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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알못]중금리대출 'CSS'는 뭘까

등록 2021.07.05 06:00:00수정 2021.07.12 10:3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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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알못]중금리대출 'CSS'는 뭘까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최근 금융권에서 많이 거론되는 것 중 하나가 중금리대출, 중저신용대출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이 상품군을 늘리라는 특명을 받고 올해 최우선과제로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하는 곳도 있는데요.

시중은행 대출이 어렵지 않은 고신용자를 제외한 나머지 대출고객(차주)을 대상으로 합니다. 중금리대출로 취급되는 상품 중 은행 금리는 평균 6.5%, 저축은행은 평균 16% 정도입니다.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 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춘 중저신용자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50%(4등급부터) 차주에 대한 대출을 말합니다.

비교적 우량 차주인데 이들의 신용을 뒷받침할 금융정보가 제한적이라 금리단층이라고 여겨졌던 구간입니다. 중저신용자의 빚 갚을 능력을 누가 더 정교하게 알아보느냐가 중금리대출 시장에 뛰어든 사업자들의 승부를 가를 전망입니다. 그 중심에는 비금융 대안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모형(CSS)이 있습니다. 개인신용평가 정보를 종합 평가해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시스템입니다.

이쯤 되면 궁금해집니다. 대안정보에는 어떤 게 포함되길래 금융회사가 금융 이력이 없는 청년, 주부, 프리랜서 등 금융이력부족자(씬파일러)들에게 돈을 빌려주겠다는 건지 말입니다. 대략 통신요금, 세금·공과금 성실납부 이력 등이 언급되는데 주요 회사 사정을 한 번 살펴볼까요?
[금알못]중금리대출 'CSS'는 뭘까

얼마 전 금융당국 칭찬을 받은 네이버파이낸셜부터 보겠습니다. 은행 라이선스는 없지만 미레에셋캐피탈과 제휴하는 방식으로 스마트스토어사업자(SME) 대출을 선보였죠. 10% 이상 금리가 적용되던 씬파일러 대상 금리가 5%대로 낮춰지고 낮은 연체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비결은 매출 흐름, 반품률 등 비금융 데이터였습니다.

네이버 플랫폼 안에서 많은 활동이 이뤄지다 보니 자체 보유한 SME 관련 정보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안정적으로 사업을 하면 어느 정도의 돈을 빌려줘도 충분히 갚을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던거죠.

시중은행 중에는 우리은행이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모형을 신설하고 하반기 출시할 네이버 제휴상품에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부족한 금융정보를 보완하는 통신정보, 유통정보, 가맹점정보 등이 포함되는데요. BC카드사 가맹점 정보를 머신러닝을 활용해 불러오는 게 대표적입니다.

네이버의 경쟁상대로 꼽히는 카카오도 한 번 볼까요? 카카오뱅크는 그동안의 영업정보를 비롯해 카카오 주요 계열사와의 데이터 협력을 토대로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개인사업자 신용평가(CB)업 준비법인 2대 주주로 참여하기로 했어요. 카카오뱅크 외에도 SGI서울보증, KB국민은행, 현대캐피탈, 전북은행 등이 주주로 참여하는데 각사가 보유한 정보가 한 곳에 모여 하나의 CSS로 퍼즐이 맞춰집니다.

사실 그동안 정부가 포용금융을 강조해왔지만 업계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소홀했던 중금리시장인데요. 얼마 전 온투자연계(P2P)금융업법 시행으로 법 테두리 안에 들어온 P2P사들이 그나마 여기서 생존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보고 주력했지만 소규모였고, 대형 저축은행들이 우량고객군이라고 생각해서 CSS 고도화 정보를 쌓는 정도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은행들은 올해 전년 2조원 대비 2조6000억원을 확대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입니다.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비중을 카카오뱅크 20.8%, 케이뱅크 21.5%, 토스뱅크 34.9%까지 늘리겠다는 목표입니다. 토스뱅크는 이르면 9월 출범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그 어느 때보다 중금리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참여 사업자가 많아질수록 금리 구간이 세분화되고 금융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앞으로 각 사업자들이 개별 CSS로 어떤 참신한 상품을 내놓을지, 이 시장이 얼마나 커질지 한 번 지켜봐야겠습니다.

※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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