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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and]"거의 이긴 선거다"…與 위기에 돌아온 '상왕' 이해찬

등록 2021.03.21 06:00:00수정 2021.03.21 07: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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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사퇴 후 7개월만에 광폭 인터뷰…野 맹공

재보선에 명운 "文 흔들기 막고 새 정부 기반을"

'공중전' 화력 극대화…與 지지층 결집에 총력전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당대표 전기 '나의 인생 국민에게' 발간 축하연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09.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당대표 전기 '나의 인생 국민에게' 발간 축하연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09.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돌아왔다. 지난해 8월 임기를 마치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지 7개월 만이다.

정치활동에 전면 복귀한 것은 아니지만 특유의 직설적 표현을 무기로 4·7 재보궐선거 측면 지원에 나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로 여권이 코너에 몰린 상황에서 '승부사' 이 전 대표가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대표 사퇴 후 7개월 만에 광폭 인터뷰…野 맹공

이 전 대표는 지난 17일 '시사타파TV'를 시작으로 18일에는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와 유튜브 '이동형 TV', 같은 날 녹화 후 19일 공개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잇따라 모습을 드러냈다. 사흘 새 여권에 우호적인 방송과 연쇄 인터뷰를 갖고 메시지를 쏟아낸 것이다.

이 전 대표는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인터뷰에서 재보선 판세에 대해 "난 선거가 아주 어려울 줄 알고 나왔는데 거의 이긴 거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내곡동 땅 거짓 해명 논란을 부각시켰다. 1995년 '조순 대 박찬종' 서울시장 선거에 빗대기도 했다.

그는 주택국장 전결 사항이었다는 오 후보의 해명을 겨냥해선 "정부에서 일해보면 그린벨트 해제나 도시계획 등은 이해관계가 굉장히 예민해서 몇 번을 검토한다"며 "40만평 가까이 그린벨트 해제하는 걸 몰랐다? 부시장은 X신인가"라고 비꼬았다. 이 전 대표는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바 있다.

야권 후보 전체에 맹공도 퍼부었다. 오세훈·박형준 후보는 "MB(이명박) 키즈다. 실제 MB를 발판으로 정치를 해온 사람들이고 하는 일도 그렇다"고 평가절하했다. 안철수 후보를 겨냥해선 "차근차근 신뢰를 받아 가며 할 수도 있는데 바로 집어먹으려 든다. 세상에 그런 일은 없다"면서 잦은 합당·탈당 전력을 문제 삼았다.

LH 사태에 대해선 "우리는 관리를 잘못한 일이지만 오세훈 후보는 자기가 한 일이니, 차원이 다르다"라며 "이것 때문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유튜브 채널 '개국본 TV'에 출연했다. (사진 = 유튜브 채널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유튜브 채널 '개국본 TV'에 출연했다. (사진 = 유튜브 채널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재보선에 명운 "文 흔들기 막고 새 정부 기반을"

이 전 대표는 이낙연 당시 대표와 바통 터치 후 2선 후퇴해 당 상임고문을 맡았지만 공개활동은 자제해왔다.

퇴임 직후 한 언론 인터뷰와 지난해 12월 노무현 재단 후원회원의 날 행사에 역대 이사장 중 한 명으로 대담에 출연한 것이 전부였다. SNS도 침묵을 지켰다. 내년 출간을 목표로 32년 정치 인생을 집대성하는 회고록 작성에 전념하고 있었다는 게 주변의 설명이다.

다만 물밑에서는 이 전 대표의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 등 당 핵심과의 접촉도 이어지고 있었다. 차기 당권주자인 우원식 의원 후원회장을 맡았고,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도 일찌감치 우 의원 쪽에 합류해 힘을 보태고 있다.

이런 이 전 대표의 등판은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명운이 걸려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발표된 한국갤럽 3월 3주차 여론조사(16~18일 실시)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37%로 취임 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특히 보궐선거가 열리는 서울의 지지율은 대구·경북(TK)보다 낮은 27%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부산·울산·경남(PK)도 부정평가(64%)가 긍정평가(32%)의 두 배를 차지했다.

임기 4년 차에 재보선을 치러야 하는 정부여당으로선 최악의 위기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자칫 서울과 부산 선거에서 모두 패배할 경우 문재인 정부가 순식간에 레임덕(권력누수)에 빠져들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지난 20대 총선 패배 직후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30%대 초반까지 곤두박질치며 레임덕의 길로 들어섰다.

줄곧 "20년 집권, 100년 정당"을 주창해온 이 전 대표로선 이번 선거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셈이다. 그는 재보선에 대해 "자꾸 문재인 대통령을 이번 선거를 계기로 해서 흔들려고 하지 않느냐"며 "이걸 막아내고 새로운 정부가 탄생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게 굉장히 중요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한국갤럽이 3월 3주차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7%가 긍정 평가했다. 부정평가는 55%를 기록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한국갤럽이 3월 3주차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7%가 긍정 평가했다. 부정평가는 55%를 기록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공중전' 화력 극대화…與 지지층 결집에 총력전

이 전 대표는 현재로선 직접 유세 현장에 나서기보다는 인터뷰 등을 통한 측면 지원사격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선거에 도움이 되기 위해 나섰다. 간접 지원하는 일을 이번 선거 때까지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이 전 대표의 등판에 민주당 내부는 고무된 모습이다. 선명한 발언으로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상대의 공세를 받아치는 '공중전'에서 이 전 대표의 스피커가 극대화될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뉴시스에 "모든 화력과 실탄을 집중하는 선거에서 이 전 대표 같은 분이 원군으로 나서면 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보선은 총선, 대선 등 큰 선거와 결합된 경우가 아닌 이상 대체로 투표율이 낮다. 지난 2019년 경남 창원성산, 통영고성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50%대 투표율을 기록한 것이 이례적이다. 결국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내는 쪽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실제 이 전 대표는 "낙담하지 말라"며 "(여론조사에) 속지 말고 포기하지 않으면 역전한다"고 지지층을 독려했다. 민주당도 바닥을 훑겠다는 방침이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공중전은 여의도에 맡기고 우리는 보병전에 치중했으면 하는 마음"이라면서 총동원을 당부했다.

앞장서서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8일 코로나19 지원임을 전제한 뒤 "나 같으면 축제 비용, 전시행정 비용, 불용액을 다 모아서 시민들한테 10만원씩 나눠주겠다"고 제안했다. 소요 재원은 부가가치세 등 세수로 환원되는 것까지 감안해 서울은 8000억원, 부산은 2500억원 정도로 전망했다.

곧바로 다음날 박영선 민주당 후보가 "서울시민 모두에게 1인당 10만원씩 블록체인 기반 KS서울디지털화폐로 지급되는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드리겠다"면서 호응했다. 야권에선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이 "아무리 살펴봐도 급조된 선거용 매표 공약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 등 비판이 나왔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서울 종로구 박영선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코로나19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서울 종로구 박영선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코로나19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19. [email protected]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재보선은 투표율이 낮아 결집된 지지층과 조직을 갖춘 쪽이 유리하다"며 "재보선이 틀어지면 대선에 지장이 생기고 문 대통령의 레임덕도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에 이를 어떻게든 막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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