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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뒷말 무성한 검찰인사…'공정했다' 할수 있나

등록 2021.06.30 1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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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뒷말 무성한 검찰인사…'공정했다' 할수 있나

[서울=뉴시스] 김가윤 기자 = 검찰 인사에는 항상 무수한 뒷말이 따른다. 소위 '특수통', '공안통'이라는 검사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윤석열 라인', '친정권 라인'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그 어느 조직 인사가 이런 관심을 받을까' 싶다가도 면면을 뜯어보면 사회적인 영향력을 지닌 조직치고는 기준이 불분명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역대급이라고 불렸던 지난 25일 검찰 중간간부 인사만 해도 그렇다. 서울중앙지검의 '2인자'라고 불리며 막중한 업무를 수행하는 1차장 자리가 6개월 만에 교체됐다. 많은 검사가 선호하고 능력을 인정받는 이들이 간다고 알려져 있는 법무부와 대검 간부들의 희비는 극명히 엇갈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중용한 인물 중 그 누구도 주요 보직에 오르지 못했으며 대부분 현장에서 멀어진 고검 검사로 이동했다. '김학의 사건', '월성 원전 의혹' 등 정권을 겨냥한 수사팀은 여지없이 교체돼 정권 수사를 틀어막기 위한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다. 이러한 가운데 피의자 신분인데도 승진한 사람이 있다는 점이 검사들을 분노케 했다.

정무적인 판단이 크게 작용한다는 고위간부 인사도 물음표가 많다. 조직 내 신망을 잃었다고 평가받는 인물이 서울고검장이라는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됐고 윤 전 총장의 측근이라고 불리는 인물들은 연수원을 전전하게 됐다. '보복', '미운털' 등 감정 섞인 단어들이 검사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물론 여느 조직처럼 인사 지망을 받았고 형사·공판부를 우대한다는 등의 인사 기준은 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기준이 다르다는 게 문제다. 일부 검사들은 "지망을 쓰면 그쪽으로 안 보낸다"며 당연하다는 듯이 얘기한다. 정권 말기의 흉흉한 분위기에 휩쓸릴 바엔 차라리 지방으로 내려가 다음 때를 기다리겠다는 패배의식도 팽배한 상태다.

앞서 법무부 검찰국은 지난 4월 인사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누구 라인이라고 해서 홀대받는다'는 비판이 있다는 점도 고민하겠다고 했다. 이러한 다짐이 이번 인사에 어느 정도로 담겼는지는 알 수 없다.

논란이 이어지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공정을 기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전체 그림을 볼 때 일견 억울한 면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윤석열 라인 좌천, 친정권 라인 중용' 등 몇몇 포인트를 보면 여전히 정치적이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박 장관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고도 했는데 그렇다면 누구를 만족시켰는지 돌아볼 일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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