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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오션 유튜브서 고유 콘텐츠 브랜드화…지속가능성 중요"

등록 2021.07.23 07:30:00수정 2021.07.26 20: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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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리에이티브 윤명진 CCO 인터뷰

회사 설립 후 3년여 만에 100억대로 성장

"레드오션 유튜브서 고유 콘텐츠 브랜드화…지속가능성 중요"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콘텐츠 시장에서 '원소스 멀티유즈'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다양한 장르로 확장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크리에이터는 본인 자체가 콘텐츠이자 플랫폼이 됐지만, 레드오션 속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단순히 콘텐츠를 개발하고, 상품을 소개·출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브랜딩해야 한다.

아이스크리에이티브가 조력자로 나섰다. 1인 미디어 광고 사업을 넘어 '휴먼 지적재산권(IP) 사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 이사배, 윤쨔미, 다영, 민카롱 등 크리에이터 150여 팀을 보유한 MCN(다중채널네트워크) 기업이다.

아이스크리에이티브는 2017년 8월 설립 후 3년여 만인 지난해 매출 100억원대로 성장했다. 인플루언서 아이덴티티에서 기회를 발굴하고 브랜드로 승화해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게 목표다.

윤명진 아이스크리에이티브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는 "자신만의 콘텐츠를 브랜드화하고,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CCO는 "레드오션인 유튜브 시장에서 크리에이터들이 미래 나아갈 방향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며 "단순히 크리에이터 팬덤을 활용해 제품을 파는 것만 생각할 수 있는데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웹툰 등을 활용한 원소스 멀티 유즈와 성격이 사뭇 다르다"며 "마켓 열고 라방 한 번 하는 건 쉽지만, 장기적으로 사업화하는 건 어렵다.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 선례를 계속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드오션 유튜브서 고유 콘텐츠 브랜드화…지속가능성 중요"

미용 만화 작가이자 뷰티 크리에이터 '된다'가 대표적이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5만 명이 채 되지 않지만, 네이버 블로그 활동을 통해 탄탄한 팬덤이 쌓였다.

된다는 미용 만화를 통해 다양한 뷰티 노하우를 공유해 인기를 끌고 있다. 캐릭터를 활용한 한정판 제품을 선보였을 뿐만 아니라 2019년 첫 개인전을 열고 지난해 아이덴티티를 담은 '도앤다스' 브랜드도 론칭했다.

최근에는 된다 미용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된다! 뭐든!'을 왓챠, 웨이브, 투니버스, KBS Kids, 재능TV 등에서 공개했다.

윤 CCO는 "된다는 '네이버계 이사배'라고 불릴 정도도 팬덤이 탄탄하다. 유튜브 구독자 수는 많지 않은데, '찐팬'이 많아 제품 구매력도 높다"며 "미용 만화 작가로 시작했지만 뷰티에 한정하지 않고, 일상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까지 확장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찐팬이 만든 팬커머스가 이렇게 확장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면서 "된다 캐릭터를 활용한 SKT '브이컬리링'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굿즈도 론칭할 계획이다.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무한대로 확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엔터테이너 역량을 갖추고 있으나 비즈 분야에서 부족한 크리에이터가 많다. 콘텐츠만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유튜브 외에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수입 경로를 확장하는 '비즈테이너'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크리에이터에서 비즈테이너로 발돋움 하려면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레드오션 유튜브서 고유 콘텐츠 브랜드화…지속가능성 중요"

아이스크리에이티브는 자체 데이터 분석 툴을 개발해 크리에이티브 의사 결정을 돕고 있다. 인플루언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한 IMS(Ice Management System)다. 윤 CCO는 "디밀, 레페리 등 다른 MCN기업과 차별점은 매니지먼트 시스템"이라며 "크리에이터 이탈률도 거의 없다"고 자부했다.

윤 CCO는 "이 분야는 '감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정량적, 정성적 데이터를 더 중요시한다. 크리에이터와 계약 후 전담자가 꾸려지고, 커머스·크리에이티브 디비전에서 계획을 수립한다"며 "정기적으로 월간 미팅을 진행하고 다양한 사업을 제안하고 비전을 제시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크리에이터 성장에 도움이 되는 부가 사업을 끊임없이 발굴하는 셈"이라며 "크리에이터들은 콘텐츠 촬영·편집하는 게 일상 아니냐. 한정된 공간에 있다 보니 세상 돌아가는 걸 모르는 경우가 많다. 비즈니스 외 사소한 얘기도 많이 하면서 잠재적인 가치를 끌어내고 있다"고 밝혔다.

윤 CCO는 아이스크리에이티브로 자리를 옮기기 전 광고회사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했다. 이노션월드와이드와 LG그룹 엘베스트 등을 거쳤다. 현대자동차, 현대카드, LG전자, 유플러스 키즈맘 캠페인 등을 진행한 경험을 휴먼 IP 사업에 녹이고 있다. 아이스크리에이티브 김은하 대표와 지향하는 점이 잘 맞았다. 김 대표는 1세대 뷰티 크리에이터를 발굴하며, MCN 시장을 개척한 인물이다.

윤 CCO는 "스타트업의 가장 큰 복지는 대표 멘털"이라며 "MCN 기업이지만, 스타트업이기에 대표 멘털이 흔들리면 안 된다. 김 대표는 강한 멘털을 가지고 있다. 휴먼 IP 사업이 생기기도 전에 시작한 분이기에 배울 점도 많다. 커뮤니케이션하는 능력 자체가 다르다. 크리에이터에게 나아갈 방향 등을 설득하는 법이 뛰어나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이미 중국 인플루언서 '왕훙'을 활용한 시장은 규모 측면에서 국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며 "기본적으로 커머스 시장을 바라볼 때 필요·가치 소비를 나눠 접근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쿠팡, 마켓컬리 등에서 생필품을 소비한다면 팬커머스는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더 싸고 많은 제품을 팔기보다 내가 좋아하는 언니 오빠들이 쓰는 물건에 가치를 부여한다"며 "그 크리에이터가 선택했다는 것만으로 가치 소비가 발생하는 셈이다. 아이스크리에이티브 자체가 가치소비 플랫폼이 되는 게 목표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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