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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연배의 이야기와 함께하는 와인] 美 서부역사와 캘리포니아 와인②

등록 2021.03.20 09:00:00수정 2021.05.11 15: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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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오리건=AP/뉴시스] 2018년 3월3일 촬영한 사진으로, 미국 오리건주 터너의 ‘윌래매트 밸리(Willamette Valley)’의 포도밭에서 고객들이 주변 풍경을 보며 와인을 즐기고 있다.

[미 오리건=AP/뉴시스] 2018년 3월3일 촬영한 사진으로, 미국 오리건주 터너의 ‘윌래매트 밸리(Willamette Valley)’의 포도밭에서 고객들이 주변 풍경을 보며 와인을 즐기고 있다.

[서울=뉴시스]  ‘Route 101’은 미국 올림픽 국립공원 동쪽의 소도시 올림피아에서 시작한다. PCH(Pacific Coast Highway)를 따라 여행하기 위해선 역 U자형으로 북상했다가 다시 서해안을 따라 내려오는 Route101을 타야 한다. 하지만 워싱턴주와 오리건주의 와이너리 투어를 위해 이곳은 잠시 제쳐 두고 올림피아에서 시애틀로 이어지는 주간 고속도로 I-5를 택한다.

도로를 따라가면 캐스케이드 산맥 서쪽에서는 유일하게 ‘퓨젓사운드(Puget Sound)’ AVA(American Viticultural Area; 프랑스의 AOC와 비슷한 공인 와인생산지역)에 속한 와이너리들이 해안 지역에 군데군데 분포해 있다. 이어 시애틀 근처에서 I-90으로 진입해 중간에 I-82를 바꿔 탄다. 오리건주 근처까지 내려오면 위도 46도와 47도 사이에 있는 케스케이드 산맥의 동쪽에 워싱턴주의 주요 AVA들이 몰려 있는 지역을 만난다.

이 지역은 소규모 AVA를 포함하여 오리건주까지 뻗어 있는 컬럼비아 밸리 AVA가 가장 넓고 생산량이 많다. I-82에서 221번 지방도로로 빠져나와 조금 내려가면 컬럼비아 강가에 ‘컬럼비아 크레스트 와이너리(Columbia Crest Winery)’가 있다. 현재 워싱턴주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인 ‘생 미셸 와인 에스테이트(Ste. Michelle Wine Estate)’의 일부인데 비교적 최근인 1983년에 설립되었다. 하지만 2009년에 벌써 ‘2005 Columbia Crest Reserve Cabernet Sauvignon’이 ‘와인 스펙터(Wine Spectator)’에서 ‘올해의   와인’으로 선정되는 등 품질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워싱턴주에서는 서부개척 시대의 이민자들이 200여년전에 처음으로 와인 양조를 시작했다. 이 지역은 1825년 워싱턴주 최초의 와이너리가 세워졌는데 ‘왈라 왈라(Walla Walla) AVA’가 현재 그 명맥을 잇고 있다. 현재 워싱턴주가 미국 전체에서 차지하는 와인 생산량 비중은 4% 정도로 그리 크진 않지만 순위로는 캘리포니아주에 이어 2위이다. 와이너리 수도 800여개나 된다.

그곳에서 강가를 따라 나있는 I-84를 따라 서쪽으로 가면 오리건의 주도인 포틀랜드가 나온다. 포틀랜드에는 고색창연한 바(Bar)가 많은데 워싱턴 와인을 비롯한 미국 서부 와인들을 쉽게 접할 수가 있다. 또 마이크로 브루어리에서 직접 생산해 판매하는 과일 맥주 등 각종 수제맥주도 유명하다.

포틀랜드에서 다시 I-5로 갈아타고 남쪽으로 방향을 틀면 캘리포니아주의 경계에 이르기까지 오리건주의 주요 AVA 지역을 관통하게 된다. 이 지역은 ‘윌래매트 밸리(Willamette Valley) AVA’와 ‘서던 오리건(Southern Oregon) AVA’가 양대 축을 이루고 있다.

윌래매트 지역은 피노 누아 품종으로 유명하다. 워싱턴주에 본사가 있는 유통업체 코스트코에서 ‘커클랜드(Kirkland)’라는 시그니처 라벨을 붙여 판매하는 ‘Willamette Pinot Noir’의 가성비는 상당히 훌륭하다.

[서울=뉴시스] 변연배 와인칼럼니스트

[서울=뉴시스] 변연배 와인칼럼니스트

1840년대에 처음 생산된 오리건 와인은 미국 전체 생산량의 1% 정도만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미미하지만, 주별 순위는 뉴욕주에 이어 4위에 해당한다. 와이너리 숫자는 워싱턴주와 비슷하다. 1960년대 이후 캘리포니아의 와이너리들이 북상해 오리건 와인을 발전시켰다.   

워싱턴과 오리건 지역이 있는 미국의 북서부는 필자에게도 개인적인 인연이 깊은 곳이다. 과거 오리건주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데다 가족도 그 근처 캐나다의 밴쿠버에 한 동안 살았던 적이 있다. 특히 그곳은 캐스케이드 산맥을 따라 침목수림으로 우거진 울창한 숲과 호수의 풍광이 아름다워 시간이 날 때마다 자동차 여행을 했던 기억이 있다.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Wild’라는 영화로도 유명해진 PCT(Pacific Crest Trail)도 이곳을 지난다. PCT는 캐나다 국경에서 남쪽의 멕시코 국경까지 장장 4270㎞를 걷는 하이킹 코스로 중간에 캐스케이드 산맥의 4000m 고원지대가 있다.

I-5를 중심으로 퍼져 있는 오리건의 서부 와이너리 지역은 캘리포니아 국경 근처의 메드퍼드(Medford) 근처에서 끝난다. 시간이 있다면 다시 I-5번을 타고 포틀랜드로 돌아가길 권한다. 포틀랜드에서 지방도로 26번을 타고 서쪽으로 1시간 반쯤 가면 확 트인 태평양에 닿은 캐넌 비치(Cannon Beach)가 나온다.

거기에서 PCH의 Route101을 만나면 샌프란시스코까지 환상적인 태평양 연안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일부 구간은 절벽위의 비포장 자갈 도로와 태평양과의 사이가 채 1m가 되지 않는 곳도 있다. 다음 여정은 캘리포니아로 넘어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다.

▲와인 칼럼니스트·경영학 박사·우아한 형제들 인사총괄 임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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