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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익에 뿔난 이재명 캠프 "물러나라" 압박

등록 2021.08.19 15: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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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도 황교익-이낙연 측 원색 공방에 위기의식

안민석 "후보에 굉장히 부담…용단을" 사퇴 권유

이재명 측 "안민석 충정…黃 이재명 처지 이해를"

네거티브 중단 무색 난감…"포지티브 전략 불발"

황교익 "이재명 외 정치인들 왈가왈부 자격 없어"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경기지사,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부동산시장법 제정 국회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1.07.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경기지사,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부동산시장법 제정 국회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1.07.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이재명 캠프에서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에게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공개리에 분출되고 있다.

인사청문 절차를 지켜보겠다는 이재명 경기지사 입장에 보조를 맞춰 침묵하던 캠프마저 황씨에게 사퇴를 요구한 것은 비정치인인 황씨가 이낙연 전 대표 측과 원색 공방을 주고받으며 이 지사에게 정치적 부담을 안기고 있는 데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선제적으로 네거티브 중단 선언을 하고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에서 대세론을 굳혀 가려던 이재명 캠프의 전략이 "정치 생명을 끊겠다"는 황씨의 도를 넘은 비난으로 퇴색되면서 캠프 내부의 시선도 점차 차가워지는 모양새다. 결국 이 지사의 결단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캠프 총괄특보단장인 안민석 의원은 19일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교익 리스크는 이재명 후보에게 굉장히 부담이 되는 것이고 더 이상 방치할 수가 없다"며 "본인은 억울하겠지만 본인과 임명권자를 위해서 용단이 필요하다"면서 황씨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캠프 차원에서 황씨 거취 정리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안 의원이 처음이다.

황씨의 '정치생명 끊겠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수류탄이 아니라 핵폭탄을 경선 정국에 투하한 꼴"이라며 "이재명 후보가 경기지사로 있는 경기관광공사의 지명자로서 선을 아주 심하게 넘은 발언"이라고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나아가 "이낙연 후보에게 이유를 불문하고 사과를 드리겠다"고도 했다.

황씨에 대한 사퇴 요구는 안 의원의 개인적 의견이라는 게 캠프 차원의 해명이나, 내부적으로는 안 의원이 총대를 맨 것이나 다름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이재명계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안 의원이 이 지사에 대한 충정으로 용기있게 바른 목소리를 낸 것"이라며 "황교익씨 개인으로 보면 최적임자이지만 자질, 전문성 문제가 아니라 그의 대응 태도와 인성문제로 번진 상황이다. 황씨도 이 지사의 처지를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호응했다.

 【안동=뉴시스】김진호 기자 = 7일 특별강연에서는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사진)이 출연해 '생명, 인문, 삶의 가치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생명에 기본이 되는 음식과 맛 그리고 인문에 대해 강연한다. 2018.09.02 (사진=한국정신문화재단 제공) photo@newsis.com

【안동=뉴시스】김진호 기자 = 7일 특별강연에서는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사진)이 출연해 '생명, 인문, 삶의 가치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생명에 기본이 되는 음식과 맛 그리고 인문에 대해 강연한다. 2018.09.02 (사진=한국정신문화재단 제공) [email protected]


경선 국면에서 선제적인 네거티브 중단 선언으로 선두주자로서 여유를 보이며 '원팀 전략'을 구사하려던 것에 차질이 빚어진 것에는 이재명 캠프도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앞서 이 지사는 황씨 논란이 커지기 직전까지만 해도 이낙연 전 대표에 이어 정세균 전 국무총리까지 '칭찬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었다.

한 캠프 관계자는 뉴시스에 "경쟁후보들이 네거티브를 이어갈 때 포지티브 캠페인을 펴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며 "한쪽에서 싸움이 벌어지는데 칭찬을 하면 그림만 이상해지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당내에서 황씨 발언 수위에 우려가 이어지는 것도 부담거리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금도를 벗어난 과한 발언"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친노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상당히 부드러운 사람인 줄 알았더니 지명한 사람 못지 않게 싸움닭이더라"며 "저렇게 나오면 이재명, 자기 지명한 사람에 대해서도 상당히 정치적 부담이 간다"고 꼬집었다.

이재명 캠프에서도 여러 경로를 통해 황씨에게 이낙연 전 대표측과 충돌을 빚는 것을 자제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지사도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는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방문 후 만난 기자들이 황씨 논란에 대해 질문하려 하자 "해야 되나요. 안하고 싶은데…"라고 답을 피했다. 재차 질문을 시도하자 "다른 여러가지를 물어보려고 하죠? 오늘은 중소기업 이야기에 우리가 중심을 둬야 해서, 미안하다"면서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한편 황교익씨는 YTN '이슈인사이트'에 출연해 안 의원의 사퇴 요구에 대해 "중앙에 있는 정치인, 국회의원들은 이 일에 대해 관여할 수 없다"며 "권력남용"이라고 반발했다.

황씨는 "임명권자인 이재명 지사가 결정할 일"이라며 "정무적 판단에 의해 내정을 철회할 수 있는데 이것은 이해한다. 임명권자니까. 그런데 그 외에 주변에 있는 여러 분들은 이 일에 대해 어떤 말도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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