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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장 수해피해농가 "추석은 무슨...사과농사 접어야 할 지 고민"

등록 2021.09.21 13: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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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뉴시스] 강진구 기자 = 지난 8월 24일 집중 호우로 수해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시 죽장면 과수농가.2021.09.21.dr.kang@newsis.com

[포항=뉴시스] 강진구 기자 = 지난 8월 24일 집중 호우로 수해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시 죽장면 과수농가[email protected]

[포항=뉴시스] 강진구 기자 = "추석요, 추석은 무슨...다 복구하려면 최소 2년은 걸릴텐 데 사과농사를 접어야 할 지 고민입니다"

지난 8월 24일 집중 호우로 수해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시 죽장면 과수농가는 아직 지난 여름이다.

예년 같으면 추석을 위해 조생종 사과를 출하하고 본격적인 수확철에 대비해야 할 때 이지만 지난  8월 24일 제12호 태풍 '오마이스'의 여파로 당시 3시간만에 129㎜ 의 집중 호우가 내리면서 죽장면 일대는 쑥대밭이 됐다.

21일 포항시에 따르면 당시 집중 호우 여파로 죽장면은 마을진입로인 도로와 교량 66개소가 물에 떠내려 가거나 파손됐고 주택 163가구가 침수됐다. 상가 30개동, 차량 25대도 침수피해를 입었다. 1500가구는 전기가 단전되고 통신이 두절되는 불편을 겪었다.

포항의 대표적 산지오지로 분류되는 합덕리, 석계리, 봉계리, 지동리, 가사리 등지에서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대표적 사과산지인 죽장면 600여 농가 중 80%가량이 낙과 피해를 입거나 수확 불능으로 올해 과수 농가를 접어야 할 판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하천이 범람하면서 대규모 토사가 과수원으로 밀려들어 자동 농약살포기가 고장나고 배수로도 막혀 사과 나무 전체를 베어내야 할 형편이다.

토사를 정리하고 배수로를 정비하려면 올해 농사는 물 건너 갔고 내년 농사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전언이다.

[포항=뉴시스] 강진구 기자 = 지난 8월 24일 집중 호우로 수해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시 죽장면 과수농가 진입도로.2021.09.21.dr.kang@newsis.com

[포항=뉴시스] 강진구 기자 = 지난 8월 24일 집중 호우로 수해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시 죽장면 과수농가 진입도로[email protected]

일부 농가는 사과나무를 모두 베어 내고 새 나무를 심어야 해 정상적인 수확에 들어가려면 3~5년이나 걸려 이번 수해로 인한 피해는 집계된 것 보다 휠신 크다는 것이 사과농가들의 하소연이다.

더욱이 사과 착즙기와 트랙터, 경운기, 소형 포크레인 등 중장비도 모두 물에 떠내려 가거나 물에 잠겨 더 이상 쓸 수 없게 돼 과수농가들은 피해를 산정할 수 조차 없다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평소처럼 사과를 재배하려면 금전적으로 3억~5억원 가량이 투입돼야 하고 시간적으로도 5년 이상이 소요돼 차라리 사과재배를 포기하고 대체작물을 모색하는 농가도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사과재배농가를 정상화하기 위해 농협이나 정부 차원에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죽장면 사과농가 A(76)씨는 "지난 해 추석 이맘때에는 조생종 사과를 출하하고 일부 여물은 사과를 팔기 위해 바쁠 때인데 올해는 조상께 제수로 올릴 사과조차 없어 외지에 나가있는 애들한 테 오지 말라고 했다"며 "평생 일궈온 사과농가를 접어야 할 지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죽장면 출신 강필순 시의원은 "사과농사 수십년만에 이 같은 전방위적이고 광범위한 피해는 난생 처음"이라며 "사과농장 7000여평과 각종 농기계가 떠내려 가고 마당, 창고, 보일러기계도 모두 물에 잠겨 피해를 추산할 수 조차 없지만 피해복구는 아직 시작조차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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