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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한미 정상회담' 첫 반응에…"대화 여지" vs "대미 압박"

등록 2021.05.31 09: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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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필명, 수위 조절…대화 염두 둔 준비"

"대북정책에 압박…신중 접근, 고민하는 것"

"미사일 개발 정당성…中목소리 대변 모습"

北, 미사일지침 종료 비판…"고의 적대 행위"

[워싱턴=뉴시스]추상철 기자 = 지난 21일(현지 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5.22. scchoo@newsis.com

[워싱턴=뉴시스]추상철 기자 = 지난 21일(현지 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5.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심동준 기자 = 북한이 31일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에 대한 비난 목소리를 내면서 주목받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첫 북한 공식 매체 의 반응인데,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기관 명의가 아닌 개인 명의로 비판이 이뤄졌다는 점과 그 목소리를 낸 대상 등을 토대로 북한 측에서 수위 조절을 한 것이라는 등 분석이 나온다. 대화 여지가 남아 있다는 관측도 언급된다.

이날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번 북한 측 반응에 대해 "형식, 내용면에서 수위조절적인 것이 특징"이라며 "대외 통신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그것도 김명철이라는 개인 필명을 통해 내보낸 점은 당국 명의가 아니라는 점을 의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이어 "한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에 공이 넘어간 상황에서 침묵이 길어지는 가운데 그런 비판을 의식해 개인 필명으로, 그것도 미사일지침 종료를 주된 테마로 하나 던지고 반응을 보고자 하는 성격"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미 정상회담 전체를 비판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공식 반응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 전체를 비판하고 대화를 포기했으면 이런 식의 개인 논평은 아예 내보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대화를 염두에 둔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면서도 "다만 대화 재개 시 미사일지침 종료와 한미의 이중적 태도는 짚고 넘어가겠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경고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국제문제평론이라는 다소 애매한 방식으로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사실상 첫 반응을 내놓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봤다.

이어 "김여정 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권정근 외무성 국장 등 그동안 대미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혀온 인물들이 아닌 평론가 이름으로 나온 점에서 북한 측이 나름대로 북미관계에 대한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또 이번 반응에 대해 " 미국 측이 밝힌 실용적 접근법, 최대 유연성이라는 대북정책 기조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유인책 제시를 요구, 압박하는 성격의 메시지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즉각적 반발이 아니라, 비중이 상당히 떨어지는 평론가를 통해 한미 정상회담 종료 9일 만에 입장을 내놓은 것은 북한 측이 대미 관계를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고, 이전보다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북미 대화 재개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그렇다고 북한 측이 완전히 미국과의 대화에 관심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라고 봤다.

北 '한미 정상회담' 첫 반응에…"대화 여지" vs "대미 압박"

또 "문 대통령에 대한 짧지만 강한 비난 구절은 북한이 남북 대화보다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대응에 우선순위가 있음을 재확인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이번 반응이 미국 대북정책과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부정적 내용을 담았다는 쪽에 무게를 둔 견해도 있다. 미사일 시험 발사 포석 또는 중국과의 공조 강화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선 등이 존재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개인 자격으로 수준을 조정해 발표했지만 미국과 대화 가능성을 낮춘 반응으로 볼 수 있다"며 "당분간 대미 압박을 지속해 미국의 더 구체적인 조치를 끌어내려는 의도로도 읽힌다"고 봤다.

또 "북한이 미사일지침만을 특정한 것은 미사일 개발을 위한 정당성과 연계된다"며 "자위적 조치를 다시 한 번 정당화해 향후 미사일 발사 시험을 재개할 수 있음을 예고한다고 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아울러 이번 반응에 "중국 목소리를 북한이 대변하는 모습"이 반영됐다고 바라봤으며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미사일 제재를 대북 적대시 정책의 집중적 표현으로 간주한다"는 평가 등을 내놓았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명철 국제문제평론가 명의 기사를 통해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에 대해 "고의적 적대 행위", "대 조선(북한) 적대시정책의 집중적인 표현인 동시에 파렴치한 이중적인 행태를 스스로 드러내는 산 증거"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지금 많은 나라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고안해 낸 실용적 접근법이니, 최대유연성이니 하는 대 조선 정책 기조들이 권모술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면서 자위적 국가방위력 강화를 언급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기쁜 마음으로 미사일지침 종료 사실을 전한다고 설레발을 치면서 지역 나라들 조준경 안에 스스로 머리를 들이밀었다"면서 "일을 저질러놓고는 죄의식에 싸여 이쪽저쪽의 반응이 어떠한지 촉각을 세우고 엿보고 있는 그 비루한 꼴이 실로 역겹다"고 비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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