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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손수정 PD "'맛집의 옆집', 카카오TV라 가능했다"

등록 2021.05.06 15: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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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맛집의 옆집' 11회 프리뷰. 사진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M컴퍼니 제공. 2021.4.16. photo@newesis.com

[서울=뉴시스] '맛집의 옆집' 11회 프리뷰. 사진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M컴퍼니 제공. 2021.4.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2월26일 첫 방송을 시작한 카카오TV의 예능 '맛집의 옆집'은 단 2회 만에 누적 조회수 400만 회를 찍었다. 이후 한달 만에 누적 조회수 1400만 회를 기록하더니, 현재 총 누적 조회수 3400만 회를 돌파했다.

이 프로그램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편애중계' 등을 연출했던 손수정 PD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옮겨온 후 내놓은 첫 작품이다. 그는 웹 예능의 자유로움과 지상파 출신 제작진의 노련함을 잘 조합해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다. 

손 PD는 이 프로그램을 제작함에 있어 "'날 것'과 완성도의 균형을 맞추는 것"에 최대한 초점을 맞췄다. 그는 정부의 심의 기준과 사내 프로그램 선별 기준이 엄격한 지상파 출신 PD다. 그만큼 그가 만드는 프로그램은 지상파 프로그램만큼의 완성도를 갖출 터였다.

손 PD는 "저희 프로그램은 일반인을 주인공으로 한다.  TV 시장에서 할 수 없었던 날 것으로 승부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이를 통해 날 것의 매력, 정직한 웃음을 뽑아낼 수 있다.사장님들의 모습을 미화나 포장 없이 보여드린다"고 말했다.

'날 것'의 매력은 일반인 출연자뿐 아니라 MC들에게서도 찾을 수 있다. '솔직함'에 있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김구라에 '리틀 김구라' 이진호와 그룹 골든차일드의 이장준을 MC로 기용했다.

손 PD는 "MC들이 손님으로서 할 수 있는 얘기를 과감없이 한다. '근데 이 집은 고기가 말랐어', '죽은 닭이긴 한데 생기가 없다' 등 기존 음식 프로그램에서 하지 못한,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걸 속시원하게 긁어준다. 시청자들이 그런 점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지 않나 싶다"고 했다.

[서울=뉴시스]손수정PD(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2021.05.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손수정PD(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2021.05.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 프로그램은 그 콘셉트부터 참신하다. 음식을 소재로 하는 모든 프로그램이 소문난 '맛집'을 다루는데 반해 '맛집의 옆집'은 일명 '대박집 옆 쪽박집'을 다룬다. 이는 내외부적 심의가 엄격한 지상파에서는 쉽게 탄생하기 어려웠을 소재다.

손 PD는 "MBC는 0세부터 100세까지 볼 수 있는 지상파 방송이다. 거기에서 심의기준에 맞는 아이템 선정은 엄격할 수밖에 없다. 공중파에서 만드는 프로그램인 만큼 산골에 있는 80~90세 어르신들도 이해할 수 있는 방송을 만들어, 시청자들이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반해) 모바일 플랫폼인 카카오는 자기가 원하면 클릭해 보고 보기 싫으면 보지 않을 수 있다. '맛집의 옆집'은 카카오라 탄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편집은 누구보다 조심하고 있다. 카카오TV 역시 0세부터 100세까지 클릭만 하면 볼 수 있다. 너무 자극적으로 만들어 클릭 유도하기보다, 넓은 층의 연령대가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맛집의 옆집'은 프로그램의 소재가 자극적으로 보일지언정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출연하시겠다는 사장님들 중에서 손님에 대한 기본적인 정성이 없거나 되는대로 장사를 하는 분들 등 소개하기 부끄러운 분들은 섭외하지 않고 있어요."

"2회에 나온 소윤네 식당 할머니는 욕심이 없으신 분이셨어요. 종로3가에서 일하는 아저씨들이 자기가 없으면 밥 먹을 곳이 없기에 장사를 한다고, 신념을 갖고 가게를 운영하는 분이셨죠. 요즘 같은 세상에 5000원이라는 가격에 밑반찬이 5~6가지가 나왔죠."

MC들 역시 '옆집'들의 부족한 점을 짓궂게 지적하고 비판만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가게들이 어떻게 하면 잘 될 수 있을지에 고심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손 PD는 "김구라씨와 처음 일하는데 그의 활약에 감동받았다. 저희 조연출 친구들은 '구며들었다'고 말할 정도로 그의 광팬이 됐다. 카메라가 꺼진 후에도 사장님들한테 조언을 계속 하신다. 그런 걸 보면서 '진심으로 이 방송을 하고 계시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PD선배들한테 '구라형 왜 이렇게 열심히 하냐'는 전화를 받곤 한다"며 기쁘게 웃어 보였다.
[서울=뉴시스] 카카오TV '맛집의 옆집' 10회. 사진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M컴퍼니. 2021.4.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카카오TV '맛집의 옆집' 10회. 사진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M컴퍼니. 2021.4.09. [email protected]

다른 MC인 이진호와 이장준에 대해서는 "이진호씨는 이 프로그램에 아이디어를 제공한 분이다. 이 콘셉트는 이진호씨가 4~5년 전부터 얘기하고 다닌 거다. 당연히 같이 할 생각이었다. 이장준은 김구라의 눈치를 안 보는 유일한 아이돌이다. 또 분위기가 자칫 얼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풀어주는 역할을 정말 잘 한다"고 칭찬했다.

손 PD는 음식점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의 '옆집'들도 다룰 계획이다. '미용실 옆 이용원'(과거 많이 존재했던 이발소를 부르는 다른 명칭), '로또 맛집 옆 로또집', '교회 옆 점집', '결혼정보회사 옆 이혼전문 변호사' 등이 예정돼 있다.

"저희가 다니는 옆집들은 손님에 대한 정성이 없는 집이 아니에요. 내가 팔 아이템을 잘 '포장'하지 못 하는 집, 장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갈피를 못 잡는 집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손님의 입장이 돼 이 집은 이것만 바꾸면 다 좋을 것 같다는 마음으로 솔루션을 주는 데 최우선적으로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여기에 집중해 보신다면 더 힘내서 잘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맛집의 옆집'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카카오TV에서 공개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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