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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열되는 LG-SK 배터리 분쟁…D-2 바이든 거부권 촉각

등록 2021.04.10 12:05:00수정 2021.04.10 12: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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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코트 강당에서 미국의 인프라·일자리 투자 법안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은 디지털 인프라나 연구개발(R&D) 투자에 기다리지 않는다"라며 법안에 반대하는 공화당을 비판하면서 "앞으로 몇 주 동안 공화당과 민주당을 만나 모두의 의견을 듣겠다"라고 말했다. 2021.04.08.

[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코트 강당에서 미국의 인프라·일자리 투자 법안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은 디지털 인프라나 연구개발(R&D) 투자에 기다리지 않는다"라며 법안에 반대하는 공화당을 비판하면서 "앞으로 몇 주 동안 공화당과 민주당을 만나 모두의 의견을 듣겠다"라고 말했다. 2021.04.08.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전기차 배터리 전쟁의 종지부를 찍을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기일(현지시간 11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거부권 행사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미국 수입금지' 판결이 뒤집어질 상황이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재계 등에 따르면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분쟁에 대한 ITC의 '영업비밀 침해' 최종 판결과 관련해 11일(현지시간) 안에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 내에서 다투고 있는 부분은 크게 2가지로 ▲영업비밀 침해 ▲특허침해다.

앞서 2019년 4월 LG에너지솔루션이 제소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은 올해 2월 LG에너지솔루션이 완승했다.

ITC는 지난 2월 10일 영업비밀 침해건과 관련,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최종 판결했다.

이 판결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부품, 소재에 대해 10년 동안 미국 내 수입금지를 명령했다.

단 미국 고객사들을 우려해 포드와 폭스바겐 일부 차종에 대해 각각 4년과 2년의 유예기간을 명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결정일로부터 60일간 해당 조치가 미국 공익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해 거부권 행사를 할 수 있다.

만약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ITC가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준 이 영업비밀 침해 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SK이노베이션은 기사회생하게 된다.

ITC의 '10년간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미국 수입금지' 결정이 무효가 돼버리기 때문이다.

반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지나간다면 ITC의 결정이 확정돼, 그대로 효력을 가지게 된다. 그럼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에 지금보다 더 많은 합의금을 요구할 수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SK이노베이션에 3조원가량을 요구하고, SK이노베이션은 1조원가량을 제시하는 등 협상이 난항을 겪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거부권 행사와 관련, SK이노베이션의 공장이 있는 미국 조지아주(州)가 핵심으로 떠올랐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미 조지아주에 배터리 1, 2공장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한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최소 26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조지아주와 미 정치권에 홍보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조지아주 공장을 그대로 두겠지만, 행사하지 않아 ITC결정이 확정될 경우 조지아주 생산설비를 헝가리로 옮기겠다는 계획을 보이면서 미 정치권을 압박하고 있다.

즉 SK이노베이션은 3조원을 LG에너지솔루션에 물어낼 바에야 미국시장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과 김준 사장 등 고위급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을 끌어내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미국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州) 주지사는 지난 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국제무역위원회(ITC)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수입금지 판결을 뒤집어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켐프 주지사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 같은 요구를 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켐프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조처가 없으면 SK이노베이션의 26억 달러(약 2조8992억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설비의 장기 전망이 큰 타격을 받는다"며 "이제 대통령은 2600개의 일자리가 달려있는 또 다른 결정을 앞두고 있으며 옳은 결정을 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지지않는 모양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 정치권 공략을 위해 5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나섰다.

또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주 공장을 철수한다면 해당 공장을 LG에너지솔루션이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ITC설립 100여년 동안 영업비밀 침해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적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2019년 9월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제소하고 맞소송을 한 '특허권 침해' 소송은 올해 3월 ITC가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예비결정해 SK가 유리한 상황이다. ITC는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SK측 특허 소송 취소' 요구를 기각하기도 했다.

또 '영업비밀 침해' 관련 실질적인 손해배상 관련 재판은 현재 미국 델라웨어연방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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