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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LH 땅 투기 의혹' 朴정부 포함?…"정치적 고려 없었다"

등록 2021.03.09 12: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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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발표 5년 전 2013년 12월부터"에 "물타기" 비판

정부 "개발정보 입수 시점 고려…朴정부 고려 전혀 없어"

일각선 "최대 공소시효 7년 고려…처벌 의지 드러낸 것"

정부, 11일 국토·LH 직원 1만4000명 1차 조사 결과 발표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호승(오른쪽 세 번째) 전국철거민협의회 중앙회(전철협) 상임대표와 전철협 관계자들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앞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 및 해체를 촉구하고 있다. 2021.03.09.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호승(오른쪽 세 번째) 전국철거민협의회 중앙회(전철협) 상임대표와 전철협 관계자들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앞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 및 해체를 촉구하고 있다. 2021.03.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안채원 기자 = 정부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투기 의혹 조사가 박근혜 정부 일부 시절을 포함하고 있는 것을 두고 '물타기'라는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정부가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정부는 3기 신도시 개발 정보 입수 시점을 최대한 넓혀 조사 시작 시점을 정한 것인데 정치적 해석이 뒤따르는 탓이다.

9일 정부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로 조사 확대'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확대가 아니라 원래 조사 시점에 포함돼 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합동조사단은 지난 4일 보도자료를 내고 조사 대상 및 범위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합조단은 3기 신도시 6곳과 100만㎡ 이상 택지 등 총 8곳을 대상으로, 지구별 입지 발표(주민공람) 5년 전부터 현재까지 근무이력이 있는 국토교통부, LH 등 공직유관단체, 신도시 관할 지자체의 담당부서 직원 및 가족에 대한 토지 거래를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3기 신도시 입지가 처음 발표된 것이 2018년 12월이기 때문에, 5년 전인 2013년 12월부터 관계기관 직원들의 3기 신도시 관련 토지 거래 내역도 조사대상이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중 총 3년 5개월이 포함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합조단장인 최창원 국무1차장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지구 지정을 하기 전부터 (투기) 검토가 이뤄졌을 것으로 충분히 예상된다"며 "(그래서 지구 지정) 5년 전을 조사시점 범위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발표 후 야권을 중심으로 '전 정권을 겨냥한 물타기 조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추진된 3기 신도시 투기 거래 의혹을 '박 정부 탓'으로 돌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그러나 정부는 '박근혜 정부 시절이 포함되는지 여부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수도권 택지개발을 하려면 LH가 사전 조사를 하고, 국토부에 지구 지정 제안을 한 뒤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입지 발표를 하게 된다"며 "통상 국토부에 제안 하기 전 LH가 1~2년 전부터 자체 조사에 착수한다는 점을 고려했고,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 그 시점이 입지 발표를 하기 5년 전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를 겨냥했다면 정권 출범 때부터인 2013년 2월로 시점을 정하지 않았겠느냐"라며 "(정권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시흥=뉴시스]김병문 기자 =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LH임직원 신도시 투기 의혹'에 관련해 LH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는 9일 오전 경기 시흥시 과림동 한 공인중개사에서 직원이 지도 위의 시흥광명특별관리구역을 가리키고 있다. 2021.03.09. dadazon@newsis.com

[시흥=뉴시스]김병문 기자 =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LH임직원 신도시 투기 의혹'에 관련해 LH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는 9일 오전 경기 시흥시 과림동 한 공인중개사에서 직원이 지도 위의 시흥광명특별관리구역을 가리키고 있다. 2021.03.09. [email protected]

정부 일각에서는 불법행위 관련자들에 대한 공소시효를 고려해 조사 시점을 입지가 발표 5년 전인 2013년으로 설정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부 검토 결과 불법행위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죄목의 법정 최고형이 5년에서 7년 정도로 조사됐다"며 "10년 이하 징역형의 경우 공소시효가 7년인데, 올해 수사를 의뢰해 처벌 받을 수 있는 가장 과거 시점이 2013년"이라고 설명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장기 10년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의 공소시효는 7년인 점을 고려해 올해로부터 7년 전인 2013년을 조사 시점으로 정했다는 이야기다.

이 관계자는 "한마디로 현재 시점에서 처벌 가능한 사람들을 샅샅이 찾아내겠다는 발본색원의 의지"라고 부연하며 "박근혜 정부 겨냥이란 프레임은 아예 맞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합조단은 오는 11일 브리핑을 열고 국토부와 LH 직원 총 1만4000여명에 대한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합조단은 조사 결과 투기 의혹이 있다고 판단된 대상자들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중심으로 꾸려질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에 수사 의뢰할 계획이다.

합수본은 기존 출범한 국수본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단(특수단)'에 국세청과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기구로, 전날 정세균 국무총리가 설치를 지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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