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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도쿄올림픽 금 7개·15위권 전망"

등록 2021.04.12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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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도쿄올림픽 불참 선언 진위 파악중"

"체육계 폭력, 강력한 처벌"…교육도 병행

"대한체육회·KOC 분리? 지금은 통합이 필요한 시기"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 회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04.06.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 회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04.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대담 우은식 스포츠부장, 정리 문성대 기자 =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도쿄올림픽에서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대했다. 나아가 이번 임기를 통해 한국 스포츠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지겠다고 했다.

이기흥 회장은 지난 1월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4파전의 치열한 경선을 뚫고 연임에 성공했다. 20년간 체육계에 몸담은 이 회장이 체육계 유권자들로부터 다시 한 번 지지를 얻으면서 4년간의 새로운 임기를 시작했고, IOC위원 자리를 지켜냈다.

뉴시스는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에 위치한 대한체육회 회장 집무실에서 체육계 수장인 이 회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 회장은 당선 직후 스포츠외교 강화에 힘을 썼고, 오는 7월 열리는 도쿄올림픽과 2021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집중했다. 나아가 2032서울·평양올림픽 유치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최근 북한이 도쿄올림픽에 불참을 선언하자, 충격에 빠졌다. 도쿄올림픽에서 서울·평양올림픽 유치의 밑그림을 그리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이 회장은 인터뷰 당일 오전 북한이 도쿄 올림픽에 불참하기로 했다는 갑작스런 보도 때문인지 여기저기 걸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분주했다.

그는 여러 채널을 통해서 북한의 발언에 대한 진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대한체육회는 현재 도쿄올림픽에 집중하고 있다.

1년 연기돼 열리는 도쿄 올림픽에 참가하는 대한민국 선수단 지원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도쿄 현지에서의 선수단 지원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코로나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 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 놓는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작업이다.

이 회장은 "대한체육회는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선수단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대회 참가를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 선수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방향으로 대회 준비에 나설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올림픽 성적과 관련해선 대한민국 선수단이 '톱10'에 오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선수들의 과거와 같은 체계적인 대회 참가와 훈련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 코로나19로 훈련과 대회참가가 중단된 상황 속에서 선수단의 경기력이 얼마나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지에 성적이 달려 있다. 대한민국 선수단이 금메달 6~7개, 종합순위 10~15위권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 회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며 밝게 웃고 있다. 2021.04.06.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 회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며 밝게 웃고 있다. 2021.04.06. [email protected]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의 일문일답

-도쿄올림픽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 선수단의 예상 성적은.

"대한민국 선수단은 33개 개최종목 중 27종목에 340여명 선수단을 파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훈련과 대회참가가 중단된 상황 속에서 선수단의 경기력이 얼마나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지에 달려 있다. 이동거리가 짧고 시차가 없는 이점을 통해 대한민국의 저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금메달 6~7개, 종합순위 10~15위권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다."

-코로나로19 인해 도쿄올림픽 선수단 지원이 더 힘들어졌는데 준비는 잘 되고 있나.

"대한체육회는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선수단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대회 참가를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대회조직위원회 관계자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 주기적 화상회의를 통해 대회 준비 사항 점검 및 소통을 하고 있다. 또한, 문체부, 외교부, 질병관리청 등 주요기관으로 구성된 도쿄올림픽 준비단을 통해 선수단 지원 방안 점검 및 주요현안 공동 대응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선수단이 경기력에 집중해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지원할 예정이다."

-오늘(지난 6일) 아침 갑작스레 북한이 도쿄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다. 남북은 유도 혼성단체전과 조정 등 일부 종목에서 단일팀 구성을 추진해왔고, 개·폐회식 선수단 공동 입장을 기대했었다.

"도쿄올림픽을 통해 단일팀, 공동입장 등을 추진해서 2032 남북올림픽 개최의 계기를 만들려고 했다. 아직 북한 쪽 입장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IOC 등 여러 채널이 있으니 북한의 정확한 속내를 알아보겠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 회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04.06.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 회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04.06. [email protected]

-북한측과 연락은 닿나? 마지막으로 북한측과 접촉한 것이 언제인가?

"연락이 통 안된다. 1년전 쯤 국제행사에서 만난 것이 가장 최근이다. 스포츠 국제대회나 종목 대회 행사가 열려야 만날 기회라도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이 마저도 어려운 상태다. 그러나 IOC는 북한측과 연락이 가능하기 때문에 공식적인 입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 최숙현 선수 사태로 불거진 폭력 문제가 프로 스포츠계 '학폭 미투 운동'으로까지 확산되는 등 체육계 전반에 걸친 폭력 문제가 사회 이슈화 됐다. 근본적인 손질이 필요한데.

"스포츠 폭력에 대한 각종 방책과 노력이 이어져 왔음에도, 지속적으로 불거져 나오는 스포츠 폭력에 대해 안타까움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더 강력한 근절대책이 절실함을 통감한다. 스포츠 폭력 및 비위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체육인 교육과 인식 개선이 필수이며, 이는 국민적 요구이기도 하다. 기존의 교육제도에 체육인을 맞추는 방식이 아닌 체육인(지도자·심판·행정가 등)에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2023년 전남 장흥에 건립되는 '대한민국체육인재개발원'은 체육인을 위한 스포츠 윤리, 인권, 진로, 은퇴선수 경력 개발 등 체계적인 전문 교육 연수시설이 될 것이다.

매년 11만명 이상의 체육인이 직무역량 강화, 자격증 취득 과정 등을 통해 더 나아가서는 재취업 등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연계되는 시너지도 얻게 될 것이다. 대한체육회는 지금까지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엄격한 처벌을 진행해오고 있으며 선수 보호 및 교육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 문화이자 체육인의 인식 개선이다. (성)폭력 문제에 좀 더 감각적으로 대응하고 철저한 교육을 통한 인식 개선, 그리고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제도 개혁을 계속해서 추진해 나가겠다."

-유소년 발굴 프로그램 등 학교 체육 활성화 방안은.

"대한체육회에서는 지난해부터 16개 종목 20명의 스포츠 유망주를 선발해 그들의 노력과 도전을 응원하기 위한 유망주 후원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민의 관심과 추천으로 선발된 선수들에게 기업의 자발적인 후원을 유도해 스포츠 유망주 선수 지원 및 비인기 종목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고취하기 위한 캠페인이다. 그러나 유소년 발굴 및 아마추어 종목육성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학교체육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운동선수가 공부하는 것만이 학교체육의 정상화가 아니다. 진정한 학교체육의 정상화는 일반 학생들의 운동에서부터 시작된다. 일선 학교에서는 여전히 체육 시수를 맞추지 않는다거나 체육을 다른 교과에 비해 중요하지 않게 다룬다. 일반 학생들이 모두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정규직화된 스포츠 지도자를 학생 200명당 1명씩 배치해서 모두가 운동을 즐길 수 있는 토대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

-평소 생활체육 활성화를 강조해 오셨는데 비전은.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교체육을 기반으로 생활체육을 발전시켜 전국민의 생활체육 참여 속에 자연스럽게 우수한 전문선수를 발굴하는 상호 보완적이고 유기적인 육성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대한체육회는 국민의 생애주기별 체육활동 참여를 지원하기 위해 유아, 청소년, 어르신 맞춤형 프로그램을 보급하고 있으며, 전국 시군구 지역에서 생활체육을 지원하고 있는 생활체육지도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지역 주민들이 쉽게 스포츠를 접할 수 있도록 공공스포츠클럽을 현재 169개까지 확대해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선진형 스포츠클럽 정착을 위해 클럽 간 리그제를 도입해 종목별 참여를 확대하고 동호인조직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국민 모두가 사각지대 없이 스포츠를 즐겨 건강이 복지가 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관련 기관들과 유기적 협조체제를 구축해 사회 전반적으로 체계적인 투자와 피드백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 회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04.06.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 회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04.06. [email protected]

-한국 체육의 근간이 되는 지방체육 발전, 활성화 방안은.

"민선 1기 지방체육회장 시대가 열림에 따라 지방체육회(17개 시도체육회·228개 시군구체육회)의 법정법인화 및 지방체육회 운영비 지원 근거 등을 담은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법률이 6월9일부터 시행된다. 지방체육회의 법정법인화는 지역체육 진흥 전담기관인 지방체육회가 확고한 위상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책임감 있는 체육 자치운영이 가능해졌다. 법정법인화와 함께 지방체육의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근간이 마련됐으나 지방체육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아직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지방체육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학교체육의 정상화, 공공스포츠클럽 운영 확대 등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 각급 학교에 학생 200명당 1명의 체육지도자를 배치해 누구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지난해 생활체육지도자 300명, 시·도 경기단체 지도자 250명, 광장지도자 80명, 공공스포츠클럽 157개소 확충으로 1000명 이상의 체육인 일자리를 창출한 바 있다. 이처럼 지방에서 스포츠의 외연을 넓혀 누구든 쉽게 스포츠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고 여겨진다. 앞으로도 풀뿌리 지방체육의 활성화를 위해 꾸준히 지원 확대를 이어갈 예정이다."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성공적 개최와 2032 서울·평양올림픽 공동 유치가 가능한가.

"2024 강원 청소년동계올림픽은 정부, 강원도와 함께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남북의 상황은 늘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속단은 어려우니 이처럼 국제적인 이벤트를 성공시켜 대한민국 체육의 위상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린다면 한반도 평화를 이뤄내고 민족의 동질성 회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여긴다.

도쿄올림픽에서 기회를 마련하고 논의해 나갈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 불투명해졌다. 그러나 이러다가도 갑작스레 분위기가 반전돼 좋은 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다고 본다. 특히 오는 10월20일부터 27일까지 ANOC(국가올림픽위원회 총연합회) 총회가 서울에서 개최된다. 이 때를 기회로 삼아 전 세계 IOC 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서울·평양 올림픽 유치의 필요성을 잘 설명해 반전의 계기를 만들겠다."

-그러나 IOC가 지난 2월 호주 브리즈번을 2032년 하계 올림픽 우선 협상대상지로 지정하면서 남북 공동개최는 물건너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데.

"IOC 입장에서는 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놓고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기 때문에 절차에 맞춰 우선적으로 한 곳을 선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032년 올림픽 개최지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얼마든지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 분리 문제를 놓고 정부와 갈등을 빚어 왔는데 이견차를 좁힐 수 없나.

"지금은 KOC 분리가 아닌 대통합이 필요한 때이다. 체육 업무를 담당하는 정부 부처만 13개로, 문체부, 교육부, 여성가족부, 국방부, 보건복지부 등으로 흩어져 있다. 이제 체육 정책, 거버넌스를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 그래야 중복투자가 없어지고 일자리가 생기고 체육 전문가들을 통해 '요람에서 무덤까지' 일관성 있는 체육 정책을 세울 수 있다.

국무총리실 직속 '국가체육위원회' 설치를 통해 전 생애에 걸친 스포츠 관련 업무를 일괄 관리하고 효과적으로 조율한다면, 국민기본권으로서 스포츠가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이 문제가 선결되고 난 후 체육인들이 주체가 되어 KOC 분리에 대해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 회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04.06.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 회장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04.0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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