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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대기업 집단]김범석, 쿠팡 '총수 부담' 벗었다…현대차 동일인 정몽구→정의선

등록 2021.04.29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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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2021 대기업 집단 지정 결과 발표

외국인, 동일인 지정 안 한다는 관례 따라

'현행 규제 한계점·계열사 현황' 등도 고려

현대차·효성 동일인 교체…"사실상 지배자"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재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도 공정위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1.01.22.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김재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동일인(총수)을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아닌 법인(쿠팡)으로 지정했다. 이로서 김범석 의장은 각종 법적 의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지게 됐다.

현대자동차(정몽구 명예 회장→정의선 회장)와 효성(조석래 명예 회장→조현준 회장)의 동일인은 교체됐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2021년 대기업(공시 대상 기업) 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한다. 그는 "쿠팡의 경우 그간의 사례, 현행 제도의 미비점, 계열사 범위 등을, 현대차·효성은 현 회장 취임 후 대규모 투자 결정이 나와 실질 지배력이 이동한 것으로 봤다"고 했다.

공정위는 매년 자산 총액 5조원 이상~10조원 미만 기업 집단을 공시 대상 기업 집단으로, 10조원 이상 집단을 상호 출자 제한 기업 집단으로 지정하고, 각 집단의 동일인을 함께 정해 4월 말~5월 초에 대외적으로 공표한다.

동일인은 공정위의 사익 편취(일감 몰아주기 등) 규제 등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방지 제재의 최종 책임자가 된다. 이 뿐만 아니라 회사(계열사) 현황, 주주·임원 구성 등이 포함된 공정위 제출 '지정 자료'의 책임을 지는 자리기도 하다. 이런 법적 책임을 어기면 형사 제재를 받을 수 있는데, 김범석 의장은 이런 부담을 벗은 것이다.

 [뉴욕=AP/뉴시스]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11일(현지시간) 쿠팡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앞두고 거래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3.11.

[뉴욕=AP/뉴시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11일(현지 시각) 쿠팡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앞두고 NYSE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3.11.


쿠팡의 경우 미국인인 김범석 의장이 미국 법인 '쿠팡 Inc.'를 통해 한국 쿠팡 및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점이 명백하지만, 기존 외국계 기업 집단의 경우 지배자가 아닌 국내 최상단 회사를 동일인으로 판단해온 점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자회사 S-Oil, 미국 GM 자회사 한국GM의 동일인이 각 법인이다.

공정위는 "현행 경제력 집중 억제 시책이 국내를 전제로 설계돼 있어 외국인 동일인을 규제하기에 미비하다"고도 했다. 외국인을 국내법 규정으로 형사 제재하기는 어려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다. 김범석 의장과 쿠팡 중 누구로 동일인으로 보든 현재로서는 계열사 범위에 변화가 없는 점도 이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 동일인 교체의 경우 정의선 회장이 지난해 10월 현대차 회장으로 취임한 점이 고려됐다. 정몽구 명예 회장이 지난달 정기 주주 총회에서 보유 중인 현대차 주식 5.33%, 현대모비스 7.15% 의결권을 정의선 회장에게 위임해 사실상 최다 출자자가 바뀌었다는 얘기다.

정의선 회장 취임 후 미국 로봇 스타트업(신생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계열사(현대오토에버-현대엠엔소프트-현대오트론) 간 합병, 기아자동차(→기아) 사명 변경 등 경영상 주요 변동 사항이 있었다는 점도 고려했다. 김재신 부위원장은 "현대차의 실질적 지배력이 불가역적으로 전이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효성은 조현준 회장이 지주사 '효성'의 주식 21.94%를 보유한 최다 출자자고, 지난 2017년 7월 회장으로 취임했다. 조석래 명예 회장이 지난달 정기 주총에서 보유 중인 효성 주식 9.43% 의결권을 조현준 회장에게 위임해 그의 최다 출자자 지위가 강해지기도 했다.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사옥 도서관에서 그룹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열린 온라인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1.03.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1.03.16. [email protected]


조현준 회장 취임 후 효성이 인적 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등 지배 구조가 바뀌었고, 1조4000억원 규모의 베트남 투자 결정이 내려졌으며, 계열사(효성-효성트랜스월드) 간 합병이 이뤄지는 등 경영상 주요 변동 사항도 있었다.

두 집단 모두 현 동일인이 고령(정몽구 명예 회장 84세·조석래 명예 회장 87세)이고, 건강 상태를 볼 때 경영 복귀 가능성이 높지 않은 점도 함께 고려됐다. 김재신 부위원장은 "각 기업 집단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2세를 동일인으로 판단해 권한과 책임을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현대차·효성이 사익 편취 행위를 하거나, 미비한 지정 자료를 제출할 경우 각각 정의선 회장·조현준 회장이 법적 책임을 지게 된다.

이번에 쿠팡과 함께 신규 지정된 대기업 집단의 경우 현대해상화재보험(정몽윤)·중앙(홍석현)·반도홀딩스(권홍사)·대방건설(구교운)·MDM(문주현)·IS지주(권혁운)는 최다 출자자·최고 경영자인 자연인(사람)이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동일인은 법인(KAI)이다. 수출입은행이 주식 26.4%를 보유한 최다 출자자인 점이 고려됐다. KDB산업은행이 55.7%를 보유한 대우조선해양의 경우에도 동일인이 법인(대우조선)으로 지정돼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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