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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2020]"웃으면서 축하했죠" 태권도 이다빈, 실력·인품 모두 '따봉'

등록 2021.07.27 23: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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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메달 획득 후 상대에게 다가가 엄지척

[지바(일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다빈이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태권도 67kg 초과급 결승 세르비아 만디치와의 경기에서 패하며 은메달을 획득한 뒤 만디치에게 엄지 손가락을 들어 올리고 있다. 2021.07.27. myjs@newsis.com

[지바(일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다빈이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태권도 67kg 초과급 결승 세르비아 만디치와의 경기에서 패하며 은메달을 획득한 뒤 만디치에게 엄지 손가락을 들어 올리고 있다. 2021.07.27. [email protected]

[지바=뉴시스] 박지혁 기자 = 금메달을 눈앞에서 놓친 직후 상대에게 웃으면서 엄지를 들어줄 수 있는 선수가 과연 얼마나 될까. 그 중 한 명이 이다빈(25·서울시청)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이다빈은 27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여자 67㎏ 초과급 결승전에서 밀리차 만디치(세르비아)에게 7-10으로 분패했다.

준결승에서 종료 직전 역전 발차기로 금메달 도전 기회를 잡은 이다빈은 만디치를 맞아 모든 힘을 쏟았지만 아쉽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시상식 후 마치고 공동취재구역(믹스드존)에 들어선 이다빈은 "고생하셨습니다. 늦은 시간까지"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다빈은 만디치를 맞아 0-5로 뒤진 채 1라운드를 마쳤다. 2라운드에서 몸통을 향한 발차기 등으로 추격을 시작한 이다빈은 3라운드 종료 1분여를 남기고 마침내 균형을 맞췄지만 이후 주먹과 발차기에 점수를 헌납해 경기를 내줬다.

패배가 결정된 이다빈의 표정은 생각보다 어둡지 않았다. 오히려 환했다. 만디치를 향해 미소를 보이며 금메달을 축하했다. 만디치는 허리를 숙여 화답했다.

이다빈은 "너무 아쉬운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위해서 모두가 다 힘들게 고생했고, 노력했다는 걸 알기에 그 선수의 승리를 축하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웃으면서 축하해줬다"고 떠올렸다.

이다빈의 배려와 존중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열심히 안 한 것은 아니지만 그 선수보다 더 노력하고, 더 간절했다면 내가 금메달 땄을 것"이라는 이다빈은 "내가 분명 그 선수보다 부족한 점이 있기에 은메달이 됐을 것이다. 돌아가서 더 열심히 준비해 다음 대회 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지바(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대한민국 태권도 대표 이다빈이 27일 오후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태권도+67kg급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2021.07.27. 20hwan@newsis.com

[지바(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대한민국 태권도 대표 이다빈이 27일 오후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태권도+67kg급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2021.07.27. [email protected]

사실 이다빈은 올해 내내 왼 발목 통증에 시달렸다. 1월에 받은 수술이 잘못되면서 4월에 다시 한 번 칼을 댔다. 최고의 기량을 발휘해야 할 이날에도 그의 발목은 성치 않았다.

이다빈은 "움직이면 발목 혈관이 부어올랐다. 걷는 것도 잘 안 돼 4월 말에 다시 수술을 받았다"면서 "5월말부터 훈련을 했다. 남들보다는 늦게 준비를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경쟁자들이 한창 땀을 흘릴 시기에 본인만 뒤처진다는 생각은 이다빈을 더욱 힘들게 했다.

이다빈은 "발목이 아파서 훈련을 하지 못할 때는 (다른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못 보겠더라. 나도 빨리 준비해서 금메달을 따고 싶은데 시간이 촉박하다고 생각하니 많이 불안했다"면서 "한국을 떠나기 전 주사를 맞고 왔다. 사실 지금도 왼발로 차는 게 무서운 점이 있다. 잘 버텨준 왼발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4강전 종료 직전 선보인 역전 발차기는 보는 이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했다. 이 뿐 아니라 이다빈은 시종일관 공격적인 플레이로 태권도의 매력을 널리 알렸다.

이다빈은 "준결승에서는 난타전을 했다. 엎치락뒤치락하고, 비디오 리플레이와 얼굴 공격도 많았다. 보시는 분들은 재미있었을 것"이라면서 "재미있는 경기를 미리 보셨기에 결승전이 재미 없었을까봐 걱정도 되더라. 그래도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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