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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선댄스 영화제 화제작 '패싱 백인 행세하기'

등록 2021.08.05 05: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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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패싱 백인 행세하기 (사진= 민음사 제공) 2021.08.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패싱  백인 행세하기 (사진= 민음사 제공) 2021.08.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할렘 르네상스 대표 여성 작가 넬라 라슨의 '패싱'이 출간됐다.

1920년대 미국 뉴욕 할렘을 무대로 흑인들의 예술과 문화가 부흥했던 '할렘 르네상스'에는 문학을 주축으로 음악, 회화, 무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진 흑인 예술가들이 등장해 인종적 자각으로 무장한 새로운 흑인상을 제시했다.

넬라 라슨의 '패싱'은 백인 피부를 지닌 두 흑인 여성 클레어와 아이린을 통해 할렘 르네상스 시기 신여성들의 ‘패싱’에 주목했다.

이 두 여성의 이야기는 백인 상류층의 삶을 누리던 클레어가 아이린을 통해 할렘 사회를 엿보고 그 아슬아슬한 활기를 그리워하게 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가진 모든 것을 내던지고 할렘으로 돌아오겠다는 클레어, 그리고 이를 만류하는 아이린 사이에 운명적 연대뿐 아니라 알 수 없는, 불길한 긴장이 공존한다.

'패싱'은 백인과 유사한 신체적 특징을 지닌 흑인들이 자신의 흑인 정체성을 숨기고 백인 행세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경제 호황에 따라 흑인 중산층이 증가하고 검은 피부, 가난한 흑인이라는 등식이 깨졌음에도 여전히 흰색이 상징적이고 현실적인 우위를 점했음을 보여 주는 사회적 증후라고 볼 수 있다.

사회적 차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백인 행세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흰색이 주는 사회적 보호와 이익을 욕망하고 인종 정체성의 경계를 탐색하는 여성 인물들의 주체적인 행보는 근 백 년을 넘어 오늘날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하다.

이 소설은 리베카 홀 감독의 영화로 각색되어 2021 선댄스 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았으며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서숙 옮김, 240쪽, 민음사, 1만4000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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