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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잘알]역사상 단 한 명만 달성한 테니스 '골든 슬램'

등록 2021.06.29 07:00:00수정 2021.07.05 15: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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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4대 메이저대회 우승·올림픽 金 모두 휩쓸면 '골든 슬램'

역사상 골든 슬램 달성자는 그라프 단 한 명 뿐

윌리엄스·애거시·나달은 '커리어 골든 슬램'

[윔블던=AP/뉴시스] 1989년 윔블던 우승 당시 슈테프 그라프. 1989.07.09

[윔블던=AP/뉴시스] 1989년 윔블던 우승 당시 슈테프 그라프. 1989.07.09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은 테니스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4대 메이저대회다.

한 해에 4대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을 모두 휩쓰는 것을 '캘린더 그랜드슬램'이라고 한다. 연도에 관계없이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제패했을 경우에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고 부른다.

여기에 올림픽 금메달까지 더해졌을 경우 '골든 슬램', '커리어 골든 슬램'이라고 한다.

남녀 테니스 단식을 통틀어 한 해에 4대 메이저대회 우승과 올림픽 금메달을 모두 수확해 '골든 슬램'을 달성한 것은 슈테피 그라프(독일), 단 한 명 뿐이다.

1987년 프랑스오픈에서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맛본 뒤 윔블던, US오픈 준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른 그라프는 이듬해 '골든 슬램'의 전설을 일궜다.

1988년 시즌 첫 번째와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1월 호주오픈과 5월 프랑스오픈에서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그라프는 6월 윔블던에서도 무실세트로 결승까지 진출했다.

당시까지 윔블던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미국)의 텃밭이었다. 나브라틸로바는 1978년부터 1987년까지 10년 동안 단 두 번 우승을 놓쳤다. 1982년부터 1987년까지는 6년 연속 정상에 섰다.
[파리=AP/뉴시스] 1969년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8강에서 경기를 하고 있는 로드 레이버. 1969.06.03

[파리=AP/뉴시스] 1969년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8강에서 경기를 하고 있는 로드 레이버. 1969.06.03

하지만 1988년 윔블던 결승에서 나브라틸로바를 만난 그라프는 2-1(5-7 6-2 6-1)로 역전승을 거두며 3연속 메이저대회 우승을 일궜다.

그라프는 8월 열린 US오픈에서도 무실세트로 결승까지 진출한 뒤 결승에서 가브리엘라 사바티니(아르헨티나)를 2-1(6-3 3-6 6-1)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마침 1972년 뮌헨 대회부터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까지 정식 종목으로 치러지지 않았던 테니스가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에 복귀해 그라프의 골든 슬램 달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US오픈 우승 직후 서울로 이동한 그라프는 결승까지 무난하게 순항했다. 결승까지 그는 단 1세트만 내줬다.

서울올림픽 결승에서 US오픈 결승 상대였던 사바티니를 또 만난 그라프는 2-0(6-3 6-3)으로 완승을 거두고 골든 슬램을 완성했다.

전설을 써낸 그라프는 이듬해인 1989년 호주오픈에서 정상에 서 메이저대회 단식 5회 연속 우승을 작성했다. 프랑스오픈에서는 준우승했지만, 윔블던과 US오픈에서는 2연패를 달성하며 명실공히 여자 단식의 최강자의 면모를 이어갔다.
[시카고=AP/뉴시스] 마거릿 코트. 1977.02.13

[시카고=AP/뉴시스] 마거릿 코트. 1977.02.13

골든 슬램 달성자인 그라프를 제외한 캘린더 그랜드슬램 달성자는 남자 단식의 돈 버지(미국)와 로드 레이버(호주), 여자 단식의 모린 코널리(미국)와 마거릿 코트(호주) 등이 있다.

버지는 1937년 윔블던부터 1938년 US오픈까지 6연속 매이저대회 우승을 일구며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써냈다. 코널리 또한 1952년 윔블던부터 1953년 US오픈까지 메이저 6개 대회 연속 우승을 일궜다.

레이버는 1962년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으로 장식했고, 오픈 시대가 시작된 이후인 1969년 또다시 4개 메이저대회 정상을 휩쓸었다.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2번이나 달성한 것은 레이버가 유일하다.

코트는 역시 오픈 시대가 열린 뒤인 1970년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는데, 당시 1969년 US오픈부터 1971년 호주오픈까지 6연속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버지와 레이버, 코널리, 코트는 모두 골든 슬램을 달성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1928년부터 1984년까지 테니스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치러지지 않았기 때문. 이들이 현역으로 활약하는 동안 테니스는 계속 올림픽 정식 종목이 아니었고, 커리어 골든 슬램 기회도 없었다.

한 해에 모두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여러 해에 걸쳐 4대 메이저대회 우승과 올림픽 금메달의 영광을 모두 누린 선수도 있다. 앤드리 애거시(미국), 라파엘 나달(스페인), 세레나 윌리엄스(미국)가 주인공이다.
[파리=AP/뉴시스] 1999년 프랑스오픈 우승 당시 앤드리 애거시. 1999.06.06

[파리=AP/뉴시스] 1999년 프랑스오픈 우승 당시 앤드리 애거시. 1999.06.06

애거시는 1992년 윔블던, 1994년 US오픈, 1995년 호주오픈에서 차례로 우승한 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테니스 남자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6년 US오픈 4강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16강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하던 애거시는 1999년 프랑스오픈에서 우승을 차지, 커리어 골든 슬램 달성의 남은 퍼즐 하나를 채웠다.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함께 역대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20회) 공동 1위에 올라있는 나달도 커리어 골든 슬램 달성자다.

2005~2008년 프랑스오픈에서 4연패를 달성한 나달은 2008년 윔블던 정상에 섰고, 그해 8월 베이징올림픽에서 남자 단식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클레이코트에서만 강하다는 이미지를 벗고 2009년 호주오픈 제패에도 성공한 나달은 2010년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서 정상에 선 뒤 처음으로 US오픈 우승을 차지, 커리어 골든슬램을 완성하는데 성공했다.

나달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남자 복식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베이징=AP/뉴시스] 2008년 베이징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 우승을 차지했을 당시 라파엘 나달. 2008.08.17

[베이징=AP/뉴시스] 2008년 베이징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 우승을 차지했을 당시 라파엘 나달. 2008.08.17

윌리엄스는 1999년 US오픈에서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맛봤고, 2002년 프랑스오픈부터 2003년 호주오픈까지 4연속 정상에 오르면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썼다.

골든 슬램에 올림픽 금메달만을 남겨뒀던 윌리엄스는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미국)와 짝을 이뤄 출전한 2000년 시드니올림픽,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여자 복식에서 2연속 금메달을 땄지만, 단식에서는 금메달이 없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단식에 출전하지 못했고, 무릎 부상 탓에 2004년 아테네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단식에도 출전했으나 8강에서 떨어졌다.

윌리엄스가 골든 슬램을 완성한 것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였다. 그는 런던올림픽 단식 결승에서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를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당시 언니 비너스와 여자 복식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도 등극했다.

'테니스 황제' 페더러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자지만, 골든 슬램을 이루지는 못했다. 올림픽 금메달을 딴 적은 있다. 그러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복식에서였다.

남자 단식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은 프레드 페리(영국)가 최초였다. 페리는 1933년 US오픈에서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1934년 호주오픈과 윔블던, US오픈 우승을 맛봤다. 그는 1935년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성공했다.
[런던=AP/뉴시스] 2012년 런던올림픽 테니스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했을 당시 세레나 윌리엄스. 2012.08.04

[런던=AP/뉴시스] 2012년 런던올림픽 테니스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했을 당시 세레나 윌리엄스. 2012.08.04

페리를 포함해 남자 단식에서 8명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해냈다. 오픈 시대 이전에 버지와 레이버, 로이 에머슨(호주)이, 오픈 시대가 시작된 1968년 이후에는 애거시, 페더러, 나달,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성공했다.

이중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두 번이나 한 레이버와 에머슨, 조코비치는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2번 이상씩 우승했다.

에머슨은 호주오픈에서 6번,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US오픈에서 각각 2번씩 우승했다.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에서 9번, 프랑스오픈에서 2번, 윔블던에서 5번, US오픈에서 3번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공동 1위인 페더러와 나달은 각각 프랑스오픈과 호주오픈 우승이 1번씩 밖에 없다.

여자 단식에서는 캘린더 그랜드슬램 달성자이기도 한 코널리가 최초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자다. 이후 10명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자가 나왔다.
[파리=AP/뉴시스]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정상에 올라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코비치는 결승전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5위·그리스)를 4시간 11분의 혈투 끝에 세트스코어 3-2(6-7<6-8> 2-6 6-3 6-2 6-4)로 역전승을 거두고 5년 만에 우승컵을 안았다. 2021.06.14.

[파리=AP/뉴시스]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정상에 올라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코비치는 결승전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5위·그리스)를 4시간 11분의 혈투 끝에 세트스코어 3-2(6-7<6-8> 2-6 6-3 6-2 6-4)로 역전승을 거두고 5년 만에 우승컵을 안았다. 2021.06.14.

도리스 하트, 셜리 프라이(이상 미국), 코트가 오픈 시대 이전에 이를 달성했고, 오픈 시대가 열린 이후 미국 테니스의 전설 빌리 진 킹과 크리스 에버트,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이상 미국), 그라프, 윌리엄스, 샤라포바가 커리어 그랜드슬램 대열에 합류했다.

코트와 에버트, 나브라틸로바, 그라프, 윌리엄스는 4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2번 이상씩 우승을 경험한 선수들이다.

오픈 시대 전후를 통틀어 메이저대회 여자 단식 최다 우승(24회)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코트는 호주오픈에서 11번, 프랑스오픈과 US오픈에서 각각 5번, 윔블던에서 3번 정상에 섰다.

최다 우승 순위에서 23회로 뒤를 잇고 있는 윌리엄스는 호주오픈과 윔블던에서 각각 7회, US오픈에서 6회, 프랑스오픈에서 3회 우승했다.

나브라틸로바는 윔블던에서 가장 많은 9번의 우승을 했고, US오픈 4회, 호주오픈 3회, 프랑스오픈 2회 순이었다.

메이저대회 여자 단식 최다 우승 3위(22회)인 그라프의 경우 윔블던에서 7번, 프랑스오픈에서 6번, US오픈에서 5번, 호주오픈에서 4번 정상을 정복했다.

다음달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에서는 조코비치의 골든 슬램 달성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조코비치가 도쿄올림픽에 참가해 단식 금메달을 따면 커리어 골든 슬램을 완성한다.

 조코비치는 올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서 연달아 우승을 차지한 터라 금메달을 딸 경우 골든 슬램도 노려볼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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