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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쓸통]코로나 여파에 깨끗해진 우리 동네?…이유 있었네

등록 2021.05.02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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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반기 청소원·환경미화원 취업자 '역대 최대'

110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15만4000명 늘어

나랏돈 쓴 '재정일자리' 효과…돌봄·보건 직종 영향

배달원 4만 명 증가…음식 단순 종사자 4만 명 줄어


[베네치아=AP/뉴시스]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관광지 베네치아에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객들이 사라지면서 빈 곤돌라들이 바닷물에 떠있다. 2020.03.10

[베네치아=AP/뉴시스]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관광지 베네치아에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객들이 사라지면서 빈 곤돌라들이 바닷물에 떠있다. 2020.03.10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탈리아의 유명 관광지인 베네치아 수질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얘기를 들어보셨나요.

이곳은 도시 전체에 수로가 뚫려 배를 타고 다니는 '물의 도시'로 유명합니다. 최근 관광객이 뜸해지면서 선박으로 붐비던 해상에 돌고래가 헤엄치는 장면이 포착됐는데요. 일부 사람들은 이를 두고 '코로나의 역설'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을까요. 과학적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분석한 것은 아니지만 1년 새 100만 명이 넘는 청소원과 환경미화원이 새로 취업했다면 개연성을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2일 통계청의 '2020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 조사'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 청소원·환경미화원 취업자 수는 110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15만4000명(16.2%) 늘었습니다.

이는 통계가 집계된 2013년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인데요. 취업자 수가 100만 명을 넘긴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직전 최대치는 2019년 2분기에 기록한 95만3000명이고 이전까지는 대부분 70~80만 명대로 집계돼왔습니다.

[베네치아=AP/뉴시스]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곤돌라 사공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2020.03.10.

[베네치아=AP/뉴시스]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곤돌라 사공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2020.03.10.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고용시장이 위축됐는데도 청소원·환경미화원 취업자가 역대급으로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나랏돈을 그만큼 많이 썼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른바 '재정 일자리'를 통해 줄어드는 민간 일자리를 보완한 것인데요.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입법 및 일반 정부 행정 업종의 취업자는 82만5000명으로 13만2000명(19.0%) 늘었습니다. 취업자 수와 증가 폭 모두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입니다.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 부문의 취업자 수도 122만 명으로 12만3000명(11.3%) 증가했습니다.

청소원·환경미화원과 함께 대표적인 '재정 일자리'에 속하는 직종인 돌봄 및 보건 서비스 종사자도 큰 폭 늘었는데요. 해당 취업자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 56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5만3000명(10.5%) 증가했습니다.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광주 동구 용산동 한 주택가에서 환경 미화원이 재활용 안내문구를 부착하고 있다. 2021.02.18.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광주 동구 용산동 한 주택가에서 환경 미화원이 재활용 안내문구를 부착하고 있다. 2021.02.18. [email protected]



'재정 일자리'는 아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늘어난 직종은 또 있습니다. 바로 배달원인데요. 지난해 하반기 배달원으로 새로 취업한 사람은 39만 명으로 전년 대비 4만1000명(11.8%) 늘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밥을 시켜 먹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반대로 말하면 식당과 같은 대면 서비스 업종의 취업자 수는 급격히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같은 기간 새로 취업한 음식 관련 단순 종사자와 식음료 서비스 종사자는 각각 37만8000명, 55만3000명으로 4만1000명(9.8%), 10만4000명(15.9%) 감소했습니다.

또한 조리사 취업자도 3만5000명(3.5%) 줄어든 96만1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외에 문리·기술 및 예능 강사(-14.2%), 감정·기술 영업 및 중개 관련 종사자(-11.1%), 매장 판매 종사자(-9.6%), 학교 교사(-4.3%) 등도 취업자가 크게 감소했습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서울 한 음식점에 전자출입명부와 수기출입명부가 비치돼 있다. 2021.04.05.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서울 한 음식점에 전자출입명부와 수기출입명부가 비치돼 있다. 2021.04.05. [email protected]



코로나19 여파로 취업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많은 분들이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얼마 전 페이스북을 통해 "청년 실업률(10%)이 코로나19 위기 직전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 세대'의 취업난과 불안을 보여주는 것 같아 가슴 아픈 대목이고 풀어야 할 최대 숙제"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지난 3월 취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만 명 넘게 늘어나면서 1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한 만큼 앞으로 불어올 봄바람을 기대해봅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란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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