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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블랙박스]자동차산업 '혹한기'…반도체품귀에 양극화까지

등록 2021.04.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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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뉴시스]배훈식 기자 = 쌍용자동차에 대한 법원의 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 결정이 내려진 15일 오후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본사 앞을 한 직원이 걸어가고 있다. 2021.04.15. dahora83@newsis.com

[평택=뉴시스]배훈식 기자 = 쌍용자동차에 대한 법원의 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 결정이 내려진 15일 오후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본사 앞을 한 직원이 걸어가고 있다. 2021.04.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국내 자동차산업이 반도체 품귀와 양극화로 고통받고 있다. 전세계적인 반도체대란이 국내 자동차산업에 영향을 미치며 현대자동차·한국지엠·쌍용자동차 등 완성차업체 공장을 멈춰세웠고, 부품업체들 역시 도미노 감산에 들어간 상태다.

특히 쌍용자동차가 기업회생에 들어가고 르노삼성이 비용절감을 위해 희망퇴직과 1교대 전환에 들어가는 등 일부 업체의 경영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대란으로 현대차 아산공장과 한국지엠 부평공장, 쌍용차 등이 공장가동 중단 사태를 겪었다. 

쏘나타와 그랜저를 생산하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이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지난 12~13일에 이어 19~20일 추가 휴업에 들어갔다. 현대차 아산공장은 일부 반도체 수급 문제가 원활하지 않아 불가피하게 19일과 20일 이틀간 휴업키로 결정했다. 현대차 아산공장 휴업은 쏘나타와 그랜저를 생산하는 생산라인만 해당되며 자동차 엔진 생산라인은 정상적으로 가동된다.

현대차 아산공장은 2일간 생산라인 휴업 결정에 따라 약 2000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코나와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1공장도 지난 7~14일 차량용 반도체인 마이크로 콘트롤 유닛(MCU) 부족으로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기아 역시 주말 특근을 줄이며 생산량을 조절 중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지난 2월부터 부평2공장을 절반만 가동해온 한국지엠도 19일부터 일주일간 부평 1, 2 공장 등 전 라인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한국지엠은 제네럴모터스(GM) 결정에 따라 지난 2월부터 부평2공장을 절반만 가동하며 반도체 부족 상황에 대응해왔다. 하지만 반도체부품 수급 상황이 악화하며 GM 방침에 따라 1, 2 공장 전체를 일주일간 멈춰세우기로 결정했다. 부평 1공장에서는 쉐보레 인기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가, 2공장에는 '말리부'와 '트랙스'가 생산되고 있다.

회생절차에 들어간 쌍용자동차의 경우 연초부터 생산과 가동을 반복하고 있다. 쌍용차 평택공장은 반도체 소자 부품수급 차질로 지난 4월 8~16일 멈춰선데 이어 주말을 넘긴 19일부터 23일까지 다시 가동중단에 들어갔다. 법정관리 개시에 따른 협력업체 부품 공급 중단이 가동중단의 배경이다.

완성차업체들의 생산 중단이 잦아지며 부품업체 역시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다.

코로나19와 전세계적 전동화 추세로 업체간 양극화가 더 커지고 있는 것도 자동차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공격적으로 신차를 내놓으며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르노삼성·쌍용차는 올해 1분기 저조한 실적을 나타냈다. 1분기 완성차 내수·수출 판매량은 181만7002대로, 코로나 피해가 심각했던 전년 동기에 비해 7.4%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이들 양사는 큰 폭의 판매감소를 나타냈다. 르노삼성의 경우 올해 1~3월 판매량이 2만2068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22.3% 감소세를 보였다. 쌍용차 역시 1~3월 판매량이 1만861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9% 줄었다.

업계는 생산 중단과 양극화, 쌍용차 사태로 국내 자동차 부품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쌍용차가 청산 수순에 들어갈 경우 1차협력사 247곳, 2차협력사 1090곳 등이 심각한 위기를 겪게 된다. 쌍용차와 부품사의 위기는 협력사를 완성차업체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오원석 이사장은 최근  '춘계 자동차 부품산업 발전전략 세미나'에서 환영사를 통해 "쌍용차 법정관리, 르노삼성 노사이슈 등 완성차기업간의 판매 양극화 심화가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최근 국내에까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당장 수급 문제를 해소할 방법이 충분치 못해 우리 자동차산업계에 또 다른 위기가 초래되고 있다"며 밝혔다.

오 이사장은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시장이 확대되고 전장부품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반도체 수급 문제는 미래차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우리 자동차업계는 배터리 원자재 확보에 있어서도 지정학적으로 매우 불리한 위치이고, 니켈·망간·코발트 등 희소금속을 특정 국가들이 독과점하고 있으므로 향후 배터리 수급 문제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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