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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윤석열 각자 다른 '빅텐트'…외연확장 경쟁 본격화

등록 2021.06.18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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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vs 안철수' 샅바싸움과 같은 양상

尹 빅텐트…보수·중도·진보 아우른 이념 통합

李 빅텐트…국힘 조직 + 2030·호남까지 섭렵

일부에선 "李텐트가 尹텐트보다 커" 평가도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양소리 김승민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주도권 싸움이 시작됐다. 지난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당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기싸움을 보는 것 같다는 관전평이 벌써 나온다.

이 대표, 윤 전 총장 모두 야권 '빅텐트론'을 꺼내들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을, 윤 전 총장은 자신이 텐트의 중심에 서겠다는 주도권 경쟁도 함께 시작됐다. 두 사람이 자신의 빅텐트에 누구를 끌어들이는 가도 지켜봐야 할 지점이다.

윤석열 "국민통합해 큰 정치" vs 이준석 "2030·호남 잡았다"

윤 전 총장은 보수·중도·진보 등 이념 통합에 방점을 찍고 빅텐트를 만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의 정치 활동에 '국민의힘'이라는 플랫폼은 필수 조건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윤 전 총장은 17일 이동훈 대변인을 통해 "국민통합해서 국가적 과제 해결할 수 있는 큰 정치만 생각하겠다"며 "국민이 가리키는대로 큰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나온 그의 메시지를 종합하면 이념을 아우르는 방향, 특히 중도를 포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지난 16일 이 대변인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입당에 대한 질문에 "국민의힘에 '입당'을 하든지 '원샷 국민경선'을 하든지 보수진영에서 어떻게 중심을 잡고 중도 진보진영을 끌고 가야 한다, 이런 생각"이라고 윤 전 총장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생각하는 건 뭐냐면 보수 그리고 중도, 진보 그리고 문재인 정부에서 실망한 탈진보 세대까지 그 부분들 얘기도 쭉 듣고 아우르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 대표의 빅텐트는 세대와 지역을 아우른 국민의힘 당원, 즉 지지층 확대를 통해 구성하는 중이다. 윤 전 총장이 없어도 충분히 매력적인 빅텐트를 구성할 수 있음을 증명을 해보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때 당원이 29~30만명 정도"였다면서 "그런데 전대 기간 2만명 가까이 책임 당원이 늘었다"고 했다. 그는 "지난 전대때 호남 당원이 적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당원 민주주의 실현에 무리가 없어 보인다"며 국민의힘이 당원 증가세에 고무돼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의 불모지였던 호남 지역의 반응도 뜨겁다. 국민의힘 전남도당에는 지난 11일 전당대회 이후 하루 15~20명의 당원이 새로 가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도 빠르게 반응하는 중이다. 당무 첫 날 광주 붕괴사고 유족들을 조문한 데 이어 오는 18일 전북 전주를 방문해 호남 지역인사들을 만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해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상임이사로 부터 설명을 들으며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윤석열 전 총장 측 제공) 2021.06.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해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상임이사로 부터 설명을 들으며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윤석열 전 총장 측 제공) 2021.06.15. [email protected]



예견된 샅바싸움…李텐트, 尹텐트보다 크다는 해석도

이 대표과 윤 전 총장의 기싸움은 이미 예견돼 있었던 일이다. 당 외부의 인사를 유력주자로 내세울 때 늘 존재했던 갈등이라는 뜻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때) 김종인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당으로 들어오라. 들어와서 공정경쟁을 하라'고 거듭 말했다"며 "지금 상황도 똑같다"고 설명했다. 당시 안 대표는 국민의힘이 내부경선을 통해 오세훈 후보를 내세운 뒤, 비로소 등장해 단일화에 나섰다.

이 교수는 "계속 자신에 유리하게, 당에 들어가든 아니든 가장 유리한 경쟁을 짜기 위해 시도하는 것"이라고 윤 전 총장의 행보를 해석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제1 야당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권위를 확산시키려는 이준석의 꿈과 지지율 1위인 윤석열의 생각이 충돌"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분석했다.

지금으로서는 이 대표의 빅텐트가 윤 전 총장의 빅텐트보다 크다는 해석도 있다. 윤 전 총장이 자부하는 '중도 지지층'이 확실히 그의 손을 잡고 있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윤 전 총장이 중도에서 인기가 많다는 건 자신의 생각일 뿐, 근거가 없다"며 "개인의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박 교수는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며 "결론은 정해져 있는데 샅바싸움에서 누가 오른손을 먼저 잡고 왼손을 먼저 잡느냐의 싸움이다"고 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봤을 때 윤 전 총장이 계속해 큰소리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다만 현재의 기싸움을 '대립'으로 해석하기엔 과하다는 분석도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소장은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에 입당하더라도 자신이 가고 싶을 때 몸값을 올려 들어가고 싶은 것이고, 이 대표는 당의 대표로서 당 외곽에 정치 세력이 형성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기 주도권 다툼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 자체가 심각한 갈등으로 보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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