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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지형 변화할까…4위 다툼 관전포인트

등록 2021.07.30 19: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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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리딩금융은 KB금융…305억원 차

우리·NH농협금융 치열한 4위 자리 다툼

대형 M&A 없이는 '2강 1중 2약' 공고화

금융지주 지형 변화할까…4위 다툼 관전포인트

[서울=뉴시스] 최선윤 기자 = 올 상반기 KB금융과 신한금융 간 리딩금융 쟁탈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했다. 여기에 하나금융이 중위권을 굳혔고, 우리금융과 NH농협금융이 탈꼴찌 경쟁을 벌이는 '2강-1중-2약' 구도가 그려지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반기 리딩금융은 2조4743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KB금융이 차지했다. 신한금융은 같은 기간 2조443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305억원 차이로 아쉽게 석패했다. 금융지주가 2조원 대 반기 순이익을 낸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로써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금융지주 최초로 연간 4조원대 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몇년 간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했다. 신한금융은 2018년부터 2년 연속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지만 작년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충당금이 늘어나며 2020년 리딩금융 자리를 KB금융에 내줬다. 다만 올 상반기 두 금융지주 간 순이익 차이는 305억원에 불과해 하반기 실적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3위는 1조7532억원의 순이익을 낸 하나금융이 차지했고, 우리금융과 NH농협금융은 치열한 4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4197억원으로 1조2819억원에 그친 NH농협금융은 제치고 4위 자리를 되찾았다. 작년에는 NH농협금융이 2분기부터 우리금융을 앞서며 연간 실적 기준 4위를 차지한 바 있다. 다만 우리금융이 2014년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NH농협금융에 매각한 것은 계속해서 뼈아픈 상처로 작용하고 있다. 5대 금융 가운데 우리금융만이 유일하게 증권사가 없어 비이자이익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가까스로 4위 자리를 지킨 우리금융은 증권사를 최우선 순위로 인수합병(M&A)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 중이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대형 M&A가 추가로 이뤄지지 않는 한 금융지주 내 '2강-1중-2약' 구도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거엔 주로 실적 성장을 은행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비은행 부문의 약진과 비대면 채널 영업기반 등에 성장이 달려있어 M&A와 디지털 혁신이 한층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회장들도 연일 "완전한 디지털 조직·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하반기 금융지주들은 역대급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대출금리가 오르고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은 더욱 불어날 것으로 예상돼서다. 시장이 예측하는 기준금리 인상시기는 빠르면 8월 또는 10월이다. 다만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코로나19 재확산세는 변수로 꼽힌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장기화되면 대출 부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는 등 갑작스러운 대규모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금융지주들은 이번 호실적이 일회성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하반기 순이자마진(NIM)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이성욱 우리금융 전무는 이번 실적 발표 이후 컨퍼런스 콜을 통해 "기준금리가 10월께 오른다고 예상하면 올 4분기에 은행 NIM이 크게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통상 NIM 상승세는 6개월 이상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노용훈 신한금융 부사장도 "기준금리가 동결되더라도 NIM은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데 인상될 경우 4분기 은행 NIM은 0.02~0.03%포인트 가량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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