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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선택으로 내몰았다"…김포 택배대리점주 유족, 노조원 13명 고소

등록 2021.09.17 13:5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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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고인 명예훼손·모욕, 엄정한 수사로 처벌해야"

[김포=뉴시스] 정일형 기자 =노조를 원망하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CJ대한통운 김포 장기택배대리점주 유족과 변호사가 17일 오전 경기 김포경찰서에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택배기사를 고소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1.09.17 jih@newsis.com

[김포=뉴시스] 정일형 기자 =노조를 원망하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CJ대한통운 김포 장기택배대리점주 유족과 변호사가 17일 오전 경기 김포경찰서에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택배기사를 고소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1.09.17  [email protected]

[김포=뉴시스] 정일형 기자 = 노조를 원망하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CJ대한통운 김포 장기택배대리점주 유족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택배노조 13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17일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 점주 A(40대)씨의 유족은 이날 오전 11시30분 정보통신망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및 모욕 등의 혐의로 택배노조 13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13명은 A씨가 운영하던 장기 택배점 택배노조 조합원 7명과 김포지역 다른 대리점에서 일하는 조합원 6명이다.

고소장에는 이들 13명이 저지른 명예훼손과 모욕행위를 적시하고 엄중한 수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A씨의 아내는 이날 변호사 2명과 고소장을 접수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기사들은 5~8월 단체 대화방에서 고인이 택배기사에게 돌아갈 돈을 빼돌리는 방법으로 많은 돈을 벌어갔다는 등의 허위 사실이나 '누구말대로 O병신인건가', '뇌가 없나', '참 멍멍이OO같네' 와 같은 심한 욕설을 올리는 등 고인과 배우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명예훼손과 모욕이 이뤄진 대화방 중 한 곳에는 고인과 제가 참여해 대화내용을 확인하고 있었음에도 택배기사들은 고인과 배우자에게 일부러 보란 듯이 이와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또 "전국택배노동조합은 고인의 발인 당일인 지난 3일 '김포대리점 소장의 사망에 대한 노동조합 사실관계 조사보고'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고인의 사망을 야기한 원인에 대해 허위 주장을 펼쳤고 여론을 호도하고자 시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배우자로서 고인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몬 피고소인들의 잔인한 행태를 떠올리는 것 자체가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었으나 오히려 고인에게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는 피고소인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과 고인의 억울함을 풀고자 고소에 이르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끝으로 "김포경찰서 수사 관계자는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피소고인들의 범죄행위를 명명백백히 밝힐 수 있도록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진행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포=뉴시스] 홍효식 기자 = 택배 노조와 갈등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40대 택배대리점주 이모씨의 발인식이 진행된 2일 경기도 김포시 한 택배업체 터미널에 고인의 분향소가 마련돼 있다. 2021.09.02. yesphoto@newsis.com

[김포=뉴시스] 홍효식 기자 = 택배 노조와 갈등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40대 택배대리점주 이모씨의 발인식이 진행된 2일 경기도 김포시 한 택배업체 터미널에 고인의 분향소가 마련돼 있다. 2021.09.02. [email protected]


한편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 대리점 소장의 사망에 대한 노동조합 사실관계 조사 보고'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택배노조 측은 "조사 결과 일부 조합원들이 A씨에게 인간적 모멸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의 글들을 단체대화방에 올린 사실을 확인했다"며 "단 폭언이나 욕설 등의 내용은 없었고 항의의 글과 비아냥, 조롱 등의 내용이 있었다"고 전했다.

경기 김포에서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을 운영하던 A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한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의 옷 주머니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노조원들의 이름과 그들의 집단 괴롭힘을 원망하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노조에 가입한 A씨는 불법 태업에 나선 구성원들과 갈등을 빚다가 이들의 집단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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