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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잠겨있는 돈... '예금회전율' 사상 최저

등록 2021.05.1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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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요구불예금 회전율 17.3회로 역대 최저

초저금리에 유동자금, 요구불예금에 몰려

요구불예금 3167조…코로나 전보더 46%↑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언제든 출금이 가능한 예금인 요구불예금의 회전율이 지난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경제주체들이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여유 자금을 요구불예금에 쌓아 놓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도 17.3회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5년 이후 35년 만에 가장 낮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지급을 원하면 언제든지 은행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초단기 예금으로 현금과 유사한 유동성을 지닌다. 예금회전율은 월간 예금지급액을 예금평잔액으로 나눈 값이다. 예금회전율이 낮을 수록 가계나 기업이 예금을 은행에 묶어 둔 채 좀처럼 꺼내 쓰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1999년 67회로 정점을 찍은 후 하락을 지속해 2005년에는 21.8회까지 떨어졌다. 이후 다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2010년 34.8회까지 올라갔으나 2013년(28.9회) 이후 줄곧 30회를 밑돌다가 2019년(19.1) 이후 부터는 20회를 넘지 못했다.

통상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경제가 성장할 때 높아지고 좋지 않을 때는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이 낮은 것은 저금리로 시장의 유동성은 커졌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불확실한 경기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수시 입출입이 가능한 은행 통장에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평잔)도 올해 3월 기준 316조8777억원으로 전월대비 11조802억(3.6%) 늘면서 사상최대를 경신했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12월(216조6261억원)과 비교해 보면 46.3%(100조2516억원) 급증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금리가 낮아지면서 투자기회를 노리는 사람들이 언제든 쉽게 빼서 쓸 수 있는 형태로 자금을 보유하면서 예금 이외 주식투자 등 다른 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노리는 유동자금이 요구불예금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의 경우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언제라도 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형태로 자금을 가지고 있으려는 성향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요구불예금은 경제 활동과 비례하는 데 돈에 대한 수요가 많을 때 요구불예금이 활발해지고 역성장 될때는 하락하게 된다"며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위축된 반면 상대적으로 시중에 돈은 많이 풀리면서 요구불예금 회전율이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요구불예금 회전율이 최근 10년 간 꾸준히 내려가고 있고, 과거에 비해 간편결제나 신용결제 등이 늘어난 점도 회전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주식투자 등을 위해 요구불예금 형태로 보유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금리가 낮아지면서 들어뒀던 적금을 깨서 다른 자산에 투자를 하려고 하는 흐름이 있었고, 이 자금이 바로 주식 시장 등으로 들어가기 보다는 요구불예금에 먼저 넣어뒀다가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정책금융기관에서 대출이나 자금지원이 나간 것도 요구불예금으로 들어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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