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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입당 스포트라이트 원하나…"숟가락 얹기 안돼"

등록 2021.06.18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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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안철수 합당, 홍준표 복당 등으로 관심도 분산

尹대변인 "국민의힘, 정권교체 플랫폼" 거리 두기

당내에선 "이준석 당선 후 해볼만 하단 분위기"

유승민·하태경, 윤석열 때리기…"간 보기 그만하라"

[서울=뉴시스]조성우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을 둘러본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우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을 둘러본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문광호 기자 = 국민의힘 전당대회 직전까지만 해도 기정사실이 된 것처럼 보였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이 늦어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여론을 청취해 입당 여부를 결정짓겠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은 숨은 의도를 의심하며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이 입당을 늦추는 이유에 대해 야권의 굵직한 이벤트들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뒤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은 '이준석 돌풍'으로 화제를 모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기간 공식적인 입장 발표를 자제하며 침묵을 이어왔다. 이 대표의 당선 이후로는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과의 합당,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 등이 잇따라 떠오르면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을 플랫폼으로 쓰겠다는 의중을 밝힌 것 역시 이같은 흐름과 맞닿아있다. 안 대표나 홍 의원의 국민의힘 합류가 가져다주는 정치적 함의가 결코 작지 않다는 점에서 이러한 이벤트 후에도 국민의힘이 탈진보, 중도를 아우를 수 있는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의 한 측근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만큼 정치적 스펙트럼이 넓은 사람이 없다"며 "강경보수부터 합리적 진보까지 넓은 층의 지지를 받으니 그것을 대변하면서 열린 귀로 넓게 청취하겠다는 취지다. 빅텐트를 치고 잘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석열 캠프의 이동훈 대변인도 지난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힘을 정권교체 플랫폼으로 충분히 쓸 수도 있는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은 저기 앞 정권교체에 큰 대의를 놓고 있다"고 했다.

이어 "총장께서 생각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탈진보까지 갖고 가야한다는 생각을 분명히 갖고 있다"며 "지금 국민의힘에서 이기는 것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 총장의 생각을 대변인으로서는 '압도적 정권교체'다, 이런 표현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서도 "국민이 가리키는 대로 큰 정치를 하겠다"며 "입당 문제는 다 말씀 드렸다. 더 이상 말씀 드릴게 없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당 밖에서 몸집을 키워 추후 전개될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한다거나 정치권의 검증 공세를 피하기 위해 자연인을 자처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해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상임이사로 부터 설명을 들으며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윤석열 전 총장 측 제공) 2021.06.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해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상임이사로 부터 설명을 들으며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윤석열 전 총장 측 제공) 2021.06.15. [email protected]

그러나 윤 전 총장이 입당을 미룰수록 그를 끌어내려는 정치권의 압박은 오히려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정치를 한다고 하면 국민들 앞에 나와 뭔가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왜 이렇게까지 모르쇠 하는지 모르겠다"며 "국민들께 피로감을 줄 것 같다. 윤 전 총장 본인은 지지율을 상당히 큰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우리 당도 이준석 대표가 나오고 난 뒤 당 안에서 한번 해볼만하다는 분위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찍 들어왔으면 당의 지지율 상승에 지분이 있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다 차려진 밥상의 숟가락만 얹겠다는 식으로 비칠 수 있다"며 "정책이나 아젠다가 제시된 게 없어서 현재로선 주목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미 야권 대선주자들은 본격적인 '윤석열 때리기'에 나섰다. 유승민 전 의원은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을 향해 "간 보기 제발 그만하고 빨리 링 위에 올라오라"라며 "정치를 하면 국민들한테 왜 정치를 하고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지 약속의 말을 본인 입으로 하는 게 정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이 플랫폼이 돼도 좋으니까 여기에 와서, 같은 링 위에 올라와서 치열하고 공정한 경쟁, 토론을 통해 국민들한테 각자의 경쟁력을 선보이고 도덕성을 검증을 받자"며 "야권후보 단일화를 뽑는 과정에 빨리 좀 동참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16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너무 자신감이 없는 것 같다"며 "화법이 뚜렷하지 않고 추상적으로 하거나 비유적으로 말한다. 국민들이 잘 못 알아듣게 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철수 대표가 사실은 윤석열 1기다. 안철수 신드롬이 확 떴다가 점점 저물었던 이유가 그런 모호한 화법 때문"이라며 "국민과 제대로 소통을 하지 않고 선문답 하듯이 나중에 더 피해나가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현재 국민의힘과 '밀당'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밀당하려면 현재 지지율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데 그게 본인 의지로 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스포트라이트도 지지율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며 "지지율이 높을 때 당에 들어가야 한다. 지지율이 떨어지고 입당하면 양쪽에서 공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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