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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따라 갈리는 희비…'김부선'은 초상집 '의인왕'은 잔칫집

등록 2021.06.06 06:00:00수정 2021.06.15 08:4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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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인덕원·왕십리, C노선 추가 가능성에 집값 '쑥'

이달 말 4차 철도망 계획 확정…김포, 막바지 사활

"탈서울행렬+GTX 기대감에 수도권 강세 지속" 전망

[부천=뉴시스]고승민 기자 = 정하영 김포시장, 김상호 하남시장, 장덕천 부천시장, 이정훈 서울 강동구청장 및 시민단체 대표자들이 20일 경기 부천종합운동장역 인근 도로에서 GTX-D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5.20. kkssmm99@newsis.com

[부천=뉴시스]고승민 기자 = 정하영 김포시장, 김상호 하남시장, 장덕천 부천시장, 이정훈 서울 강동구청장 및 시민단체 대표자들이 20일 경기 부천종합운동장역 인근 도로에서 GTX-D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5.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가 지나는 곳을 중심으로 집값이 난리다. 정차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수 억원씩 뛰는가 하면, 기대에 비해 초라한 노선에 타 지역 대비 상승률이 크게 낮아진 곳도 있다.

최근 들어 GTX-C 노선에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진 의왕, 인덕원, 왕십리 지역 부동산은 들썩이고 있다. D노선의 강남 직결 기대감에 차 있다가 실망한 김포 지역은 사실상 초상집 분위기다.

GTX-C 추가 가능성 만으로도 훌쩍

6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GTX-C 노선 입찰에 참여한 현대, GS, 포스코 건설 3곳 모두가 의왕역, 인덕원역, 왕십리역의 추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노선은 수원역에서 경기 양주 덕정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현재는 수원·금정·정부과천청사·양재·삼성·청량리·광운대·창동·의정부·덕정역 10개가 예정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입찰 공고에서 사업자에게 최대 3개 역을 신설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다.

정차가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이들 지역 부동산 열기가 뜨겁다. 특히 의왕역과 안양·의왕의 경계에 위치한 인덕원역이 추가될 가능성에 의왕 집값이 심상찮다. 이 지역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12월 5억1900만원에서 지난 5월 6억1600만원으로 20% 가까이 올랐다.

의왕에선 최근 대출이 아예 안 나오는 15억원선을 뛰어넘는 거래가도 나왔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아파트의 전용면적 85㎡가 지난 4월30일 15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평형의 호가는 17억원대까지 오른 상황이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 회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GTX-D 원안 사수와 지하철 5호선 연장'을 촉구하는 삭발을 하고 있다. 2021.06.04.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 회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GTX-D 원안 사수와 지하철 5호선 연장'을 촉구하는 삭발을 하고 있다. 2021.06.04. [email protected]


이미 지하철 노선이 촘촘하게 깔려있지만 왕십리역 일대 역시 상승세가 뚜렷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마지막 주(5월31일 기준) 성동구 집값은 왕십리역 인근 행당·마장동 위주로 가격이 올라 전주 대비 0.07% 상승했다.

'김부선'에 우는 김포…부동산 시장도 '찬물'

반면 김포는 GTX-D노선이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서 김포~부천('김부선')까지만 운행될 것으로 그려지면서 찬 물을 끼얹은 분위기다. 당초 경기도가 제안한 노선은 '김포~부천~강남~하남'이었지만 서울 직결의 꿈이 무산되면서 김포 집값도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마지막 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상승률을 보면 시흥(0.91%), 안산(0.79%), 의왕(0.66%), 안양(0.68%), 군포(0.55%) 등이 크게 뛴 것에 반해 김포는 0.05%에 그쳐 수도권 내 하위권에 그쳤다.

정부는 사업비가 많이 든다는 점, 이미 2, 7, 9호선이 서울을 횡단하는 만큼 노선이 겹친다는 이유 등을 들어 경기도 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포~부천까지는 2조1000억원, 하남까지 연결하면 5조9000억원,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김포에서 오는 노선과 부천에서 만나는 Y자 노선은 10억원이 들 전망이다.

2기 신도시 중 서울 직결 노선이 하나도 없는 곳은 김포뿐이라는 주민 반발이 극렬하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2량짜리 김포골드라인을 체험하는 등 정치권에서도 김포 철도망 확충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비판이 거세지자 국토부는 인천 송도에서 출발하는 GTX-B노선과 D를 연계해 용산 혹은 여의도를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김포 주민들은 B노선과의 공유가 아닌 강남으로의 단독 연결을 주장하고 있다.

이달 말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이 확정되는 가운데, 김포를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김주영(김포시갑), 박상혁(김포시을) 의원은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앞에서 경기도 안을 관철하겠다며 삭발식을 벌이기도 했다.

앞으로도 당분간 GTX 등 광역교통망에 따라 집값의 향배가 갈릴 전망이다. 이미 가격이 급등한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하는 실수요자들이 교통 개선 기대감이 있는 지역으로 옮겨가는 '탈 서울 행렬'이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에서 집을 장만해야 할 수요자들이 경기와 인천으로 이동하는 추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광역교통망, 즉 GTX 개통에 대한 기대감이 경기·인천 강세의 한 요인이다. 다만 단기간 급등한 지역은 하반기 들어 상승률이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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