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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블랙박스]5월 차량용 반도체 '보릿고개'…車업계 '비상'

등록 2021.04.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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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뉴시스]이종익 기자 =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진=현대차 아산공장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아산=뉴시스]이종익 기자 =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진=현대차 아산공장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연초부터 이어진 전세계적 차량용 반도체 품귀사태가 다음달 최악의 상황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5월이 최악의 보릿고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퍼져나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잇단 셧다운 사태를 겪은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사정은 다음달에 더 악화할 전망이다. 이달 국내 자동차계는 현대차 울산·아산공장, 한국지엠 부평공장, 쌍용차 평택공장 가동중단 사태를 겪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7~14일, 아산공장은 12~13일, 19~21일 휴업했다. 기아는 주말 특근을 중단, 생산량을 조정했고, 미국 조지아주 공장도 이틀 가량 휴업했다. 쌍용차 역시 반도체 부품 품귀와 협력사 부품공급 중단 등으로 지난 8~23일 평택 공장을 멈춰세웠고, 2월부터 부평2공장을 절반만 가동해온 한국 지엠 역시 19일부터 일주일간 부평공장 전 라인을 멈춰세웠다.

자동차업계는 5월 상황에 대해서도 비관적이다. 부품 수급이 여전히 힘든 상황에서 사전에 확보했던 반도체 부품들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은 5월 공장 가동률을 50% 수준으로 운영키로 했고, 현대차와 기아도 부분적 가동중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강현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 22일 현대차 1분기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수급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5월 이후의 생산 상황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5월에도 4월과 비슷한 수준 혹은 그 이상의 생산 조정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 주우정 재경본부장 본부장(부사장)은 반도체 품귀에 따른 생산 차질 가능성에 대해 22일 콘퍼런스콜에서 "당사는 한 달, 일주일, 하루씩 생산계획을 잡으며 상황에 대응, 생산 측면에서 현재까지는 어떻게든 사업계획을 따라잡았다"면서도 "5월이 어렵고, 보릿고개"라고 말했다. 이어 "4월까지는 이전에 쌓아뒀던 재고 효과를 봤는데 그런부분들도 거의 바닥나는 것이 5월"이라고 말했다.

해외업체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자동차 수요가 줄면서 대부분의 업체들이 반도체칩 주문을 줄인 상황에서 올해 갑작스럽게 자동차수요가 폭발한데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중국 업체들의 반도체 사재기, 전세계적인 내연기관차의 전기차 전환 흐름이 맞물리며 심각한 반도체 품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반도체 부족으로 올 1분기 자동차 생산대수가 10만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녀, 2분기에 더 큰 폭의 감산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폭스바겐의 스페인 자동차 브랜드인 세아트의 웨인 그리피스 사장은 24일(현지시간) "부품 공급업체들과 폭스바겐 그룹에서 2분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아마도 1분기때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리피스 사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외곽 지역의 세아트 공장 상황에 대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네럴모터스의 경우 반도체 품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픽업트럭에 연료관리 모듈을 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완성차업체들이 잇달아 가동중단 사태를 겪으며 국내 부품업체의 기초체력 역시 빠르게 약화하고 있다. 수만개의 부품 중 핵심 부품 몇 가지만 없어도 라인이 멈추는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비 반도체 부품을 생산하는 부품업체들 역시 울며 겨자먹기로 감산에 들어갔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 협력업체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쌍용차 협력사인 효림산업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종전 B+에서 B로 한 단계 낮췄다. 등급전망도 부정적으로 달아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주 거래처인 쌍용차의 기업회생절차 개시로 영업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효림그룹은 계열 내 영업·재무적으로 긴밀하게 연계돼 있는 가운데 주력 업체들의 실적 부진과 더불어 재무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며 "완성차 수요 위축과 쌍용차의 기업회생절차 개시로 효림산업과 효림정공의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구지역 내 자동차부품 기업 10곳 중 7곳은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사태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대구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상의가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지역 자동차 부품업체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중 68.3%가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규모가 크거나 1차 밴드 위주 기업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한 비중이 높았고 일부 2차 밴드에서는 발주처에서 납품 자체를 보류해 영업 지속에 불안을 표한 사례도 있었다. 기업 대부분은 생산물량 감축에 잔업·특근 축소 등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업계는 3분기가 되면 반도체 수급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아 주우정 재경본부장 본부장(부사장)은 반도체 품귀에 따른 생산 차질 가능성에 대해 "가장 어려운 시점은 5월이 될 것이고, 6월은 5월보다는 좀 나을 것"이라며 "3, 4분기에는 2분기에 깎아먹은 것을 좀 채울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해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록 5, 6월 일부 차질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이후 밀린 수요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고, 단기 부침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대만 TSMC도 3분기부터는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고, 주요 공급업체들의 램프업(증산) 상황을 봐도 3분기부터는 조달계획이 상당히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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