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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저격수' 홍준표, 두 번째 대선 티켓 거머쥘까

등록 2021.06.24 15: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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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적자' 내세워 윤석열과 차별화 시도

X파일 등 논란에 일침…"국민 감정 부합해야"

지지율 열세엔 "2년 전 여론조사 1위 황교안"

네거티브 과열로 대선 경선에 악영향 우려도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1년 3개월만에 국민의힘 복당이 결정된 홍준표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6.24. (공동취재사진)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1년 3개월만에 국민의힘 복당이 결정된 홍준표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6.24. (공동취재사진)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문광호 기자 = "맏아들이 돌아왔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복당과 함께 두 번째 대권 도전의 신호탄을 쐈다.

지난 2017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촉발된 조기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 출마한 지 4년 만이다. 당시 홍 의원은 패배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초기 한자리 수 지지율에서 시작, 24%의 지지율로 2위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분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밀려 지지율이 열세인 상황에서 대선을 준비하는 홍 의원은 자신이 국민의힘의 '적자'(嫡子)라는 점을 내세워 차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전 정부 수사에 나섰다는 점, '엑스(X) 파일' 논란이 불거졌다는 점 등을 비판하며 사실상 '윤석열 저격수'를 자처하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복당 소감을 발표하면서도 "헌정사와 정당사 초유의 젊은 리더십과 수신제가의 도덕성과 준비된 경륜을 가진 대선후보 선출로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모와 배우자 의혹이 불거져 도덕성 논란이 제기되고 정치 경력이 짧은 윤 전 총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비난의 화살은 특히 윤 전 총장과 처가 의혹에 집중됐다.

그는 윤 전 총장 X파일 의혹에 대해 "검찰총장은 법의 상징인데 그런 분이 정치판에 등판하기도 전에 20가지에 달하는 의혹이 있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며 "정치판은 없는 것도 만들어서 씌우는 데고 대선은 특히 더 하다. 그런데 있는 사실을 감출 수 있겠나. 본인이 직접 해명을 하고 등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차원에서 윤 전 총장을 보호해야 하나'라는 질문에는 "당에 들어올지 안 올지도 확정되지 않았다"며 "설사 당에 들어오더라도 특정 후보만 당이 엄호한다면 그게 공정한 경선인가"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당 일각에서 여권발 '제2의 김대업 사건'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당시에 김대업이 공작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회창 전 총재의 두 아들이 병역 면제된 것도 팩트 아닌가"라며 "공작적 요소가 있든 없든 간에 팩트가 맞는지, 그리고 그 팩트가 국민감정에 부합하는지를 우선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24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뢰로 여야 주요 정치인 15인을 대상으로 한 6월 4주차 차기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조사(6월 2주차) 대비 2.8% 포인트 하락한 32.3%를 기록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24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뢰로 여야 주요 정치인 15인을 대상으로 한 6월 4주차 차기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조사(6월 2주차) 대비 2.8% 포인트 하락한 32.3%를 기록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지지율 열세 극복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1~22일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3만4939명을 대상으로 6월 4주차 차기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홍 의원은 4.1%로 4위를 기록했다. 윤 전 총장은 32.3%로 1위였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는 "(윤 전 총장 지지율을 극복할) 자신이 없으면 대선에 나오겠나"라며 "지금 상황으로 결정을 한다면 당내 경선을 할 필요도 없고 대선 투표할 필요도 없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2년 전 압도적 1위는 황교안 전 대표였고 작년 압도적 1위는 이낙연 전 대표였다. 금년 1월에 이재명 지사가 치고 올라왔고 3월에 윤석열 전 총장이 치고 올라왔다"며 "그런 경향이 내년 3월까지 간다고 보나"라고 말했다.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의 저격수를 자처하는 이유는 검찰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미지가 겹치고 전 정부 수사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지난해 10월 윤 전 총장이 야권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하자 지난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수사 등에 관여한 것을 들어 "우리를 그렇게 모질게, 못살게 굴던 사람을 우파 대선 후보 운운하는 것도 아무런 배알도 없는 막장 코미디"라고 비판한 바 있다.

다만 홍 의원의 과도한 견제는 자칫 네거티브 공방으로 번져 본인의 이미지와 당 경선 전체에 악영향으로 미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홍 의원의 입장 전부터 이러한 발언에 우려를 표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3일 홍 의원의 윤 전 총장 비판에 대해 "대선을 앞두고 벌어질 수 있는 가장 아마추어스러운 상호 간의 공격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을 경쟁자라고 생각하니까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본인에게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본다"며 "지지자들 입장에서도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출마해 당선 되려면 지역 기반이 확실해야 하는데 홍 의원이 지역기반 확실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미 한 번 출마했고 국민들이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또 나와서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리는 건 힘들다고 본다"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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