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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포화 카카오 극약처방…골목상권 사업 철수·상생기금 3천억 조성(종합)

등록 2021.09.14 17: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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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주요 계열사 대표, 전체회의서 상생 방안 결정해 발표

김범수 의장 "지난 10년간 추구해왔던 성장 방식 버리겠다"

택시 유료 호출 폐지…꽃·간식·샐러드 배달중개 사업 철수

▲카카오 김범수 의장 (사진=카카오 제공)

▲카카오 김범수 의장 (사진=카카오 제공)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카카오가 14일 꽃·간식·샐러드 배달중개 사업 철수 등 골목상권 논란이 있는 사업에서 손을 떼고 혁신사업 위주로 사업을 전면 재편한다. 대신 글로벌 사업에 더욱 무게 중심을 이동하겠다는 방침이다. 소상공인을 위해서는 3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지원하기로 했다. 또 카카오의 2대 주주이자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케이큐브홀딩스는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최근 골목상권 침해·사업 문어발 확장 비판이 고조되고 정부·정치권의 플랫폼 대기업 규제 강화 움직임이 강화되자 카카오가 서둘러 전향적인 대응책을 내놓았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는 주요 계열사 대표들과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전체회의에서 결정한 사회적 책임 강화안을 이같이 이날 발표했다.

카카오는 그간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미용실, 네일숍, 영어교육, 스크린골프 등 골목상권으로 꼽히는 영역부터 결제·은행·보험·증권 등 금융, 택시·대리운전 호출 등 모빌리티까지 전방위로 사업을 넓혀왔다. 이에 과거 대기업처럼 골목상권 침해와 문어발 사업 확장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동시 다발적으로 자회사 상장을 추진하면서 이용료·수수료 등을 연쇄적으로 인상 및 유료 전환한 것도 논란을 키웠다.

여기에 정치권, 금융당국,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최근 대형 플랫폼 기업 규제를 강화하며 한국도 글로벌 빅테크 때리기, 일명 '테크래시'에 합세하자 카카오 그룹사 시총이 이달 들어서만 20조원 넘게 증발하는 등 타격이 확대되자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의 이번 상생안의 골자는 ▲골목상권 논란 사업 철수 및 혁신 사업 중심으로 재편 ▲파트너 지원 확대를 위한 기금 5년간 3000억원 조성 ▲케이큐브홀딩스 사회적 가치 창출 집중 등 3가지다. 이른 시일 내에 합의된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실행한다는 각오다.

우선 카카오는 IT 혁신과 이용자들의 복리를 더할 수 있는 영역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며, 골목 상권 논란 사업 등 이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들에 대해서는 계열사 정리 및 철수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카카오는 플랫폼 종사자와 소상공인 등 파트너들과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공동체 차원에서 5년간 상생 기금 30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재판매 및 DB 금지

◇공정위 정조준 '케이큐브홀딩스' 사회적기업으로 전환

케이큐브홀딩스는 미래 교육, 인재 양성과 같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기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의 지분율이 10.6%, 김 의장에 이어 2대 주주로 사실상 카카오를 지배하는 '지주사'로 꼽힌다.

공정위가 최근 카카오와 케이큐브홀딩스에 대해 공시 누락, 허위 보고 등을 근거로 현장조사에 나서는 등 김 의장의 턱밑까지 압박 수위를 높임에 따라 사회적 기업 전환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동시에 지난 2월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기로 한 김 의장이 사회 기여 의지를 더욱 명확히 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제주도 본사 사옥

카카오 제주도 본사 사옥

◇김범수 "최근 지적은 사회가 울리는 강력한 경종"

카카오는 콘텐츠와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환기했다.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최근 지적은 사회가 울리는 강력한 경종"이라며 "카카오와 모든 계열 회사들은 지난 10년간 추구해왔던 성장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술과 사람이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이라는 본질에 맞게 카카오와 파트너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반드시 구축해야한다"고 다짐했다.

▲가맹 택시 '카카오T 블루'

▲가맹 택시 '카카오T 블루'

◇집중 포화 카카오모빌리티, 가장 먼저 상생안 구체화

골목상권 침해 비판이 집중된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계열사 중 가장 먼저 상생안을 내놓았다. 그간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유료 멤버십 도입, 택시 호출비 인상 등을 연쇄적으로 단행하며 반발을 사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먼저 카카오 T 택시가 갖고 있는 사회적 영향력을 통감하고, 택시 기사와 이용자의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유료 택시 호출 서비스인 스마트호출 서비스를 전면 폐지하고 ▲택시 기사 대상 프로멤버십 요금을 월 9만9000원에서 월 3만9000원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프로멤버십 요금과 혜택에 대해서는 택시 단체와의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지속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가맹 택시 사업자와의 상생 협의회도 구성한다.

우선 서울에서는 100여 개 택시 운수사업자가 참여한 협의체가 이미 발족됐고, 향후 지역별 '가맹택시 상생 협의회'(가칭)를 구성해 전국 법인 및 개인 가맹택시 사업자들과 건강한 가맹 사업 구조 확립을 위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골목상권 진출 직접 가능성에 대해 우려가 있었던 기업 고객 대상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서비스는 철수한다고 알렸다. 해당 서비스를 제공해 온 기업에 미칠 사업적 영향을 고려, 충분한 논의를 통해 점진적으로 사업을 축소해나갈 방침이다.

대리운전 기사들과의 상생에도 힘쓴다. 기존 20%의 고정 수수료 대신 수요공급에 따라 0~20%의 범위로 할인 적용되는 '변동 수수료제'를 전국으로 확대 적용하고, 동반성장위원회를 통해 진행되는 대리운전사업자들과의 논의 채널에서도 더 적극적으로 상생안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향후 자율주행과 이동 서비스 혁신, B2B 분야의 모빌리티 기술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신사업 발굴과 글로벌 비즈니스에 더 집중한다는 각오다.

국내 스타트업 및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정밀지도 구축, 내비게이션 빅데이터 기술 확보 등에도 적극 나서 국내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의 성장에 주력할 예정이다. 신사업 진출 시에는 IT 혁신과 이용자 후생을 더할 수 있는 영역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기로 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대표는 "이동 경험 혁신을 통해 더 나은 삶을 만들겠다는 회사의 목표를 되새기고, 업계 종사자분들과의 대화와 협력을 통해 혁신을 지속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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