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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링 오르는 추미애, '이재명 벽' 넘을까

등록 2021.06.23 13:56:51수정 2021.06.28 09: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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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항마'로 상승세…여권 빅3 구도 흔들어

여권 강성 지지층에 기반 둬…중도층 확장 한계도

당내 '추미애계' 전무…추·윤 갈등 재부각 우려도

[과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출근을 하고 있다. 2020.01.03.  20hwan@newsis.com

[과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출근을 하고 있다. 2020.01.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5선 중진 의원 출신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내년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함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의 경선 구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추 전 장관은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야권의 1위 대선후보로 자리매김하면서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윤 전 총장을 겨냥한 '꿩 잡는 매' 포지션으로 이른바 '윤석열 대항마'로 주목받은 데 따른 것이다.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지난 19~20일 전국 성인 10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추 전 장관은 윤 전 총장(32.0%과 이재명 경기지사(29.3%),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11.5%), 홍준표 무소속 의원(4.4%) 등에 이어 3.9%의 지지율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을 대상으로 한 적합 후보 조사에서는 이 지사(39.7%)와 이 전 대표(15.2%)에 이어 8.2%의 지지율로 3위에 랭크됐다.

오차범위 내이기는 하지만 기존 빅3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준서 돌풍'으로 최근 주목도가 급상승한 97세대(90년대 학번에 70년대생) 박용진 의원을 앞서며 민주당 대권구도를 흔드는 영향력을 발휘한 것이다.

이제 공식적으로 대권주자 타이틀을 달게 된 만큼 지지율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추 전 장관은 당 안팎에서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여성 의원으로서 지역구와 중앙무대를 넘나드는 저돌적 의정활동을 펴나가고 각종 선거에서 험지를 오가며 득표전에 나서면서 강인한 여성이라는 의미로 얻은 별명이다.

대구 달성 출신으로 경북여고와 한양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정계에 입문한 그는 15대와 16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된 뒤 '차세대 여성지도자'로 유명세를 탔다.

열린우리당 창당 과정에서 옛 민주당에 잔류한 그는 17대 총선을 앞두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데 따른 역풍으로 삼보일배에 나섰지만 당의 참패와 함께 낙선하는 부침을 겪었다.

18대 총선에서 당선되며 정치적으로 재기한 추 전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이던 2015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돼 '친문'으로의 변신에 성공한다. 추 전 장관은 극심한 당내 계파 갈등 속에서 당시 문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며 친문 세력의 지지를 받았다.

2016년 당 대표 선거에서는 당시 경쟁자였던 이종걸·김상곤 의원을 제치고 과반의 득표를 얻어 신임 대표 자리에 올랐으며, 이어진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를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2018년 더불어민주당 창당 이래 최초로 임기 2년을 모두 채우고 자리에서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조국 전 장관에 이어 법무부 장관에 발탁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숙원이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검찰개혁을 진두지휘했다.

특히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추 전 장관은 윤 전 총장과 징계 문제부터 검찰개혁, 인사안 등을 놓고 갈등과 대립을 반복해 왔다. 법무장관 퇴임 후에도 윤 전 총장의 대권 행보를 강하게 비판하며 목소리를 키워 왔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해 제주4·3 희생자 영령에 참배하고 있다. 2021.03.17.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해 제주4·3 희생자 영령에 참배하고 있다. 2021.03.17. [email protected]

이제 공식적으로 대권주자 타이틀을 달게 된 만큼 추 전 장관은 본격적으로 윤 전 총장과의 대결 구도 띄우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도 부각시키고 여권 강성 지지층을 토대로 정치적 기반도 넓힐 것이란 분석이다. 야권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올라갈수록 '윤석열 저격수'로 친문 성향의 여권 강성 지지층에서 주목도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추 전 장관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람 사는 세상'과 문재인 대통령의 '사람이 먼저다'와 닮아 있는 '사람이 높은 세상'을 대선 슬로건으로 내건 것도 친문 핵심 지지층에 구애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친문계 강성 지지층의 전폭적 지원을 바탕으로 이 지시와 이 전 대표를 위협하는 대안주자로 체급을 키울 수 있을지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다만 열성 당원들의 지지와는 별개로 당내 기반세력이 사실상 전무해 한계가 뚜렷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당대표 퇴임 후 법무장관으로 내각에 들어가고 21대 총선에 불출마하는 과정에서 소위 '추미애계'는 소멸한 상태다. 빅3 후보들에 비해 출마 선언도 늦어지면서 당내 의원들에 대한 지지세 확보도 미진하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날 출마선언식이 별도의 내빈이나 축사 없이 진행된 것을 놓고도 추 전 장관의 조직이 약하다는 반증이란 해석이 나온다.

또 윤 전 총장과의 갈등 국면에서 굳어진 강경파 이미지로 표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다르크라는 별명처럼 물러섬 없는 투사의 이미지는 여권 지지층에게는 긍정적일 수 있어도 중도층에게는 거부감을 불러올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추 전 장관은 여야 차기 대선주자 가운데 '비선호도'가 25.9%로 윤 전 총장(30.9%)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사(12.4%), 이 전 대표(4.5%) 등과 비교하면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의미다.

추 전 장관의 등판을 계기로 자칫 추·윤 갈등이 재부각되면서 윤 전 총장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당내 우려도 엄존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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