회가 앞으로 분장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확산, 그리고 공연 및 미술 문화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분장 계통의 최고 전문가답게 그는 중앙대 상명대 한성대 단국대 한국예술종합학교 국민대 등 각 대학에서 아직도 강의요청이 쇄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기도 하다. 
 분장디자이너 이동민 씨.

분장디자이너 이동민 씨.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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