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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메기 '카카오손보' 등장...서비스 어떻게 변하나

등록 2021.06.10 10: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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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메기 '카카오손보' 등장...서비스 어떻게 변하나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금융당국이 카카오페이의 손해보험사 예비허가를 승인하면서 보험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보험사 본허가를 받게 되면 빅테크(대형 IT기업) 최초로 보험업에 진출하게 된다. 카카오페이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향후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보험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정례회의를 열고 카카오손해보험(카카오손보)의 보험업 영위를 예비허가했다. 카카오페이가 금융위에 '카카오손해보험 주식회사'(가칭) 설립 예비 허가를 신청한지 6개월만의 일이다. 금융위는 카카오손보가 카카오그룹의 디지털 기술·플랫폼과 연계한 보험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편익을 높이고 보험산업 경쟁·혁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향후 카카오손보는 6개월 이내에 허가요건인 자본금 출자·인력 채용·물적설비 구축 등을 이행한 후 금융위에 본허가 신청을 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연내 본허가를 목표로 일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후속절차로 본인가를 마무리하고, 연내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출범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중"이라며 "일상 속 위험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는 '테크인슈어런스(인슈어런스(Insurance·보험)와 테크(Tech·기술)의 합성어)' 기반 보험의 새로운 트렌드·혁신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의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빠르면 연말 또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 보험업 영위가 가능할 것으로 보험업계는 보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예비허가에 이어 본허가까지 얻어낸다면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 첫 사례이자 캐롯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에 이은 세번째 디지털 손보사 탄생이다. 카카오페이가 금융당국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카카오손보는 소비자가 참여하는 DIY(Do It Yourself·직접 만드는 제품) 보험, 플랫폼과 연계 보험 등 일상생활의 보장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카카오톡·카카오페이를 통한 간편 가입, 플랫폼을 통한 간편 청구,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속한 보험금 지급 심사 등 보험 가입·청구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보험업계는 카카오손보가 소액단기전문보험(미니보험), 자동차보험을 시작으로 디지털 종합손보사로 탈바꿈하기 위해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있다. 보험업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카카오손보의 파급력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카카오손보가 보험업계의 화두인 디지털화를 가속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민에게 친숙한 플랫폼인 카카오톡을 보유한 카카오페이가 디지털 보험사를 출범시키면 보험업계에서 디지털 채널이 더욱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카카오페이가 본허가를 받는 게 우선인데, 보험 상품 라인업을 공개한 적이 없다"며 "무난히 본허가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일상생활과 밀접한 미니보험부터 시작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보험사들이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비대면 영업에 힘쓰고 있지만, 예상만큼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며 "보험상품 자체가 스스로 선택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권유에 의해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전통적인 대면채널의 영향력이 아직도 크다. 카카오페이의 보험업 진출 자체만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나기 어렵다"고 했다.
대형메기 '카카오손보' 등장...서비스 어떻게 변하나


또다른 관계자도 "앞서 설립된 디지털 손해보험사와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도 있겠지만, 소비자들이 회사의 네임밸류나 보험상품의 보장내용을 중요하게 여기다보니 카카오페이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캐롯손보가 디지털손보사다운 신상품을 많이 내놓았지만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최하위를 기록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카카오손보 등장만으로 기존 보험사들이 많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판단하는 건 시기상조"라며 "상황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카카오손보가 출범하면 보험사들이 경쟁적으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상품을 내놓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빅테크가 모든 생활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허가요건을 충족한다면 금융당국이 승인을 안 할 수는 없다. 다만 관련 규제를 우회해 진입할 경우에는 금융당국이 과감하게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카카오손보가 보험업권의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은행권과 비슷한 양상으로 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전체 은행권에서 3개 인터넷 전문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며 "인터넷 전문은행에 혁신적인 상품이 있었다기보다는 은행창구에 방문하지 않고도 대출·적금 등의 상품 가입을 간단히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찬가지로 카카오페이도 그런 면에서 강점이 있다"며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소비자들이 가입하기 쉬운 보험상품부터 공략할 것 같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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