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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결과에 벼랑끝 몰린 이낙연…대선 중도하차 하나

등록 2021.04.07 22:38:43수정 2021.04.07 22:4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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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릿수까지 추락한 지지율 반등 계기 마땅찮아

선거 열세 반전 못 시켜…지휘자 책임론 대두 관측

"이 상태 지지율서 대선 계속해도 나아질 것 없어"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4·7 재보궐선거 투표독려 기자회견을 하기 전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4·7 재보궐선거 투표독려 기자회견을 하기 전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현 여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참패가 확실시됨에 따라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차기 대선 레이스에서 중도하차할 위기에 처했다.

7일 오후 발표된 방송 3사(KBS·MBC·SBS)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59.0%) 후보가 민주당 박영선(37.7%) 후보를 크게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박형준(64.0%) 후보가 민주당 김영춘(33.0%) 후보를 큰 표차로 누르고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보선 승리는 이 위원장이 떨어진 지지율을 반전시킬 유일한 카드였지만 민주당의 참패로 끝나면서 앞으로 대선주자로 나서도 유의미한 후보가 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를 지내며 국정운영 능력과 사이다 발언으로 대선주자로 발돋움했고 지난해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강력한 대세론을 형성하며 같은 해 8월 당 대표에 올랐다.

한때 40.2%까지 치솟았던 이 위원장 지지율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상에도 20% 안팎을 오르내렸지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퇴 국면과 두 전직 대통령 사면 건의 역풍을 거치며 10%대로 주저앉았고 최근 조사에서는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상임 선대위원장으로 치른 재보선에서 서울·부산시장을 모두 내준 것은 차기 주자로서 벼랑끝 위기에 몰린 것과 다름없다. 야권의 유력 주자였던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해 총선에서 패한 뒤 재기하지 못한 것과 같은 상황이다.

이 위원장 측은 심기일전하며 차분히 대선 경선을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내심으로는 이번 선거 패배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에서 촉발된 정부·여당의 심판론에 기울어 있어 이 위원장만의 책임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 위원장 측의 한 관계자는 뉴시스에 "어떻게 책임지고 돌파할지 고민"이라면서도 "그렇게 이낙연 책임이겠냐"고 말했다. 한 호남 의원은 "처음부터 유리했다거나 치열했던 싸움을 졌을 때 책임 문제가 나오는 것"이라며 책임론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09. [email protected]

그러나 이 위원장의 재보선 기여도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나온다. 상임 선대위원장으로서 선거를 지휘하면서 여당의 열세를 반전시킬 어떤 카드도 내놓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이 위원장은 선거 기간 중인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무한 책임", "간절한 사죄"를 언급하며 혁신을 약속했지만 뒤늦은 반성은 선거 판도를 뒤집지 못했다.

재보선 국면인 지난달 18일 호남을 방문한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상임 선대위원장으로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화력을 집중해야 하는 마당에 여당 텃밭인 호남을 찾은 것은 재보선 이후 경선 국면을 바라본 행보라는 관측이었다.

당 지도력에도 물음표가 붙는다. 이 위원장은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김홍걸 의원과 이스타항공 대량해고 사태로 논란이 된 이상직 의원을 제명하는 초강수를 두며 쇄신 의지를 보였지만, 선거 막바지 표심 악화에 결정타를 날린 박주민 의원의 임대료 인상 논란에는 별다른 대처를 하지 않았다.

당 대표 재임 기간 본인 지지율은 물론, 당 지지율이 하락일로를 걸었던 점도 뼈아픈 대목이다. 이 위원장 취임 직후인 지난해 8월 말 민주당 지지율은 40%선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12월 초 20% 후반을 기록하며 국민의힘에 역전당했다.

등 돌린 민심을 체감한 민주당 내에는 현재 후보군으로는 대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정서가 분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이 위원장이 대권 레이스에서 중도하차할 가능성을 거론하는 기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당 대표이자 상임선대위장으로서 존재감을 보여준 게 없다. 지지율도 한 자리대로 떨어졌고 선거 끝나면 책임진다는 표현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이 상태의 지지율에서 대선을 계속한다고 해도 나아질 것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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