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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2020]"10년 책임지자" 이제 박지수·박지현의 시선은 파리로

등록 2021.08.02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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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도쿄올림픽 3패로 탈락…12명 전원 훈련은 4일뿐

2008 베이징올림픽 이후 13년 만에 올림픽 본선

3위 스페인·4위 캐나다·8위 세르비아 상대로 선전

23살 박지수·21살 박지현, '세계에서 통한다'는 자신감…"10년 함께 할 선수"

[사이타마(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9일 오전(현지시간)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조별리그 A조 2차전 대한민국과 캐나다의 경기, 대한민국 박지수가 박지현에게 패스를 하고 있다. 2021.07.29. 20hwan@newsis.com

[사이타마(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9일 오전(현지시간)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조별리그 A조 2차전 대한민국과 캐나다의 경기, 대한민국 박지수가 박지현에게 패스를 하고 있다. 2021.07.29. [email protected]

[사이타마=뉴시스]박지혁 기자 = 한국 여자농구의 2020 도쿄올림픽 도전은 3패로 끝났다. 하지만 초라하지 않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세계 강호들을 상대로 물러서지 않고, 당당히 싸웠다. '쌍박' 박지수(23·KB국민은행), 박지현(21·우리은행)은 세계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전주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세르비아와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A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61-65, 4점차로 석패했다.

앞서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3위 스페인(69-73), 4위 캐나다(53-74)에 2패를 당한 한국에 세르비아(8위) 역시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한국의 랭킹은 19위.

결과만 보면 2008 베이징올림픽(8강) 이후 13년만의 올림픽이 초라해 보일 수 있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다. 10점차 열세에서 역전에 성공하는 등 세르비아를 벼랑 끝까지 몰았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세르비아의 동메달을 지휘했던 마리나 말코비치 감독의 표정이 경기내내 좋지 않았던 이유다.

박지수는 8점 11리바운드 5어시스트 2블록슛, 박지현은 17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스페인과 첫 경기서부터 신체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한발 더 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수비 조직력도 안정적이었다.

박지수는 "진짜 좋은 경기를 했는데 내가 시작을 턴오버로 하면서 경기가 끝날 때까지 밸런스를 찾지 못한 것 같다"며 자책했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 박지수 쪽에서 많은 실수가 나왔다. 당연하다. 박지수는 한국에서 동료들과 손발을 맞춘 게 4일뿐이다.

[사이타마(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9일 오전(현지시간)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조별리그 A조 2차전 대한민국과 캐나다의 경기, 대한민국 박지수가 슛을 하고 있다. 2021.07.29. 20hwan@newsis.com

[사이타마(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9일 오전(현지시간)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조별리그 A조 2차전 대한민국과 캐나다의 경기, 대한민국 박지수가 슛을 하고 있다. 2021.07.29. [email protected]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서 뛰고 있는 박지수는 올림픽을 앞두고 대표팀 합류를 위해 미국에서 돌아왔다.

백신 접종이 끝나 격리는 면제됐지만 진천선수촌에 입촌할 수 없었다. 전염 위험성이 높은 상황에서 방역에 초점을 맞추면서 입촌이 막혔다. 같은 이유로 대표팀의 촌외 훈련도 불발됐다.

박지수는 "정말 말도 안 되는 것이긴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훈련할 시간이 없었던 게 정말 아쉽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박지수는 이번 대회에서 평균 13.3점 10.7리바운드 3.3블록슛을 기록했다. 수비에서 위력적이었다.

막내 박지현은 세르비아와 최종전에서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3경기 평균 8.3점 4리바운드를 올렸다. 출전시간이 많지 않았던 걸 감안하면 준수하다.

나란히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드래프트 1순위답게 첫 올림픽에서 과감하게 자신들의 농구를 선보였다.

박지수는 "(박)지현이가 정말 잘해줬다. 고맙고, (내가 잘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앞으로 나와 10년을 같이 해야 하는 선수다. 나와 지현이 모두 자신감을 가지고, '할 수 있다'는 걸 배웠다"고 했다.

전주원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다. 올림픽에서 근 20년 동안 이렇다 할 성적이 없었지만 이번을 계기로 이 멤버들이 잘해준다면 다음에는 훨씬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고 했다.

[사이타마(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9일 오전(현지시간)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조별리그 A조 2차전 대한민국과 캐나다의 경기, 대한민국 박지현이 패스를 하고 있다. 2021.07.29. 20hwan@newsis.com

[사이타마(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9일 오전(현지시간)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조별리그 A조 2차전 대한민국과 캐나다의 경기, 대한민국 박지현이 패스를 하고 있다. 2021.07.29.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전 감독과 박지수는 공통적으로 경험을 얘기했다. 국가대항전이 전무한 환경에서 벗어나 보다 많은 국제경기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중국과 달리 한국은 평가전을 거의 치르지 않는다. 코로나19 이전부터 그랬다.

전 감독은 "선수들이 상대와 직접 부딪혀 보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하더라"며 "올림픽이라고 해서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고 왔지만 본인들이 경험하면서 그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어간 대회"라고 했다.

박지수도 "친선경기가 필요하다. 이번에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경우였지만 우리는 대회에 나와 경기를 하나하나 치르면서 경험을 쌓는다. 남중, 남고와 연습하는 것보다는 (친선경기가)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박지수는 1998년생, 박지현은 2000년생이다. 미래가 창창하다. 박지수의 말처럼 가드(박지현)와 센터(박지수)로 한국 여자농구의 10년을 이끌어가야 할 콤비다.

"이번에 아쉬운 경기를 많이 했지만 파리에서는 꼭 8강에 들고 싶다"며 웃으며 말한 박지수는 감정이 올라왔지만 공동취재구역을 빠져 나갈 때까지 울지 않았다.

라커룸에 들어가서 울었다고 한다. 2024 파리올림픽에선 눈물과 땀의 결실을 맺길 기대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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