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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추진' 나주 금성산 지뢰제거 하세월…"민·관 협업해야"

등록 2021.04.1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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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부터 제거 불구 아직도 70여발 남아 있어

시민단체 "제거 속도 내려면 '국제지뢰 행동표준' 도입 절실"

지뢰제거 작전하는 군 장병들. 기사 본문과 직접 관련 없음. (자료사진=뉴시스DB)

지뢰제거 작전하는 군 장병들. 기사 본문과 직접 관련 없음. (자료사진=뉴시스DB)

[나주=뉴시스] 이창우 기자 = 휴전선과 직선거리로 300여㎞ 이상 떨어진 남쪽 후방에 위치한 전남 나주 금성산에서 진행 중인 '매설 지뢰' 제거 작전을 둘러싸고 지역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나주시가 금성산을 온전히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돌려주기 위해 도립공원 지정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지만 하세월하는 매설 지뢰 제거작전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부터 18년 간 지뢰제거에 나선 군 당국이 당초 지난해 말까지 지뢰제거 작업을 끝내기로 했지만 올해 10월까지 작업 기간을 다시 연장한 가운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역민과 시민단체는 신속한 제거를 위해 국제지뢰 표준행동에 따른 민·간 협업시스템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18일 나주시 민관공동위원회 산하 금성산위원회와 녹색연합·㈔평화나눔회 등 시민단체에 따르면 나주 금성산 정상은 후방에 몇 곳 안 되는 지뢰 매설 지역이다.

이 일대 지뢰는 지난 1960년대 공군 방공포 부대가 주둔하면서 북한 특작부대 침투에 대비해 기지방어 목적으로 총 1853개를 매설한 것이 전부로 전해진다.

이후 국제 정세 완화와 지뢰에 의한 민간인 피해·위험성이 대두되자 육군 공병부대가 2003년부터 2015년까지 총 3차에 걸쳐 진행한 지뢰제거 작전을 통해 1771개를 수거했다.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강인규 전남 나주시장이 금성산 도립공원 추진의 첫 단추인 산 정상 지뢰제거를 위해 추진될 예정인 군부대 작년 계획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나주시 제공) 2020.02.18. photo@newsis.com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강인규 전남 나주시장이 금성산 도립공원 추진의 첫 단추인 산 정상 지뢰제거를 위해 추진될 예정인 군부대 작년 계획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나주시 제공) 2020.02.18. [email protected]

나주시가 군에 건의해 지난해 4월부터 잔량 지뢰 제거작전이 시작됐지만 산비탈에 매설된 지뢰 대부분이 폭우에 휩쓸려 내려가거나 애초 매설한 곳과 다른 곳에서 발견된 이후 작업 구간 확대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전체 81%에 대한 탐사를 마치고, 지뢰 8발을 제거하는데 그쳤다.  1970년대 말 산불에 의한 폭발로 소실 추정된 지뢰까지 제외하면 아직도 74개가 산 정상 부근에 산재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민단체는 유실된 지뢰가 시민 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속도감 있는 지뢰 제거를 위해선 '국제지뢰 행동표준'(IMAS·International Mine Action Standards)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IMAS는 범부처 협력과 국제협력, 민관협력을 통해 지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이미 캄보디아, 라오스 등 세계 50여개 국가에서 검증된 지뢰제거 표준 모델이다.

특히 캄보디아의 경우 정부조직 내 총리실 직속으로 '지뢰제거 전담기구'와 '제거 공공기관'을 두고 전국에 걸쳐 체계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국방부는 전략적 필요가 사라진 후방지역 지뢰지대 제거작전 계획과 경과·방법 등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정부는 국무총리실 또는 행정안전부 산하에 범부처 차원의 지뢰전담기구를 설립해 후방지역 지뢰 문제를 즉시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뢰는 대상을 가리지 않는 비인도적 무차별적 살상무기다. 100g밖에 되지 않는 플라스틱 지뢰도 사람의 발목을 절단하거나 생명까지 앗아간다.

현재 우리나라 후방지역 지뢰는 나주 금성산을 포함해 전국 36개 지역에 매설돼 있고, 일부 유실된 지뢰에 의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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