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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조심·당내 견제·중도 확장...윤석열 "과제 만만찮네"

등록 2021.08.0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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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내 중도인사 이탈 조짐…"메시지로 승부해야"

홍준표·유승민 등 정치9단 공세 본격화…전략 시급

'부정식품' 논란, 빈약한 국정 철학 문제로 이어져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대표 예방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8.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대표 예방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8.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야권 대선주자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입당에 따른 컨벤션 효과를 누리며 반등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지지율은 입당 후 상승하며 여야 대권 주자 중 가장 앞서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30∼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3명에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물은 결과 윤 전 총장은 5.4%포인트 오른 32.3%를 차지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경기지사(27.4%)를 약 5%포인트 차이로 따돌린 것이다.

탄력을 받은 윤 전 총장은 내친김에 당내 지지세를 다지며 외연 확장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손바람을 내자 유승민 전 의원 등 당내 경쟁자가 즉각 견제에 나서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의 향후 대권 행보가 녹록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2일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경선을 거쳐 대선 본선에서 대권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당내 견제를 견뎌내고 설화(舌禍)를 막으며 중도를 확장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①중도확장…국민의힘 입당 후 '중도' 인사 지지철회도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시즌5' 초청 강연에 참석해 초선 의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8.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시즌5' 초청 강연에 참석해 초선 의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8.02. [email protected]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을 마지막까지 고심한 이유 중 하나로 중도 외연성 확장 문제를 꼽았다. 입당과 함께 소속의 불확실성은 사라졌지만 중도층 흡수력에 있어서는 전략적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이미 그의 입당 후 캠프 내 중도 인사들의 이탈도 확인된다. '5·18 사형수' 김종배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송기석 전 국민의당 의원은 입당하지 않고 외곽에서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캠프 내 역할이 축소될 것은 당연하다.

앞서 KSOI 조사에서 중도 유권자의 윤 전 총장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5.9%포인트 상승했다. 입당 후에도 중도층의 지지율 오름세가 확인됐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의 지지율이 같은 기간 10.9% 껑충 뛴 데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입당하면서 중도가 떨어져 나가는 건 이미 예상된 바"라며 "앞으로의 중도 잡기는 메시지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중도층을 잡을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정책과 메시지로 승부하겠다는 뜻이다.

②당내 견제…정치 신인 윤석열, '정치 싸움' 이겨낼 수 있을까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대선 경선 후보 간담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준표, 유승민, 박진, 김태호, 원희룡, 이 대표, 최재형, 안상수, 윤희숙, 하태경, 장기표, 황교안 후보. 2021.07.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대선 경선 후보 간담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준표, 유승민, 박진, 김태호, 원희룡, 이 대표, 최재형, 안상수, 윤희숙, 하태경, 장기표, 황교안 후보. 2021.07.29. [email protected]



당내 후보들의 견제 강도도 보다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 '정치 9단' 대권 재수생들의 파상공세가 시작될 경우 정치 신인인 윤 전 총장은 혹독한 시험대에 설 수밖에 없다.

윤 전 총장과 관련해 '당외 주자'라며 언급을 삼가던 유 전 의원은 지난 1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날 선 경쟁을 예고했다.

그는 "(윤 전 총장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대통령으로서의 준비가 됐는가, 대한민국을 어디로 끌고 갈 것인가"라며 "여러 가지 도덕성이나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그 분들(윤석열)에 대한 신비주의 베일이 벗겨지면 충분히 앞으로 지지율은 출렁거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이미 여러차례 윤 전 총장의 'X파일', '드루킹 특검 연장론' 등을 비판하며 윤석열 저격수로 떠올랐다. 그는 지난달 30일 윤 전 총장이 입당한 직후에도 "앞으로 경선 과정에서 치열하게 상호 검증하고 정책 대결을 펼쳐 무결점 후보가 본선에 나가도록 하자"며 뼈 있는 환영인사를 보냈다.

입당 선배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 역시 각을 세우며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원장은 이미 지난달 윤 전 총장을 당내 '계파 갈등'의 진원으로 거론하며 공개 만남을 제안한 바 있다.

최 전 원장은 윤 전 총장의 지지율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주자다. KSOI 조사에서 그는 지난주보다 2.3%포인트 하락한 5.8%를 기록했다. 지지율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최 전 원장은 계속 견제구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③입 조심…연이은 설화, '제2의 반기문'될 수도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대선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동 자택입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7.02.01.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대선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동 자택입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무엇보다 윤 전 총장을 위험에 빠트리는 건 윤 전 총장 자신이다. 그의 빈약한 국정 철학이 반복적인 설화를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도 '부정식품' 발언으로 호된 공격에 시달렸다. 여권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페이스북에 "독약은 약이 아니다"며 "G8(주요 8개국)의 국력을 인정받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부정식품 그 아래 것이라도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야권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이 나섰다. 그는 "가난한 사람은 부정식품이라도 사먹을 수 있도록 부정식품 규제를 안 해야 한다? 이런 식의 사고라면 건강, 안전, 생명, 환경에 관한 규제들은 모두 없어져야 한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따졌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예방한 후 기자들과 만나 "과도한 규제나 단속이 저소득층에게는 싸게 선택할 기회를 제한한다는 의미"라고 해명했으나 여전히 큰 틀에서는 바뀌지 않은 인식을 보여준다.

이날 초선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온 윤 전 총장의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도 구설수에 올랐다. 그는 페미니즘에 대해 "남녀 간 건전한 교제를 막는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발언하는 등 쟁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답변을 남겼다. '주 120시간 근무' 발언의 여진이 사라지지 않은 시점에서 또다시 불거진 말실수는 자칫 그의 아킬레스건으로 자리 잡을 위험이 있다.

정제되지 않은 발언은 갑작스럽게 정치에 뛰어든 인물들의 고질적인 문제다. 닮은 꼴 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역시 2017년 대선 국면에서 잇단 말실수로 역풍을 맞았다. 현충원 방명록 커닝부터 꽃동네 소란까지 '1일 1실수'라는 비난에 시달리던 그는 결국 불출마 선언을 하며 짧은 정치인생을 마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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