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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극초음속미사일에 기겁한 美…스푸트니크 악몽 상기(종합)

등록 2021.10.28 10:31:03수정 2021.10.28 10:3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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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시대 미소 군비경쟁 계기된 소련 인공위성 발사 맞먹어

남극 거쳐 미 본토 핵공격 가능…기존 미사일 방어 무력화

'미, 중에 몇 년 뒤쳐져 있다'…양국 군비경쟁 촉발 조짐

[서울=뉴시스]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출처=뉴욕타임스) 2021.10.2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출처=뉴욕타임스) 2021.10.2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스푸트니크의 기억'에 가깝다고 묘사해 미국이 미사일 기술에서 중국에 뒤쳐지고 있음을 우려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밀리 합참의장의 발언은 중국의 무기 개발 능력이 미국 당국자들을 놀라게 했음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하는 것이다.

NYT는 중국의 극초음속 시험이 냉전시대 미소간 무기개발경쟁이 재연될 수 있으며 중국이 군비현대화에 집중투자해 핵무기를 확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두 차례 보도한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은 지난 7~8월에 두번 실시됐으며 중국 당국자들이 미국 위성에 쉽게 포착될 수 있음을 인지한 상태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미국은 시험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으며 미 당국자들은 밀리의장이 27일 블룸버그 TV에 출연 처음 발언할 때까지 침묵을 지켰다.

밀리 의장은 "정말 스푸트니크 때와 똑같은 지는 모르지만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자신과 미 당국자들이 놀랐다는 것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실험이 "매우 중요한 기술적 진전"이라면서 "우리 모두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밀리 의장은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이 중국 군대의 광범위한 군사력 강화의 일환이며 미국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군사력)이 우주, 사이버 나아가 전통적 영역인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1979년 수많은 병력으로 구성된 농민군 기반 보병에서 모든 영역에서 대단히 우수한 군대로 바뀌었으며 전세계를 대상으로 야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10년, 20년, 25년이 지나면서 분명 중국이 미국의 가장 큰 지구전략적 맞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중국은 군대를 발전시켜 왔고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밀리 의장은 중국의 공식 국방비 지출보다 실제 지출이 월등히 많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인건비에서 0을 하나 빼야 한다. 중국 군인은 미국 군인 비용 수준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에 인건비를 0으로 보고 중국 국방예산을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밀리 의장은 또 중국 군대의 연구개발을 국영기업들이 수행하기 때문에 공식 국방비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양파껍질을 모두 벗겨내야 보다 세부적인 분석이 가능하다. 사과를 사과와 비교해야 보다 정확한 예산규모를 파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1960년대부터 개발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밀리의장이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이 두가지 상이한 기술을 결합한 방식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지구궤도 일부를 비행하는 미사일의 발사와 갑작스럽게 변하는 경로를 따라 비행하는 극초음속 활공체가 결합해 현존하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를 무력하게 만든 것이다.

미사일을 지구궤도에 올려 인공위성처럼 궤도를 따라 돌다가 목표지점에 접근하면 감속 로켓을 분사해 대기권으로 돌입해 폭격하도록 하는 기술은 1960년대부터 개발된 부분궤도폭격체계(FOBS)라고 한다. 이 방식은 탄두 크기가 작고 명중률이 낮다는 약점 때문에 실전에 채택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중국이 이 기술을 보완해 극초음속활공체를 로켓에 실어 지구궤도에 올린 뒤 활공체가 궤도를 따라 돌다가 대기권에 돌입해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도록 한 것이다. 중국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FOBS와 결합한 것은 사상 최초다. 그러나 중국의 이번 시험은 FOBS의 명중률 저하 문제를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활공체가 예정된 표적을 크게 빗나간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진전은 중국이 조만간 핵탄두를 탑재한 극초음속미사일을 저궤도로 발사해 남극 대륙 등 어느 방향에서든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존의 미국 대륙에 대한 미사일 방어는 태평양 서쪽과 북쪽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남쪽으로부터의 공격은 방어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남쪽을 향하는 대공미사일 기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대공 미사일 기술은 우주에서 예측가능한 포물선으로 이동하는 대륙간탄도탄의 탄두를 요격하도록 설계돼 있으며 대기권 안에서 지그재그로 비행하는 극초음속 탄두는 요격할 수 없다.

제네바군축회의 미국대표인 로버트 우드대사는 "우리는 물론 중국이나 러시아도 이런 기술을 방어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극초음속에 대해 미국이 "오래도록 우려해왔다"면서 새로운 무기경쟁을 촉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군사적 목적으로 극초음속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자제해 왔다"고 강조했다.

밀리 의장이 스푸트니크의 기억이라고 한 것은 냉전시대인 1957년 소련이 미국에 앞서 최초의 인공위성을 지구궤도에 쏘아 올린 일을 말한다. 이에 자극받은 존 F. 케네디 당시 미 대통령이 소련보다 앞서 달에 우주인을 착륙시키겠다고 선언하고 실행에 옮겼었다. 미소의 이같은 우주개발 경쟁은 20세기 군비경쟁으로 이어졌고 옛소련이 무너진 뒤 30년 동안만 군비경쟁이 잠잠했었다.

이에따라 군비경쟁이 새로운 모습으로 재연되려 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 러시아, 북한과 함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진행중이지만 지난주 발사체 시험발사가 실패하는 등 기술적 난관에 봉착해 있다.

미국 무기회사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의 그레고리 헤이스 CEO는 미국이 대기권에서 음속의 5배 이상의 속도로 지그재그 비행을 하는 극초음속 기술에서 최소한 중국에 몇 년 이상 뒤쳐져 있다고 말했다. 레이시온사도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을 개발중이며 최근 시험발사에 성공했었다.

그는 미 국방부도 몇가지 극초음속 무기 프로그램을 개발중이어서 기술을 이해하고 있지만 중국은 "실제로 극초음속 무기를 실전배치했다"면서 "우리가 적어도 몇 년은 뒤쳐져 있다"고 강조했다.

새롭게 등장하는 극초음속 무기체계는 미국과 중국 및 러시아 사이의 관계를 흔들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큰 우려의 대상이며 무역, 기술, 인권 문제에서 충돌해온 미국과 중국 사이의 경쟁에서 최전선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헤이스 CEO는 극초음속 기술이 "미국 본토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이며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아주아주 짧다"면서 극초음속 미사일이 시속 3만5400km까지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 본토를 방어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면서 "우리도 적에게 맞설 수 있는 무기를 갖게될 것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극초음속 미사일을 방어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은 미국이 지난 여름 실시된 것을 확인한 두 차례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재사용 가능한 우주선 시험 한 차례만 있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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