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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장창하 韓 SLBM 조롱에도 국방과학연구소는 침묵

등록 2021.09.23 11: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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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북한 평가에 별도 언급 없다"

미사일 4인방 장창하, 韓 기술 폄하

남북 간 무기개발 경쟁 시발점 해석

【서울=뉴시스】 지난 10일 '새 무기' 시험사격을 지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 뒷줄 왼쪽부터) 정승일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중장), 유진 조직지도부 부부장,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 전일호(중장→상장 진급), 리병철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장창하 국방과학원장. 2017.08.11. (사진=로동신문)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지난 10일 '새 무기' 시험사격을 지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 뒷줄 왼쪽부터) 정승일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중장), 유진 조직지도부 부부장,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 전일호(중장→상장 진급), 리병철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장창하 국방과학원장. 2017.08.11. (사진=로동신문)[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북한 국방과학연구소 격인 국방과학원의 수장이 한국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한국 국방과학연구소와 국방당국은 이를 반박하지 않은 채 함구하고 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23일 장창하 북한 국방과학원장의 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우리 군의 SLBM 관련 북한의 평가에 별도로 언급할 내용은 없다. 다만, 우리 군은 종합적이고 중장기적인 계획에 따라서 현재와 미래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방위력을 꾸준히 증강해 오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즉답을 피했다.

SLBM 개발을 주도한 국방과학연구소 역시 장창하의 글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장창하는 지난 20일 '남조선의 서투른 수중발사탄도미사일'이라는 글로 한국 SLBM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장창하는 "분명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이 아니었다"며 발사 사실 자체가 허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군 당국이 지대지 탄도미사일은 현무를 쏴놓고 사진을 조작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장창하는 탄두 덮개 분리 방식, 발사 심도, 접이식 날개 부착 등 전문용어를 동원하며 한국의 SLBM이 가짜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을 내놓은 장창하는 북한 내 손꼽히는 미사일 전문가다. 장창하는 북한이 각종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때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과 함께 등장하는 핵심 인사다.

장창하는 2012년 12월 광명성 3호 발사 성공으로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다. 그는 2014년부터 국방과학원 원장으로 일하면서 2017년 대륙 간 탄도미사일 화성-14형과 화성-15형을 비롯한 각종 신형 미사일 개발을 지휘한 장본인이다.

장창하는 리병철, 김정식, 전일호 등과 함께 북한 미사일 4인방으로 불린다. 장창하는 미국은 물론 한국의 독자제재 대상에 포함된 요주의 인물이기도 하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우리나라가 독자개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의 최종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국방과학연구소가 15일 밝혔다. 사진은 15일 오후 우리 군이 독자설계하고 건조한 최초 3000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에 탑재돼 수중에서 발사되고 있는 SLBM.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7번째 SLBM 보유국이 됐다. (국방과학연구소 제공 영상 캡처) 2021.09.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우리나라가 독자개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의 최종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국방과학연구소가 15일 밝혔다. 사진은 15일 오후 우리 군이 독자설계하고 건조한 최초 3000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에 탑재돼 수중에서 발사되고 있는 SLBM.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7번째 SLBM 보유국이 됐다. (국방과학연구소 제공 영상 캡처) 2021.09.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일각에서는 북한이 SLBM 기술 개발에서 한국에 추월을 당하자 이를 평가절하하기 위해 장창하를 내세웠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한국보다 SLBM 수중발사 시험을 먼저 수행했지만 잠수함 건조와 잠수함상 발사에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장창하의 지적을 그저 허위 주장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국과연과 국방 당국이 장창하의 글에 반박을 내놓지 않은 점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장창하의 분석이 사실에 부합하는 부분이 많다고 인정한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정말 흥미롭고 기술적으로 타당한 내용이 많다"고 인정했다.

장 교수는 "수중에서 나오는 우리 SLBM은 거의 KN-23 지대지미사일과 유사한 형상이 맞다"며 "수심이 낮은 곳에서 발사한 것도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SLBM 시험 발사할 때 우리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지적하듯이 북한도 이번에 지적했는데 자기들의 기술개발 경험을 적시하고 있어 흥미롭다"며 "남북 간의 특정 무기개발 경쟁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평했다.

장 교수는 그러면서 한국 국방연구기관의 태도를 지적했다. 장 교수는 "우리의 해당 무기 개발 당사자들은 북한의 무기 개발에 대해 말을 할 수 없다. 대신 언론과 민간 전문가들이 북한의 무기개발 및 시험을 논평해왔다"며 "반면 북한은 해당 개발기관의 대표가 우리의 무기 개발에 대해 직접 기술적 언급을 하는 게 차이점"이라고 꼬집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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