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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광장으로"…광화문 복귀 원하는 세월호 유족, 왜?

등록 2021.07.27 19: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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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시의회로 기억공간 이전 시작

"재구조화 공사 이후 다시 광화문으로"

"수많은 시민이 공간 지킨 점 고려해야"

서울시 "광장 기능 해치지 않는 범위여야"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예고한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모습. 2021.07.26.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예고한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모습. 2021.07.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세월호 참사 유족 측이 세월호 기억공간을 서울시의회로 임시 이전을 결정을 하면서 광화문 광장에 다시 관련 공간 및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기억공간 설치와 유지에 시민들이 참여한만큼 '시민의 공간'인 광장을 쉽게 떠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세월호 유족으로 구성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협의회)는 27일 오전 기억공간 내부 물품을 서울시의회로 옮기는 작업을 시작했다.

유족들은 전날 밤 회의를 통해 서울시의회가 마련한 공간에 기억공간을 임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날 오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서울시의회 관계자가 현장을 찾아 이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회는 이날 오전 물품 정리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회가 이 사안에 대해 어떻게 책임감 있게 응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여러가지 방안이 나왔다"며 "(기억공간) 내부 작품과 기록물들을 임시 보관 차 서울시의회로 옮기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유가족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사진을 정리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이날 기억공간 내 물품을 서울시의회에 마련된 임시공간으로 옮겼다. (공동취재사진) 2021.07.2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유가족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사진을 정리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이날 기억공간 내 물품을 서울시의회에 마련된 임시공간으로 옮겼다. (공동취재사진) 2021.07.27. [email protected]

유족들은 광화문 재구조화 공사가 끝나면 광화문광장에 다시 세월호를 기억할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종기 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생명과 안전에 대한 고민을 해온 이 공간은 공사가 끝난 후에는 재존치돼야한다. 이것을 어떻게 잘 운영할지 협의체 구성이 당연히 있어야 한다"면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는 앞으로 광화문 조성 공사가 끝나고 난 뒤 어떻게 다시 기억의 역사, 민주주의 역사를 오롯이 이 광장에 담아낼 것인지 고민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유경근 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서울시는 이 공간을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공간인 것으로 축소했지만 수많은 시민 동포가 이 곳을 지켜야 한다고 나섰다"며 "모든 시민 공간인 점을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유족 측은 구체적인 '기억'의 방식에 대해서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세월호 참사 관련 기억과 의미를 공유한다는 취지 하에 그 형태와 방식에 대해 시와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유 위원장은 "단독 건물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의 취지에 맞으면서 동시에 세월호 참사는 물론 이 광장에서 일어났던 수많은 민주주의의 역사를 담을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일지 서울시와 가족협의회, 시민들이 논의하고 협의해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통보한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세월호 기억광장 인근에서 서울시 김혁 총무과장(왼쪽)이 4.16연대 김선우 사무처장에게 자진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2021.07.26.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통보한 지난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세월호 기억광장 인근에서 서울시 김혁 총무과장(왼쪽)이 4.16연대 김선우 사무처장에게 자진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2021.07.26. [email protected]

다만 유족들이 기억공간 위치로 광화문 광장만을 유일하게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추후 서울시와 관련 협의가 성사된다면 그 과정에서 장소는 변경되는 쪽으로 논의될 수도 있다. 

장동원 협의회 총괄팀장은 "광화문이어야 한다는 건 저희 쪽 주장이고 일단 논의 테이블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라며 "법적, 사회적, 정치적 이슈가 있기때문에 꼭 광화문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광화문 광장 위 보행을 방해하는 구조물을 설치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유족 측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세월호 참사 기억 및 희생자 추모, 안전 사회 구축과 안전 문화 확산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유가족 협의회가 정리된 의견으로 제안해 주시면, 광화문광장의 기능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세월호의 희생과 유가족의 아픔을 기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시는 지난 26일 "새로운 광화문 광장은 어떠한 구조물도 설치하지 않는 열린 광장으로 조성된다"며 "전임 시장 때부터 구상된 계획이고 앞으로도 그 계획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이후 서울시와 유족 간 소통은 서울시의회와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회는 서울시와 유족 측이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중재 역할을 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한기영 시의회 대변인은 "유족 측과 서울시 집행부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인데 서울시가 먼저 소통과 상생의 자세로 유가족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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