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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자 고백·사죄 먼저" 5·18 41돌 기념식(종합2보)

등록 2021.05.18 17: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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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기록물 등으로 한국 민주화 등불된 5·18항쟁 의미 고찰

화해·용서·국민통합은 올곧은 진상규명 바탕 위에서 선명해질 것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우리들의 오월'을 주제로 5·18민주화운동 41주기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2021.05.18.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우리들의 오월'을 주제로 5·18민주화운동 41주기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2021.05.18.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신대희 변재훈 기자 = 5·18민주화운동 정신 계승을 통한 국민 통합 메시지가 담긴 5·18 41주년 기념식이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됐다.

진정한 국민 통합을 이루기 위해선 권력을 빼앗으려고 시민을 학살한 이들의 고백과 사죄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전두환 신군부 세력의 만행이 낱낱이 밝혀져야 참된 사과·용서·위로가 이뤄질 수 있고, 5·18정신이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으로 재점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우리들의 오월'을 주제로 5·18민주화운동 41주기 기념식이 열린 가운데 고 이창현군의 아버지 이귀복씨가 아들의 묘비 앞에 우두커니 서있다. 2021.05.18.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우리들의 오월'을 주제로 5·18민주화운동 41주기 기념식이 열린 가운데 고 이창현군의 아버지 이귀복씨가 아들의 묘비 앞에 우두커니 서있다. 2021.05.18. [email protected]


◇우리들의 오월

'우리들의 오월'을 주제로 열린 보훈처 주관 기념식에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정관계 주요 인사와 5·18민주유공자·유족·시민 등 99명만 참석했다.

41주년 기념식은 헌화·분향, 국민의례, 애국가 제창, 경과 보고, 기념공연 1막, 기념사, 기념공연 2막,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이어졌다.

기념공연에서는 '기록을 말하다' 독백 형식 공연(1980년 5월25일 광주시민 성명과 5·18 일기·취재수첩 등)으로 깨어 있는 시민 의식과 민주 역량을 재조명했다.

투사회보를 펴낸 박용준 열사의 사연, 5·18 사적지, 미얀마 민주화 투쟁 상황을 영상으로 보여주며 민주화의 등불이 된 5·18의 의미를 고찰했다.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 모두는 광주에 빚을 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념식 주제인 '우리들의 오월'에 쓰인 글꼴은 박 열사의 글씨를 본떠 만든 '투사회보체'로 이날 처음 대중에 공개됐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우리들의 오월'을 주제로 5·18민주화운동 41주기 기념식이 열린 가운데 김부겸 국무총리가 오월 열사의 어머니를 안아주고 있다. 20201.05.18.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우리들의 오월'을 주제로 5·18민주화운동 41주기 기념식이 열린 가운데 김부겸 국무총리가 오월 열사의 어머니를 안아주고 있다. 20201.05.18. [email protected]


◇화해·용서·국민 통합 선행 조건은 학살자 고백·사죄

김부겸 국무총리는 기념사에서 진정한 국민 통합을 이루기 위해선 시민을 학살한 가해자들의 고백과 사죄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화해와 용서는 지속적인 진상 규명과 가해 당사자들의 진정한 사과, 살아있는 역사로서 '오월 광주'를 함께 기억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대한민국은 오월 광주에 대한 완전한 진실이 규명될 때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의 진상 규명 의지를 드러냈다.

또 "계엄군으로 참여했던 군인들의 용기 있는 고백과 진술로 진실이 밝혀지고 있는 이 시점에도, 내란 목적 살인죄를 저지른 핵심 책임자들은 단 한마디의 고백과 사과도 없다. 역사와 광주의 이름으로 요구한다. 그날의 진실을 밝히고 광주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가족의 생사라도 확인하고 싶은 그 마음, 시신이라도 찾고 싶은 애절한 심정, 어떻게 목숨을 잃었는지라도 알고 싶은 안타까움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달라"며 국가폭력 가해자의 진실 고백을 호소하는 대목에서 오월 유가족은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기를 겪은 대구에 가장 먼저 손길을 내민 광주의 오월 정신을 계승해나가자"는 기념사도 '41년 전 광주의 오월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오월임'을 알렸다.
[광주=뉴시스] 광주·전남사진기자단 =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우리들의 오월'을 주제로 5·18민주화운동 41주기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2021.05.18.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광주·전남사진기자단 =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우리들의 오월'을 주제로 5·18민주화운동 41주기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2021.05.18. [email protected]


◇올곧은 진상 규명으로 모이는 시선

올해 기념식은 '화해·용서·국민 통합은 올곧은 진상 규명의 바탕 위에서 더욱 선명해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신군부의 명령으로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이 5·18진상조사위 면담에서 양심 고백(조준 사격·암매장 등)을 하면서 자신의 사격으로 숨진 희생자 유족에게 사죄한 반면, 책임자들은 끝까지 반인륜 범죄를 부인하고 있다.

발포 명령자이자 학살 책임자로 꼽히는 전두환은 명백한 기록·증언과 사자명예훼손 유죄 판결에도 5·18 헬기 사격을 부인하며 법을 비웃고 있다.

진상이 감춰진 역사는 마지막까지 전남도청에 남은 이들과 함께 현재로 되돌아 온다. 시대와 역사는 학살 책임자들에게 '이제는 광주의 진실을 밝히고 참회하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역·세대·진영을 뛰어넘는 오월정신 계승은 책임자가 용서를 구하고 일상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우리들의 오월'을 주제로 5·18민주화운동 41주기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2021.05.18.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우리들의 오월'을 주제로 5·18민주화운동 41주기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2021.05.18. [email protected]


◇유네스코 기록물로 항쟁 의의 재조명

기념식에선 유네스코(UNESCO) 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여고생 일기장, 기자 취재수첩, 시민 성명서가 뮤지컬 드라마 형태로 재구성돼 항쟁의 의의와 참상을 알렸다.

광주여고 3학년생이던 주소연씨가 쓴 일기를 통해 계엄군의 폭력적 진압, 항쟁 당시 범시민적 성원, 나눔·연대 대동정신 등의 메시지를 던졌다.

또 동아일보 광주 주재기자였던 김영택의 13일 간 취재일기를 통해 길 가던 신혼부부를 구타하고 비무장 학생에게 사격하는 공수부대원들의 만행을 낱낱이 알렸다.

끝으로 '1980년 5월25일 광주시민이 국민에게 드리는 글' 총궐기 성명을 재조명하며 '독재를 깨뜨리고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승리'를 꿈꿨던 민중의 염원을 외쳤다.

곧바로 나온 영상에선 '이름도 없이 얼굴도 없이 무고하게 사라져갈 지라도, 자유와 민주를 향한 광주의 오월은 눈부시게 빛났고,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거대한 흐름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라는 자막이 흘러나와 감동을 자아냈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5·18민주화운동 41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중항쟁 추모제에 참석한 국민의힘 (사진 왼쪽부터)성일종·정운천 의원이 유족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1.05.17.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5·18민주화운동 41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중항쟁 추모제에 참석한 국민의힘 (사진 왼쪽부터)성일종·정운천 의원이 유족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1.05.17. [email protected]


◇여·야 지도부 광주로…깜짝 '주먹밥 회동'도

오월정신을 진상 규명·화해·용서로서 국민 통합의 계기로 삼자는 기념식 취지에 맞게 여·야 모두 광주를 찾았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원내대표), 정의당 여영국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등 각 당 지도부가 모두 참석했다.

민주당은 이재명·이낙연·정세균 등 대권 주자들이 5·18을 전후로 광주를 방문, 항쟁 정신 계승을 다짐했다. 전날엔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가 오월영령 앞에 참배했다.

국민의힘도 김 권한대행이 지난 7일 취임 이후 2차례 광주를 방문했다. 정운천·성일종 의원은 5·18유족회 주관으로 전날 열린 추모제에 초청받기도 했다. 과거 보수정당 소속 의원이 자발적으로 참석한 경우를 빼고 유족회의 공식 초청을 받은 것은 사상 최초다.

특히 민주당·국민의힘 대표가 기념식을 앞두고 광주송정역에서 20여분 간 만나 오월공동체 정신의 상징인 '주먹밥'을 함께 먹으며 국민 통합을 다짐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날 기념식 전 공법단체 설립을 놓고 갈등하는 일부 5·18단체 회원들 간 소동이 벌어지도 했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41주기 기념식에 참석해 유족을 만나 위로하고 있다. 2021.05.18.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41주기 기념식에 참석해 유족을 만나 위로하고 있다. 2021.05.18.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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