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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현경, 5년만에 연극..."렁스, 인간의 모순 다뤄 재미"

등록 2021.06.17 13:19:09수정 2021.06.17 13: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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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부터 9월5일까지 아트원씨어터2관서 재연

[서울=뉴시스] 연극 '렁스' 류현경. 2021.06.17. (사진 = 연극열전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연극 '렁스' 류현경. 2021.06.17. (사진 = 연극열전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배우 류현경이 5년 만에 연극에 출연한다. 연극 '렁스'(26일부터 9월5일까지 아트원씨어터2관·연출 박소영) 재연에서 여자 역을 맡아 합류한다.

영국 작가 던컨 맥밀란의 2인극이다. 작년 국내 초연 당시 코로나19 가운데도 객석 점유율 90%를 기록했다. 한 커플의 일생에 걸친 희로애락을 그린다. 이들은 매 순간 '우리는 좋은 사람일까?'에 대해 질문한다. 환경과 세계, 지구에 대해 고민한다.

류현경이 '렁스'에 캐스팅된 이후 대학로에 "어울린다"는 반응이 많았다. 1996년 SBS TV 드라마 '곰탕'에서 김혜수 아역으로 데뷔한 그녀는 평소 문제의식을 갖고 작품에 출연해왔다. 단편영화 감독이자, 최근 전주국제영화제가 선보인 'J 스페셜 : 올해의 프로그래머'의 첫 프로그래머로 나서기도 했다.

최근 대학로에서 류현경을 만나 '렁스'에 출연한 이유, 연극 장르에서 느끼는 매력에 대해 들어봤다. 

-'렁스'에서 여자와 남자는 부모가 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탄소발자국, 홍수, 쓰나미, 우생학, 입양, 유전 등에 대해서도 논합니다. 한껏 '좋은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는데요, 하지만 허점으로 가득찬 두 사람에게 더 공감이 되더라고요.

"여자와 남자가 대화를 하며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 곳곳에, 인간 본연의 모순적인 마음과 생각이 담겨 있어 좋았어요. 착하고 고민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다소 나쁘고 상처 받은 모습들이 잘 섞여 있었죠."

-'렁스' 속 여성은 지구 환경에 대한 박사 논문을 쓸 정도로 지적이고, 사회문제에 열정적입니다. 닮은 점이 있나요?

"연극 속 여성의 캐릭터는 20대 중후반이에요. 열정적으로 생각하고 이야기하는데, 저는 그런 때는 지났죠. 하하. 다만 열정적이던 제 한 때를 보는 듯한 느낌은 들었어요. 지금은 열정보다 긍정이 커요. 어떤 문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긍적으로 승화시키는 편이죠. 여자의 열정적인 모습은 누구나 공감할 거 같아요."

-극 중에서 인물들이 고민한 것들 중에 가장 공감이 간 부분이 있습니까?

"'우리 나무를 심자'라는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저 역시 산(山)을 좋아해요. 산이 없어질 거 같다는 생각에 운 적이 있어요. 산불이 난 모습을 보고 펑펑 울기도 했고요. 자연은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에요. 그리고 남에게 피해는 절대 주면 안 된다는 생각도 있죠."

-2인극으로 퇴장·암전 한 번 없이 100분을 배우들의 힘으로 채웁니다. 연습하시면서 힘들지는 않나요.

"다른 배우분들이 잘 도와주셔서 잘 준비하고 있어요. 사실 초반에는 힘들었거든요. 2인극은 배우만의 연기로 끌고가야 하다보니, 순간순간에 집중할 수 있어요. 배우로서는 행복한 일이죠."

-2014년 동명 영화가 바탕인 연극 '내 아내의 모든 것'을 통해 연극 데뷔 신고식을 치렀고, 2016년 연극 '올모스트 메인'에 출연했습니다. 이번이 세 번째 연극인데, 이 장르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사실 무대에 오르는 건 힘들어요. 하지만 오르는 순간 행복하죠. 저는 완성형 인간이 아니라서 성장해가는 과정을 감사해하거든요. 특히 동료들의 응원에 힘이 나요. 무엇보다 '렁스'처럼 한 배역에 트리플 캐스팅의 경우, 상대역에 따라 같은 캐릭터라도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재밌어요. 다른 분들의 장점을 발견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고요."

-'렁스'에선 또 인상적인 장면은 인물들이 삶의 변곡점마다 갈아신는 신발이죠. 그 신발들이 무대 앞에 전시되는데, 탄소발자국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인생의 소중한 흔적들 같더라고요. 현경 씨는 지금까지 인생 발자국을 잘 찍어오셨나요?

"저도 '렁스'에서 신발이 삶의 발자국이자, 탄소 발자국 같은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어요. 제 발자국은 나름대로 잘 찍어온 것 같아요. 누군가에 보여주기 위해 잘 찍었다는 건 아니고요. 사람이 걷는 속도, 발자국 크기는 각자 다르니까 묵묵히 자기만의 발걸음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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