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사료 단백질 함량 조절해 악취 잡고 온실가스 배출 줄인다

농식품부, 사료 등 기준·규격 일부사항 개정 고시 추진

국내 유통사료 조단백질 함량, 선진국보다 5~6% 높아

1% 줄이면 온실가스 연간 35만t 감축…사료비도 절감

[세종=뉴시스]  양돈 농가.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가축 사료에 배합하는 조단백질 함량을 조절해 가축분뇨에서 발생하는 잉여질소 배출을 감축, 악취를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저감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중 가축사료에 들어가는 조단백질 함량을 제한하기 위해 사료 등 기준 및 규격에 관한 사항을 개정한다고 22일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그 동안 축산 현장에서는 생산성에 치우친 양적인 사양관리로 축산 악취와 온실가스 문제 등 축산 환경부담 저감 사료에 대한 보급이 미흡했다. 사료업계가 관행적으로 조단백질 함량에 대한 과열 경쟁을 펼치면서 가축분뇨에서 발생하는 잉여질소가 다량 배출됐다.

전년도 국내 유통사료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기존에 설정된 조단백질 상한치보다는 최대 약 5.3% 낮은 수준(평균 2~3% 낮은 수준)에서 설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양돈 선진국으로 불리는 유럽 덴마크·핀란드 사료와 비교하면 국산 양돈사료 조단백질 수준이 약 5~6% 높다. 국내 양돈사료 내 잉여질소 공급을 감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따라서 농식품부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지난 4월2일 환경부담 저감사료 보급 및 확대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TF 구성 이후 사료업계, 학계 전문가, 생산자단체 등과 총 6차례 회의를 거쳐 적정 단백질사료 생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료 내 잉여 질소 감축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사료에 배합되는 조단백질 함량 기준과 규격을 정해 적정 단백질사료 공급으로 잉여질소 배출을 줄일 계획이다.

양돈사료 내 조단백질을 1% 감축하면 분 배설량이 약 2% 감소한다. 축산악취 원인물질인 암모니아 가스가 최대 10%까지 저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백질 함량 1% 감축 시 퇴비 부숙 과정에서 발생하는 아산화질소(N2O)를 낮춘다. 연간 온실가스 발생량 35만5000tCO2eq 감축이 가능해 탄소중립 이행에 보탬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또 비싼 단백질 원료 배합을 줄여 1㎏당 3~4원의 사료비를 절감해 최근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사료비 인상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돈사료는 현행 유통사료 수준을 고려해 기존 설정된 상한치에서 성장단계별로 2~3% 감축하기로 했다. 어미돼지(모돈)는 다산성 등 개량 형질을 고려해 1% 감축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번 조치로 양돈사료 조단백질 함량은 전년 대비 평균 약 0.6% 감소할 전망이며,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사료비 부담도 연간 42억원가량 절감될 것으로 추정된다.

닭과 오리 등 가금류와 소 사료는 성분등록 사항 중 조단백질 기준을 최소량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감안해 조단백질 상한치 신규 설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축종·사육단계별 조단백질 표시·함량 기준 강화를 통해 필요 이상의 고단백질 급여를 제한하고, 적정단백질 사료 공급 체계로 전환, '2050 탄소중립' 활동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박범수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지속 가능한 축산업 발전과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축산분야 온실가스를 감축시킬 수 있는 저단백질 사료 공급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사료업계는 적정한 수준의 단백질을 사용하고, 축산농가는 성장구간에 맞는 사료를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세종=뉴시스]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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