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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블랙박스]중국의 500만원대 전기차, 테슬라를 앞질렀다

등록 2021.06.29 06: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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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블랙박스]중국의 500만원대 전기차, 테슬라를 앞질렀다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5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중국의 초저가 전기차 '우링 훙광 미니'가 세계 1위 전기차업체 테슬라를 앞질렀다.

29일 EV세일즈 자료에 따르면 SGMW가 출시한 훙광 미니는 지난 4월 세계시장에서 2만9251대 판매되며 테슬라 모델Y(1만6232대)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SGMW는 중국 상하이기차, 우링 기차와 미국 제네럴모터스(GM) 등 3개 자동차기업이 합작 설립한 회사다.

자동차 통계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전기차시장에서 1위를 기록한 모델은 테슬라 모델3로 세계시장에서 35만2000대, 중국시장에서 13만7000대가 각각 판매됐다. SGMW가 지난해 7월 말 출시한 우링 홍광 미니는 12만7000대 판매돼 세계 2위, 중국 2위를 각각 기록하며 테슬라를 바짝 따라잡았다.

'우링 훙광 미니'는 지난해 중반에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2위라는 예상 외의 실적을 보인데 이어 올해 내연기관차를 모두 포함한 전 승용차 판매량에서 중국 2위를 기록했다.

 지난 1월에는 중국시장에서 3만6000대 이상 판매, 테슬라 모델3(2만1500대)를 앞질렀다. 2월에도 2만대 넘게 판매되며 모델3(1만3700대)를 앞질렀다.

'훙광 미니'는 길이와 폭에 비해 높이가 높은 박스카 형태의 'A세그먼트' 자동차로, 국내 기준으로는 초소형 자동차에 해당되지만 출력으로는 경형 자동차급이다. 가격은 모델과 편의사양 등에 따라 2만8000위안(501만원)~4만3600위안(758만원)에 형성돼 있다. 한 번 충전으로 170㎞를 주행할 수 있으며 최고 시속은 100㎞다.

중국에서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자동차 판매 순위 10위권 내에 경차가 없었을 정도로 경차의 인기가 저조했다. 하지만 '훙광 미니'는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경제성과 실용성을 젊은 소비자층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훙광 미니는 2012년 출시돼 중국 내에서 꾸준히 판매된 MPV '우링 홍광'의 차명을 계승했다. 또 자동차에 요구되는 기본적인 기능은 제공하되 주요 타깃층인 청년층의 수요에 맞춰 보조기능들은 과감하게 생략, 500만원 초반의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SGMW는 도시지역 거주 청년층의 사용패턴을 감안, 주행거리를 줄여 원가를 낮췄다. 작은 크기에도 4인용 좌석을 제공하되 기본 화물공간을 없애고 후열시트를 접어 화물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8년·12만㎞ 보증' 등 안전·보증을 강화하고 디자인 감성과 스마트폰 연동 기능 등 젊은층이 선호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중국의 자동차 규제 또한 '훙광 미니'의 급성장을 이끌었다.

중국의 대도시는 교통수요 억제를 위해 제한된 수의 번호판을 경매 또는 추첨으로 교부하지만 전기차는 이런 규제에서 예외를 적용받는다. 실제 상하이시의 경우 번호판 낙찰가가 통상 9만 위안(약 1580만원)을 웃도는 수준이지만 전기차는 무료로 번호판을 교부 받을 수 있다.

'우링 훙광 미니'는 현재 중국에서만 판매되고 있지만 업계는 중국에서의 폭발적 성장을 바탕으로 훙광 미니가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IT매체 더비지는 "우링홍광 미니 가 시장 확대를 위해 해외 수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미국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전기차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정책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훙광 미니의 실적은 이례적 성과"라며 "중국 내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경제성과 실용성을 갖추면서도 젊은층의 선호를 파악해 저가 자동차에 붙는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한 것이 주요 성공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자연은 "우링 홍광 미니의 흥행이 중국 내 차량 등록 규제로 인한 효과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향후 중국 자동차의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의 시발점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며 "현재의 인기가 이어지며 꾸준히 판매되는 경우 원가절감형 제품 생산을 위한 기술력을 지속적으로 축적할 수 있고, 이는 고성능·고품질을 지향했던 주요 완성차 업체는 흉내 낼 수 없는 고유의 경쟁우위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독특한 제품 콘셉트를 이용해 중국 업체가 진입하기 힘들었던 선진시장을 노리거나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저개발국가 시장 진출의 선봉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전기차 보급률이 낮은 국가에 침투하는 경우, 해당국가에서 소비되는 전기차의 표준적 이미지를 규정하여 다른 유형 전기차의 시장 진입을 저해할 수 있으며, 브랜드 인지도 선점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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