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못믿겠다'는 검찰총장 후보…이성윤 모순행보 논란
수사심의위와 전문수사자단문 소집 요청
총장 인선과 맞물려 해석…"기소 늦추기"
"수심위 권고 안 따랐던 이성윤 아이러니"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달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1.03.04. [email protected]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지검장은 이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에 수사심의위를 소집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검찰청(대검)에는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해 달라고 했다.
이 지검장 측은 입장문을 통해 수사상황이 연일 보도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수사팀이 편향된 시각에서 성급하게 기소 결론에 도달한 것은 아닌지 염려가 된다고 했다. 자신을 향한 표적 수사 가능성도 거론했다.
이 지검장 측은 "법률전문가들과 일반 국민들의 시각을 통해 이 검사장이나 대검 반부패강력부가 안양지청에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는 점이 분명히 규명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 지검장이 추가 절차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섬에 따라 당분간 수원지검이 이 지검장을 기소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요청을 묵살하고 기소에 이를 경우 이 지검장이 주장한 '성급한 기소'라는 논란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수사심의위의 경우 검찰시민위원회가 먼저 열려 회부 여부를 결정하는 만큼 이 지검장 요구대로 회의가 열려 결론에 이르기까지는 수주가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시스]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4·7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정부여당이 '피고인 검찰총장' 탄생을 우려한다는 이야기들이 안팎에서 나오자 정권의 선택 부담을 덜기 위함이 아니냐는 것이다. 법조계 한 인사는 "기소를 늦춰 후보 지명까지는 받아보겠다는 게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이 지검장 입장에서는 혐의만 벗으면 바로 총장이라는 자리가 눈앞에 보이지 않는가. 고민 끝에 이런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둘 중 어느 하나만이라도 유리한 판정을 해주면 기소를 하지 못할 것으로 본 것 같다. 이 지검장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릴 경우 정부 입장에서는 바로 이 지검장을 지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부에서는 이 지검장의 추가 절차 소집 요청을 두고 부정적인 반응도 나온다. 앞서 '검언유착' 사건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과 관련해 열린 수사심의위 판단을 수용하지 않았던 만큼 결과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수도권 한 검사는 "한동훈 검사장 수사를 중단하고 불기소하라는 권고와 이 부회장을 불기소하라는 수사심의위 권고를 따르지 않았던 이 지검장이 정작 본인 사건 판단을 수사심의위에 맡기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약점이 될 것"이라며 "조직의 어른이 검찰을 못 믿겠다고 공언하고 나선 모습도 검찰 밖에서 어떻게 볼지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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