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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리밸런싱 뒷얘기 무성...성과급 언급도

등록 2021.04.16 06:00:00수정 2021.04.16 14:3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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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비판 속 열린 국민연금 기금위 회의

안효준 CIO '운용역 성과급 줄어든다' 발언

자칫 본부 이기주의 해석될까, 발언 철회해

TAA 범위 하향…초과수익 못낼까 노심초사

[세종=뉴시스]2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3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1.03.26.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2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3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1.03.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매도를 줄이기 위해 전략적 자산배분(SAA) 이탈 허용범위를 넓히기로 결정하는 회의에서 안효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이 '큰 폭으로 이탈 허용범위를 바꾸면 기금운용본부가 초과수익을 내지 못할 수 있고, 그러면 운용역 성과급 지급이 어려워진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투자자들이 '연기금이 주가를 떨어뜨리는 주범'이라며 비판하는 상황에서 자칫 '본부 이기주의'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을 해 다음 회의 때 발언을 철회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안효준 CIO는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목표비중 유지규칙(리밸런싱)을 논의하는 지난 제3·4차 회의에 참석해 '절충안'인 SAA 이탈 허용범위를 ±1.0%포인트 늘리는 방안을 지지하며 이같이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CIO는 지난 3월 기금위 제3차 회의에서 '최대한 초과수익률을 내야 한다, 전술적 자산배분(TAA) 허용범위가 줄어들어 초과수익을 내지 못하면 성과급이 나가지 않는다'고 발언한 뒤 다음 회의인 이달 제4차 회의에서 해당 발언을 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CIO는 개인투자자의 연기금 매도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열린 기금위 회의에서 성과급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판단으로 다음 회의 때 이 발언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SAA 이탈 허용범위를 ±1.5%포인트 넓히는 방안에 대해 기금위 위원들에게 재고를 요청한 것은 SAA 이탈 허용범위가 늘어나는 만큼 TAA 이탈 허용범위가 줄어들게 돼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리밸런싱 검토안은 SAA와 TAA 이탈 허용범위 합산을 ±5%로 정했기 때문에 SAA 허용범위가 늘어나면 그만큼 TAA 허용범위가 줄어드는 방안이 논의됐다.

TAA는 기금운용본부의 전술적 재량에 해당해 기금본부 성과평가와 직결된다. 큰 폭으로 TAA 허용범위를 줄이게 되면 목표초과수익률을 달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 안 CIO가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결국 SAA 이탈 허용범위는 ±1%포인트 늘리고 TAA는 ±1%포인트 줄이는 절충안으로 결정됐다.

국민연금의 목표초과수익률은 기금운용역의 성과급과 연동된다. 운용역 성과급은 목표성과급(60~90%)과 조직성과급(20%)으로 나뉘는데 이중 정량평가인 목표성과급이 초과수익률과 연동된다.

목표성과급은 기금 전체와 개별 자산군의 초과수익에 대한 보상으로 단순 수익률이 아닌 벤치마크 대비 초과 수익률로 평가하게 된다. 이 벤치마크를 뛰어넘으려면 TAA 이탈 허용범위가 일정 정도 주어져야 하는데, 이번 결정으로 좁아지게 됐다.

한 기금위 위원은 "안효준 본부장이 이탈 허용범위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기금운용본부의 성과급을 언급해 다소 당황스러웠다"며 "기금본부의 입장만을 고려한 것 아닌가하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위원은 "안 본부장이 '초과수익을 못내면 성과급이 안나간다'는 말을 했고 그 다음 회의 때 발언을 취소한다고 했다"며 "최대한 목표수익률을 내야 한다는 말만 했으면 됐는데 성과급까지 언급해 스스로 조금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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