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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사업' 경쟁 치열...왜?

등록 2021.10.1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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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사업' 경쟁 치열...왜?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카드사들이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평가(CB·Credit Bureau)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소상공인들에게 보다 정교한 신용평가를 해 이들을 대출시장에 새롭게 유입시키고 개인사업자에 대한 금융 포용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한다. 카드사의 경쟁력 원천이 데이터 활용에 있는 만큼 결제시장을 넘어 데이터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포석도 깔려있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금융위원회로부터 개인사업자 CB업 본허가를 지난달 획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개정 신용정보법 시행 이후 금융회사가 개인사업자 CB 허가를 받은 첫번째 사례다.

신한카드는 이번 본허가를 계기로 전통적인 금융정보 위주 신용평가에서 벗어나 가맹점 매출정보를 활용한 고유의 신용평가기준을 확립하는 것은 물론, 외부 기관으로부터 통신 정보, 공공데이터 등 이종(異種) 데이터를 수집·활용해 신용평가 모델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 예정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부족한 신용정보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금융 접근성을 강화하는 혁신적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개발하고, 중금리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KB국민카드와 BC카드도 각각 8월과 9월에 예비허가를 받았으며, 양사 모두 본허가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롯데카드는 NICE평가정보와의 제휴 CB 서비스 출시를 바탕으로 향후 관련 서비스 경험·노하우를 축적해 개인사업자 CB업 진출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카드는 나이스정보통신과의 협업을 통해 개인사업자 CB 사업을 진행 중이다. 우리카드는 타사와의 제휴를 통해 개인사업자 CB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삼성카드도 관련 사업을 검토 중이다.

카드사들이 앞다퉈 개인사업자 CB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큰 데다, 개인사업자가 남긴 결제 정보와 비금융 데이터로 신용상태를 평가해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서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은 올해 2분기(4~6월) 기준 858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7%(103조3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간 개인사업자의 상당수는 직장인 급여 소득자에 비해 대출 금리나 한도 등에서 불이익을 받아왔다. 개인사업자에 대한 신용평가가 사업주의 개인 신용정보에 주로 근거하고 있고, 사업체가 갖고 있는 유·무형의 요소 등이 신용평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서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사업이 본격화되면 가장 큰 수혜를 입는 사람이 개인사업자"라며 "일반적인 금융권에서 대출받을 때 평가받았던 신용등급이나 신용점수에 대비해 더 좋은 조건으로 자금융통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업자의 매출이나 카드사들이 갖고 있는 경쟁력 있는 데이터를 융합해 활용하다보면 더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이 나올 수 있다"며 "카드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도권 금융서비스를 폭넓게 제공받지 못했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경쟁력 제고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갖고 있는 강점이 데이터인데, 단순히 데이터만 갖고 있어서는 경쟁력이 있지 않다"며 "실제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카드사들의 향후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개인사업자 CB 사업이 각 카드사가 데이터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마련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사업자 CB 사업을 통해 각 카드사들은 데이터와 관련한 경쟁력을 선점할 수 있다"며 "유의미한 매출 데이터나 각종 결제내역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활용해 자체 대출상품을 운용할 때도 훨씬 유리하게 개인사업자를 유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사업자들을 위해 더 정교하고 알맞은 수준의 금리 조건에 따라 대출해주면 카드사들이 양질의 중금리 대출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되고, 금융소외계층 포용에도 힘쓸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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